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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단체 “실적 개선에도 잇따른 식품가격 인상…원가 부담 아닌 수익성 강화용”

곡산 2026. 7. 31. 07:33

소비자단체 “실적 개선에도 잇따른 식품가격 인상…원가 부담 아닌 수익성 강화용”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7.30 10:58

소비자단체협의회, 롯데칠성·오뚜기·농심 1분기 실적 분석… 매출원가율 하락에도 가격 인상
설탕·밀가루 안정세 속 포장재도 하락 전환…평균 5% 인상 명분 약해
주력 제품 제외한 ‘생색내기’ 인하 후 기습 인상…“가격 인상 철회해야”

식품업체들이 원재료비와 물류비 부담을 이유로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원가 구조 분석 결과 실제로는 매출원가율이 낮아지고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수익성 강화를 위한 선제적 가격 인상이라는 소비자단체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30일 주요 식품 기업들의 최근 경영실적과 원재료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협의회는 “3고(고물가·고유가·고환율) 시기 소비자 체감 물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원가 부담보다는 수익성 확보와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라면 및 식용유 업체들은 올해 초 정부의 물가안정 요청과 국제 곡물 가격 하락세를 반영해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뚜기, CJ제일제당, 농심 등은 콩기름, 신라면, 진라면, 참깨라면 등 판매량이 많은 주력 제품을 제외한 일부 품목에 한해 가격을 인하해 ‘생색내기용 가격 인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 하반기 가격 인상에서는 오뚜기가 케첩, 카레, 후추를, CJ제일제당이 햇반과 비비고 만두를, 롯데칠성음료가 칠성사이다, 레쓰비, 칸타타 등 각 사의 대표 브랜드와 주력 제품을 대거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협의회의 주장에 따르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롯데칠성음료, 오뚜기, 농심의 2026년 1분기 경영실적을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결과, 3개 업체 모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매출원가율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칠성음료의 2026년 1분기 매출액은 9525억 원으로 전년 동기(9,103억 원) 대비 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0억 원에서 478억 원으로 91.0% 폭증했다. 매출원가율은 67.6%에서 66.2%로 1.4%p 하락했으며, 영업이익률은 2.7%에서 5.0%로 2.3%p 상승했다. 이는 2024년(4.6%), 2025년(4.2%)의 연간 영업이익률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농심 역시 1분기 매출액이 93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674억 원으로 20.3%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71.7%에서 69.7%로 2.0%p 낮아졌고, 영업이익률은 7.2%를 기록해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오뚜기는 1분기 매출액 9552억 원(+3.7%), 영업이익 594억 원(+3.3%)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83.3%에서 83.2%로 0.1%p 하락했고, 영업이익률은 6.2%를 유지했다. 2025년 연간 영업이익률이 4.8%였던 점과 비교하면 2026년 1분기에 이익률이 크게 회복된 셈이라고 협의회는 봤다.

협의회는 기업들이 가격 인상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운 원재료비 및 포장재 비용 상승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했다. 국제 원당 가격은 지난해 급등 이후 전반적인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밀가루와 전분·전분당 시장도 최근 담합 적발에 따른 경쟁 회복과 가격 안정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포장재 원재료인 알루미늄과 나프타 가격의 경우 올해 상반기 일시적 급등세를 보였으나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알루미늄 국제 현물 가격은 2025년 평균 톤당 약 2630달러에서 2026년 2분기 평균 약 3576달러로 상승했으나, 6월 들어 3459달러로 전월 대비 5.8% 하락했다. 플라스틱 포장재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역시 6월 리터당 720원으로 전월 대비 26.8% 하락한 것으로 협의회 측은 확인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포장재 가격도 하락 전환한 상황에서 평균 5% 이상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합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현재의 비용 부담이 아닌 향후 예상되는 원가 상승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거나 수익성 확보를 위한 결정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점유율이 높은 주력 제품의 가격을 올려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라며 “식품업계는 소비자 부담을 외면하는 기습적인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국민과 상생하는 기업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