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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작년은 호실적, 올해는?”…재도약 위한 사업 구조 개편 박차

곡산 2024. 4. 16. 07:28
유업계 “작년은 호실적, 올해는?”…재도약 위한 사업 구조 개편 박차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4.15 07:56

우유 소비 감소 매출 2조 원 선 하향…프리미엄 시장 공략·건식 등 다각화
서울우유 ‘A2 우유’ 나100% 이어 차세대 제품 육성
매일유업, 환자식·건기식 확장에 해외 사업 강화
남양유업, 한앤컴퍼니 본격 경영…신사업에 속도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등 주요 유업체가 작년 호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호실적에도 저출산 기조로 인한 흰우유 감소 현상이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유업계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서울우유, 매일유업 등 주요 유업체가 작년 호실적에도 저출산 기조로 위기에 봉착했다는 판단 하에 신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사진=각 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783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9.0% 늘어 722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81.5% 늘어 551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일유업 측은 이와 관련해 영업 및 영업외손익 개선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우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937년 조합 창립 이래 첫 연매출 2조원 돌파라는 최대 실적을 달성해 효과를 봤다.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000억 원으로 전년(1조9684억 원) 대비 6.68%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도 46%대로 확대됐다.

남양유업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 9968억 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3.3%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6.9% 개선돼 548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416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47.0% 개선됐다. 남양유업은 이와 관련해 가격 인상 및 원가절감 활동 강화를 통해 적자폭을 감소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에도 유업계는 한숨만 늘고 있는 모양새다. 저출산 기조로 본업인 ‘우유’의 중장기적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전년도와 비교해 출생아 수가 늘어난 것은 2015년이 마지막이다. 출생 신생아 수는 2021년과 2022년은 전년 대비 4%가량 줄어들고, 작년에는 7.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우유 매출은 2020년 2조4652억 원, 2021년 2조1841억 원, 2022년 2조1766억 원, 2023년 2조1532억 원 등 계속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서울우유는 국산 원유 활용도를 높여 프리미엄 우유 시장에 집중한다. 작년부터 국산 원유를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판매 채널을 확대하면서 최대 실적을 올린 것처럼 올해도 국산 원유를 활용해 프리미엄 우유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 

최근에는 프리미엄 우유 시장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A2 우유’에 서울우유는 집중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작년 9월 △서울우유 A2+ △서울우유 ABC우유 △서울우유 A2 milk △서울우유 A2플러스 등 A2우유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마쳤고, 이달 체세포수와 세균수 모두 최고 등급인 ‘나100%’를 이을 프리미엄 차세대 우유로 ‘A2+(플러스) 우유’의 출시를 발표했다. ‘A2+ 우유’는 서울우유 전용목장에서 분리 집유한 100% 국산 A2 우유에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 원유와 EFL(Extended Fresh Life)공법까지 플러스한 프리미엄 우유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

매일유업은 환자식·건기식 부문 확장에 집중해 신사업 돌파구 찾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작년 건기식, 환자식 등 상품군이 다수 포함된 ‘하트밀’이라는 브랜드의 상표권을 등록하기도 했다. 

또 내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해외 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는 지난달 2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수익성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기업가치 상승과 주주가치 제고를 이뤄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새 주인으로 한앤컴퍼니를 맞이하는 올해가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내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한앤컴퍼니가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각종 경영 시스템을 정상화하면 건강기능식품이나 케어푸드 등 기존에 추진하던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 고령화 등 인구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산업 성장의 한 축이 상실되고 있다. 오는 2026년 우유 관세 철폐도 이뤄질 예정이라 국산 우유 경쟁력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주력 상품 중 하나였던 분유 판매량을 단백질이 넘겼을 정도로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포트폴리오 재편은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