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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많은 ‘페트병 소주’ 병 제품과 본격 경쟁

곡산 2024. 5. 9. 07:39
장점 많은 ‘페트병 소주’ 병 제품과 본격 경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5.08 07:52

가성비에 안 깨지고 뒤처리 간편…다양한 용량 홈술·캠핑족 애용
출고량 늘고 편의점서 병 소주와 판매 대등
하이트진로, 한병 반 분량 550㎖ 페트병 출시
롯데칠성, 500㎖ 등 용량 변화로 TPO 확장
 

병소주에 밀려 외면받아 온 페트(PET)병 소주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고물가 시기에 가성비를 중시하는 '홈술족'과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캠핑족'이 병 소주에 비해 저렴하고 잘 깨지지 않는 페트소주의 인기를 이끌고 있다.

 

주류 회사가 페트소주 출시에 공들이는 건 가성비, 홈술·캠핑족 등 트렌드에 따른 시장성을 확인해서다. 깨질 위험이 있는 병소주보다 가볍고 뒤처리가 간편하며 병소주 대비 용량이 큰 페트소주를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재활용을 이유로 360㎖로 제한하고 있는 병 소주와 달리 페트소주는 이보다 작은 200㎖부터 400㎖, 500㎖, 640㎖, 750㎖, 1,8L 등 중용량부터 대용량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고객 선택권이 넓다.

 

특히 소주 도수가 갈수록 낮아지면서 음용량이 많아짐에 따라 640㎖ 페트가 병소주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실제로 페트소주는 병 소주보다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현재 편의점에서 평균적으로 페트소주 640㎖ 가격은 3300원, 병 소주 360㎖ 가격은 1900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를 100㎖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페트소주가 516원으로 528원인 병 소주보다 저렴하다.

병 소주에 비해 저렴하고 잘 깨지지 않는 페트 소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페트소주의 상승세는 매출로 입증된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작년 전체 소주 매출에서 페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0.2%로 병(49.8%)을 처음으로 제쳤다. 주류업계 역시 가정용 소주의 경우 병과 페트 매출이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보고 있다. 병소주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던 페트소주가 이제는 병소주와 비슷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의 페트소주 출고량도 증가했다. 작년 하이트진로의 페트소주 편의점 출고량이 2019년 대비 약 80% 증가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 페트, 병 소주 판매 비중은 각각 50%로 동일해졌다. 이전까지 병 소주 판매량이 페트소주의 2배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판매 구도가 바뀐 셈이다. 롯데칠성음료도 편의점 페트소주 출고량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처음처럼 대용량 페트 제품과 함께 제로슈거 소주 새로의 가정용 전용 상품인 640㎖ 인기가 높아진 결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하이트진로는 진로골드 페트 550㎖를 새로 출시했다. 페트소주 주제품인 640㎖보다 작은 용량이다. 하이트진로는 캠핑 등 야외 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휴대성이 높은 페트소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따라 소비자 선호 용량인 소주 한 병 반에 맞춰 550㎖ 제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550㎖는 고객 기호를 반영해 페트소주 제품을 확장하는 차원인 셈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처음처럼, 새로 등 페트소주를 640㎖ 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500㎖, 250㎖ 등 다양한 용량으로 확대하면서 음용 TPO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맥키스 컴퍼니에서 생산하는 선양소주는 3, 4월에 걸쳐 GS25와 제휴해 640㎖ 페트소주를 3000원 가격의 업계 최저가 제품으로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당, 주점까지 더하면 병 소주 매출이 여전히 크긴 하나 페트소주의 증가세도 분명하다”며 “고물가에 가성비 소비를 지향하는 경향이 커져 용량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페트형 소주를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 동시에 2030 세대 사이에서 홈술·혼술, 캠핑 아웃도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무거운 병소주를 여러 병 구매하는 것보다 가볍고 분리배출이 쉬운 페트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