희귀질환 어린이 급식 기준 첫 마련…29종 식사관리 표준화
식약처, 29종 질환별 제한·대체식품과 식재료 관리 기준 제시
전국 238개 급식관리지원센터 배포…보호자·교직원 부담 완화
오유경 처장 “희귀질환 어린이 안전급식 환경 만드는 첫걸음”
- 등록2026.07.30 19:50:42

[푸드투데이 = 노태영기자] 국내 희귀질환 어린이의 급식 안전을 위한 국가 차원의 표준 관리체계가 처음 마련됐다. 보호자의 설명에 의존하던 급식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질환별 제한식품과 대체식품, 식재료 선택 기준 등이 제도화되면서 어린이집 등 급식 현장의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이하 식약처)는 희귀질환 어린이에게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29종의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한 ‘희귀질환 어린이 식사안전관리 지침’을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식약처는 이날 경기도 평택시급식관리지원센터에서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환우회, 어린이집연합회, 식생활안전관리원, 급식관리지원센터, 소아과 의사, 교육지원청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소통 간담회를 열고 지침의 활용 방안과 향후 지원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지침은 희귀질환 어린이를 위한 국내 최초의 식사안전관리 지침이다. 희귀질환 어린이는 질환 특성에 따라 엄격한 식이관리가 필요하지만, 스스로 식사를 관리하기 어려워 급식 현장의 세심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동안 급식 관계자들은 질환과 식단에 관한 정보를 대부분 보호자에게 의존해 왔다. 보호자가 급식 담당자에게 질환의 특성과 주의사항을 매번 설명해야 했고, 현장에서도 체계적인 정보가 부족해 급식 제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지침 마련은 지난해 8월 열린 ‘식의약 정책이음 열린마당’에서 한국당원병환우회가 제안한 국민 의견에서 출발했다. 당시 환우회는 특수식이나 별도의 식단 관리가 필요한 희귀질환 어린이를 위한 식사관리 기준과 보호자의 설명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식약처는 현황 조사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4종의 희귀질환을 우선 선정해 지난해 10월 관련 지침에 반영했다. 이후 지난 3월 정책이음 열린마당에서 당원병과 페닐케톤뇨증, 갈락토오스혈증,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등 다른 희귀질환까지 대상을 확대해 달라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추가 지침 마련에 나섰다.
특히 식약처는 전국 급식관리지원센터의 지원을 받는 3만3000여 개 어린이 급식시설을 전수조사해 시설을 이용하는 희귀질환 어린이의 질환 현황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윌슨병과 크론병, 중증근무력증, 모야모야병 등 모두 29종의 희귀질환을 지침 대상에 포함했다.
지침에는 각 희귀질환의 주요 특징과 증상을 비롯해 질환별 제한식품과 대체식품, 제품 표시사항과 성분표 확인 등 식재료 선택 시 유의사항이 담겼다. 식습관 관리와 안전한 급식환경 조성 방법, 영양사와 조리원 등 급식 관계자별 역할과 주의사항도 제시했다.

식약처는 지침을 전국 238개 시·군·구 급식관리지원센터에 배포해 센터 소속 영양사들이 어린이 급식시설의 위생·영양 관리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부 등 관계 부처와도 공유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침은 식약처와 식생활안전관리원 누리집에도 게시해 보호자와 교직원, 급식 관계자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이번 지침이 국민 제안 접수 후 1년도 되지 않아 환자단체와 급식 관련 기관, 의료·영양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침 개발 과정에 참여한 관계자와 현장 종사자들이 개발 과정의 어려움과 기대효과, 향후 희귀질환 어린이 지원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오유경 처장은 “이번 지침이 희귀질환 어린이도 소외되지 않고 안전한 급식을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필요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영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부회장은 “희귀질환 어린이의 식사 관리는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았던 분야”라며 “이번 지침이 학부모와 교직원의 부담을 덜고 어린이들에게 더욱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앞서 오 처장은 평택시급식관리지원센터 식생활체험관을 방문해 평택지역 어린이집 소속 어린이 18명을 대상으로 올바른 손 씻기 이론·체험 교육도 진행했다.
오 처장은 “올바른 손 씻기는 식중독과 각종 감염병을 예방하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어린이들이 어릴 때부터 올바른 손 씻기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식생활 교육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희귀질환 어린이를 비롯한 식생활 취약계층이 안전하고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지원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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