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도 넘본다"...고물가 美상권 뚫은 중국 초저가 매장

미국의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이 미국 오프라인 소비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미국 소비자를 공략하던 중국 기업들이 이제는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의 저가 커피 브랜드 루이싱커피는 지난해 뉴욕에 첫 매장을 연 이후 현재 약 20개 매장을 운영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루이싱커피의 아이스라떼 가격은 2달러부터 시작해 스타벅스보다 두 배가량 저렴하다. 자체 앱을 통한 할인 쿠폰과 픽업 중심의 소형 매장 운영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스타벅스가 철수한 일부 매장을 활용해 출점 비용을 줄이는 전략도 활용했다.
루이싱을 중심으로 중국 자본의 글로벌 커피 시장 영향력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루이싱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센추리엄캐피털은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로부터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커피의 글로벌 오프라인 매장 사업권을 인수했다. 저가 커피 시장에서 성장한 중국 자본이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글로벌 커피 시장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국 브랜드의 가성비 공세는 커피를 넘어 식음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아이스크림·음료 체인 미쉐빙청은 1~2달러대 저렴한 메뉴를 앞세워 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 1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브랜드가 강세를 보여온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미국에서는 최근 중국계 요리사들이 운영하는 저가 오마카세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 일본식 오마카세가 1인당 200~500달러에 달했던 것과 달리 100달러 이하 가격에 초밥 코스를 제공하면서 ‘푸마카세(Fumakas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시즈오카 등 일본산 제품이 주도하던 녹차 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시즈오카현의 녹차 판매업체 야마에이의 야마자키 하루사토 사장은 “미국의 개인 카페 등으로 거래처를 넓히고 있지만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기 어렵다”며 “중국 제품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브랜드의 확산 배경에는 고물가로 변화한 미국 소비 행태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여기에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브랜드 국적보다 가격과 품질을 중시하는 실용 소비 성향이 강해지면서 중국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글로벌 기업의 하청 생산(OEM)에 머물던 중국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D2C(소비자 직거래)'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한 점도 확산을 뒷받침한다.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자체 브랜드 파워와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축해 글로벌 소비시장에서 직접 주도권을 쥐겠다는 취지다.
닛케이는 미국의 고물가와 실용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는 한 중국 기업들의 오프라인 진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에 집중하던 중국 브랜드들이 이제는 미국 주요 상권의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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