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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10대 기업 이익률 저조…수익성 개선 시급

곡산 2024. 4. 9. 07:42
식품 10대 기업 이익률 저조…수익성 개선 시급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4.04.08 07:55

1000원 팔아 33원…K-푸드 열풍 속 양적 성장 불구 속빈 강정
원자재 등 비용 증가·물가 안정 협조 요청에 운신의 폭은 좁아
 

작년 국내 식품기업들의 성적표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에 양적 성장은 거뒀지만 원부자재 가격 급등을 비롯해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커지며 대부분 영업이익률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매출 10위권 내 국내 식품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3.33%로 집계됐다. 1000원 벌어서 33원의 이익을 남긴 셈이다.

 

5% 이상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곳도 오리온(16.9%), 오뚜기(7.4%), 농심(6.2%) 3곳에 불과하다. 그 뒤로 CJ제일제당(4.9%), SPC삼립(4.7%), 롯데웰푸드(4.4%), 동원F&B(3.8%), 풀무원(2.1%)다. 대상(▽11.6%), 롯데칠성음료(▽5.5%)는 역신장했다.

 

실적을 낸 곳은 글로벌사업 확장이 주효했다. 작년 해외 식품사업 분기 기준 매출이 처음으로 국내를 앞선 CJ제일제당(식품사업부문)은 매출액 11조2644억 원, 영업이익 6546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87% 늘며 전 분기보다 수익 개선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7대 글로벌전략제품(Global Strategic Product = 만두/치킨/P-Rice/K-소스/김치/김/롤)을 앞세워 핵심 권역인 북미를 포함, 유럽과 호주 등에서 성장을 이어간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올해 GSP, K-스트리트푸드를 앞세워 북미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프랑스·북유럽·동남아 할랄시장 등의 진출로 신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해외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한 롯데웰푸드는 영업이익이 4.4% 증가했다. 올해도 해외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북미 등 선진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매출 3조4927억 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PC삼립은 영업이익도 937억 원으로 4.7% 늘었다. 베이커리 사업부문에서의 두드러진 성과가 좋은 결과를 보였다. 작년 베이커리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765억3200만 원으로 19.4%가 증가했다.

 

전 세계 초코파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리온은 작년 492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이익을 냈다. 증가율은 16.9%다. 단 올해는 초코파이 주원료인 카카오 생산 악화 및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을 제대로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해외에서 K-라면 열풍을 몰고 온 라면업계다. 대부분 호실적을 냈다. 농심은 영업이익률이 6.2%를 기록했다. 신라면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이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고, 국내에서 선보인 신제품도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으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해외법인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약 125% 상승해 전체 이익개선을 견인했다.

 

농심은 올해도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에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미국 제2공장 생산라인 증설을 바탕으로 라틴 소비자 비중이 높은 미국 텍사스, 캘리포니아 지역과 멕시코 현지 시장점유율 확대에 도전한다. 또 해외 각국의 소비자 기호를 고려한 라인업 확장, 직거래 비중 확대 등 영업망 정비로 내실을 함께 다져갈 예정이다.

 

오뚜기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4% 증가한 2549억 원을 달성했다. 온라인 매출이 성장했고, 특히 글로벌 사업본부 개편과 적극적인 해외영업 활동으로 해외수출이 11.8% 증가했다.

 

식품기업 매출 10위권에는 속하지 않지만 삼양식품 또한 작년 해외매출이 전년 대비 34% 증가한 8093억 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해외매출이 8000억 원을 돌파하며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도 68%로 확대됐다. 영업이익도 12.3%가 증가했다.

 

반면 주력 사업인 소재 부문에서 주춤한 대상은 매출은 0.5% 증가한 4조1075억 원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11.6% 감소한 1237억 원에 그쳤다.

 

아울러 롯데칠성음료는 작년 국내 종합음료기업 처음으로 연매출 3조 원(3조2247억 원) 그룹에 합류했으나 영업이익 2107억 원으로 5.5% 감소했다. 단 작년 10월 연매출 1조 원에 가까운 필리핀펩시(PCPPI)를 인수,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것이 올해부터 적용됨에 따라 4조 원 달성도 기대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식품기업은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익률이 저율에 그치고 있음에도 관계당국은 고율의 이익을 내고 있는 것처럼 인식, 물가를 개선하도록 협조를 거듭 요청하고 있어 업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갈수록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가격 인하 협조 요청이 잦아 올해 식품업계 실적 상황은 획기적인 것이 없는 한 그다지 밝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