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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 기능성 발굴, 그린 바이오 혁신소재 산업으로 확대를

곡산 2024. 5. 10. 08:17
장류 기능성 발굴, 그린 바이오 혁신소재 산업으로 확대를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5.09 19:14

올레산·오메가-3 함량 많은 콩 개발…농식품부 신기술 인증
장 효능 높여…청국장 추출물 혈관 이완으로 혈압 조절 증명
신품종 육성 통한 기능성 식품 개발 장류 산업 발전에 절실
한국 발효 식품 세계인 인식 증가…효능 연구 투자 늘려야
장류 미생물 안전·안정·유효성 지녀 개별인정 증가 예상
장문화협회 주최 ‘창과 K-푸드 세계화 전략’ 심포지엄
 

농식품산업에 바이오 기술을 융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그린바이오 산업의 빠른 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전통장류 업계에서도 내수시장 확대와 우리 장류의 세계화를 염두에 둔 기능성 식품, 미래 식품으로의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일 장문화협회가 ‘장과 K-푸드 세계화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애그테크(AgTech) 기업 티아그로즈의 대표 이정동 경북대학교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맞춤형 장 개발을 위한 콩 품종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콩은 다양한 기능성 물질과 효능으로 우리 전통장류 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의 원료가 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발효식품인 장의 건강효능을 더 높일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올레산 및 오메가-3 지방산 함유량이 매우 높은 콩 품종을 개발하고, 육종기술을 확립했다”고 말했다.

전통 장은 항암, 항산화, 심혈과 질환 예방, 항비만, 면역 증강 효과 등이 있다고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알려졌다. 이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장의 원료인 콩의 20%는 지방, 지방은 5개의 지방산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올레산(오메가-9 지방산)을 증가시킨 콩으로 혈압조절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신(新) 원재료와 기술로 장류산업의 더 큰 경쟁력을 이끌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교수가 이끌고 있는 티아그로즈는 친환경적인 방식의 첨단육종기술로 실용성이 높고, 기능성이 첨가된 품종 및 식품의 개발, 이를 바탕으로 한 산업화를 추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반콩에 비해 3~4배 높은 올레산 80%를 함유한 고올레산 콩 ‘호심’을 개발했으며, 오메가-3 지방산인 리놀레산 함량을 기존의 8~9%에서 약 15%까지 올릴 수 있는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오메가-3의 함량을 높인 콩을 육종하는 ‘고함량 오메가-3 콩 육종기술’로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신기술인증을 받았다.

연구를 통해 호심콩 종자나 호심콩으로 만든 청국장 추출물이 대조 품종보다 높은 혈관 이완 능력을 보여 혈압 조절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했다. 이 교수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기능성 식품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그의 한 예로 최근 고령화 시대에 맞춰 제품군이 확장되고 있는 고령친화식품, 메디푸드 등 헬스 케어 푸드를 들었다.

그는 “원료의 차별화로 특화된 기능성 장의 개발과 사업화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용도에 적합한 신품종을 육성하고 이에 따른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는 것이 콩 식품 산업, 장류 산업의 발전에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장문화협회가 ‘장과 K-푸드 세계화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전통장류 업계에서도 내수시장 확대와 우리 장류의 세계화를 염두에 둔 기능성 식품, 미래 식품으로의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장문화협회)
 

한국식품연구원 장대자 박사는 ‘전통장류의 그린바이오 소재 산업화’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발효식품은 1세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부터 프리바이오틱스(Pre-), 신바이오틱스(Syn-), 포스트바이오틱스(Post-), 마지막으로 5세대 파라바이오틱스(Para-)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는 안전성, 안정성, 효율성 있는 자원”이라며 “발효식품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우리 전통 발효식품에 대한 포스트, 파라바이오틱스를 활용한 신개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효식품 보유 주요 국가들은 제품 품질, 안정성 및 기능성 중심으로 발효식품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발효식품은 프로바이오틱스를 넘어선 비활성화된 미생물 세포와 세포 구성요소와 대사산물이 건강상 더 큰 기여한다는 연구결과를 통해서 차세대 혁신소재로서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맞춘 맞춤형 제품 개발과 질환 관련 기능성 규명 및 물질탐색, 유용 미생물 소재발굴 및 산업적 적용 등에 초점을 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발효 유산균은 포스트바이오틱스와 파라바이오틱스 소재로서 헬스케어 분야에서 신소재화되고 있다. 일례로 발효유제품에서 발견되는 ‘Lactobacillus paracasei’ 균주를 이용한 콩 발효물로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과 같은 장 질환의 예방 및 개선 소재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장 박사는 발효 미생물들의 질병 예방 개선 효과가 주목받는 것처럼 전통장류 미생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고려해 볼 때 추후 전통장류 미생물 기반 개별인정은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그는 한류열풍과 함께 커진 한국 발효식품에 대한 세계인들의 인식 확대에 주목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고 유기농 크라우트와 김치를 만들어 판매하는 ‘팜하우스 컬처’는 배추 절임물에 할라피뇨, 생강 등을 가미한 기능성 음료와 ‘김치맛 칩’ 등 발효 식품을 접목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장 박사는 소개했다.

세계가 우리 전통 발효식품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전통발효식품의 기능성을 발굴하고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장 박사는 제언했다. 일본의 낫또는 지속적인 기능성 연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한국의 청국장은 전반적으로 연구 성과가 많지 않고 임상까지 진행된 연구는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나 효능연구 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전통 장류 산업을 넘어 건강소재 산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장류 관련 연구는 종균 및 장류 개발부터 기능성 및 안전성 연구, 제조기술 개발 등으로 분류해 다양하게 추진 중이나 산업화 연구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 장류 연구는 중앙정부 부처, 학교나 민간기업 등에서 유기적인 연구개발 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해 효율성과 효과성이 저조하다는 점도 있다.

장 박사는 “우리나라는 다양한 발효식품 보유국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농식품부 주도로 그린바이오 핵심기술 육성 추진 계획 등 정책적인 기본 여건은 마련돼 있다. 전통발효 장류에서 차별화된 기능성을 발굴해 건강식이 소재 산업로 전환하려는 정부와 업계, 학계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전통 장류에서 안전성과 더불어 높은 유효성을 지닌 마이크로바이옴을 발굴하고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의약품 소재 발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