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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식품 업계 새로운 수익 사업 주목

곡산 2024. 4. 2. 21:00
건기식, 식품 업계 새로운 수익 사업 주목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4.02 07:54

고령 인구 증가 속 시장 6조2000억 성장…구매 가구 늘고 소비액 상승
매일유업·현대그린푸드 신규 사업에 추가
농심·일동후디스, 종합 건기식 브랜드 겨냥
CJ, CJ웰케어로 분리 운영…사업 분야 확대
롯데칠성, 맞춤형 서비스에 스타트업 인수

식품업계가 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급성장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을 주시하고 있다.

건기식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는 것은 저출산과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구 감소로 분유, 급식 등 기존 주력 사업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식품업계가 급성장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20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조8936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만에 약 27% 성장했다. 또 6700가구를 대상으로 1년간의 구매 경험을 조사한 결과 81.2%로 집계됐다. 10가구 중 8가구가 한 해 1회 이상 건기식을 구매한 셈이다. 가구당 평균 구매액도 36만여 원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매일유업은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 및 수출입업’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특수의료용도 식품 제조·판매 및 수출입업도 함께 추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자회사인 엠디웰아이엔씨가 진행하던 사업을 매일유업의 메디컬푸드사업부에서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엠디웰아이엔씨는 대웅제약과 2007년 각각 지분 50%를 투자해 지난 2007년 공동 설립한 케어푸드 등 의료 영양 전문 기업이다. 매일유업 지주사 매일홀딩스는 작년 말 엠디웰아이엔씨 보유 지분 50%를 전량 매각했다. 그동안 쌓아온 메디컬푸드 사업부의 성과를 바탕으로 환자식, 고령친화식 제품의 B2B와 B2C 거래 등 공략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도 ‘건강기능식품의 제조·판매·유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올렸다.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에 주력하고 있지만 건강기능식품 제조 허가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정관 변경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시장 성장성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현대그린푸드는 작년 3월 특허청에 ‘현대홍삼’ ‘현대홍삼 더 데일리’ 등 홍삼 관련 상표 10건을 출원했다.

지난 2020년 건기식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농심은 영역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라이필(Lifill)’ 브랜드를 론칭하고 작년 말부터 종합 건기식 브랜드 도약을 목표로 관절건강 라인업을 추가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라이필은 현재 관절건강, 콜라겐, 다이어트 등 건기식 제품 라인업이 구축됐고, 기능성 원료 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호흡기건강 관련 소재 인체적용시험에 돌입했고, 앞서 여성 갱년기와 수면 건강 관련 소개 개발에도 이어가고 있다. 2020년부터 최근까지 누적매출 약 850억 원을 기록했다.

일동후디스는 단백질 제품 ‘하이뮨’의 빅히트를 계기로 종합 건강기능식품 기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일동후디스의 기존 주력 사업이던 분유·이유식·유제품 매출 비중은 현재 전체의 30% 수준이다. 나머지는 하이뮨과 같은 건기식이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동후디스는 작년 남성 특화 건기식 브랜드 ‘블랙맥스’와 여성 중심 이너뷰티 브랜드 ‘뷰빗’, 펫 푸드 브랜드 ‘후디스펫’ 등 신규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지난달엔 두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하이뮨 두뇌엔 PS’를 출시하며 건기식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 전진기지도 짓고 있다. 일동후디스는 330억 원을 투입해 현재 본사와 제1공장이 위치한 강원 춘천 거두농공단지에 제3공장을 증설한다.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제작해왔던 하이뮨 단백질 등 음료 제품군을 이곳에서 집중 생산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CJ제일제당은 2022년 1월부터 건강 사업 분야를 CJ웰케어로 분리해 독립 운영하면서 작년 6월에는 헬스케어 기업 블루앤트와 MOU를 맺고 사업 분야를 늘리고 있다. 또 롯데칠성음료는 맞춤형 건기식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 빅썸바이오의 지분을 지난 2022년 8월 53% 인수하고, 이어 14.1%를 추가 매수하며 총 지분율 67.03%까지 인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최근 건강에 대한 단순한 관심을 넘어 건강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헬스디깅(health digging)’ 트렌드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개개인의 웰빙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 전체로 보면 건기식 시장은 아직까지 절대 강자가 없다. 원료와 효능을 세분화할 수 있는 만큼 새로 수요를 만들어내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