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HMR 30여 종 판매…죠스떡볶이·더본코리아 등 가세
프랜차이즈 포화 상태…내수 넘어 중동 등 해외 진출 가속
2019년 외식 업계는 경기 침체와 인건비 등 비용 증가로 외부 환경적 요인으로 전반적인 침체 기조를 이어가며 업종과 상권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시기였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자영업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됐다면, 급격한 시장 변화에 발을 맞추며 활기를 찾는 점포도 있었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작년 초 최저임금인상부터 시작해 국민적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최저임금은 전년 7530원에서 작년 8350원으로 인상됐다. 이는 전년 대비 2018년은 16.4%, 2019년은 10.9% 상승한 수준이다. 프랜차이즈는 외식 레스토랑이나 편의점 등 인건비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 인상 이후 아르바이트생이나 직원 고용이 축소되고 메뉴 가격도 줄줄이 인상됐다.
또한 실제 최저임금 상승분 감당 어려움을 호소한 자영업자 중에는 편의점이나 대형 음식점을 중심으로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거나 아예 무인으로 대체한 경우도 많았다. 이에 상반기 프랜차이즈 박람회 화두는 ‘무인’ 시스템일 정도였다. 이를 넘어 프랜차이즈업계는 서빙 로봇을 도입 등 미래형 매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지난달 치킨업계 최초로 카페형 매장을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 약 40평(132㎡) 규모의 직영점으로 오픈한다. 이 곳에선 주문과 서빙을 로봇이 하고, 셀프 주문 역시 스마트 키오스크를 통해 직원을 만나지 않고도 가능하다. 피자헛 패스트캐주얼다이닝(FCD) 레스토랑에서도 서빙 로봇을 운영하며 고객 경험 및 매장 업무 효율성을 강화했다. 서빙 로봇은 주방에서부터 직접 고객들의 자리까지 식기류와 냅킨 등을 배달한다. 빕스 1호 매장인 서울 등촌점에는 쌀국수와 마라탕을 만드는 로봇 셰프봇을 설치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과 원재료비 상승, 외식 감소 등 삼중고에 내몰리면서 올해 프랜차이즈업계에 인수합병(M&A)이 잇달았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작년 11월 대주주인 정현식 회장의 보유지분 대부분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 주식회사에 양도양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공차코리아는 대주주인 유니슨캐피탈이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TA어소시에이츠에 지분 100%를 매각하는 주식매매 계약(SPA)을 체결했다. 커피빈도 작년 7월 필리핀 최대 외식업체인 졸리비에 인수됐으며, CJ푸드빌도 작년 4월 자회사인 투썸플레이스의 보유 지분 45%를 2025억 원에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가운데 글로벌 외식기업은 국내시장을 연이어 노크했다. 작년 5월에는 고품질의 신선한 원두를 바리스타가 직접 갈아낸 프리미엄 슬로우 커피로 유명한 블루보틀이 한국에 진출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작년 3월에는 대만의 흑당 버블티 전문 프랜차이즈 타이거슈가가 론칭했다. 홍콩 딤섬 프랜차이즈 팀호완이 삼성동에 1호점을 열었고, 싱가포르 칠리크랩 브랜드 점보씨푸드는 서울 도곡동에 문을 열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경기 고양시에 2호점을 개점했다.
반면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시작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관련 외식업체도 타격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7월에는 일식당과 이자카야 등 일본 주점도 매출이 반토막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카야에는 고객 발길이 끊기고 일본 음식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에는 가맹 문의가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M&A 바람…투썸플레이스·커피빈 등 외국계 자본에 매각
‘스타벅스 리저브’ 62곳…커피앳웍스 등 스페셜티 커피 강화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들의 피나는 노력도 이어졌다.
커피전문점 및 카페 업계는 시장의 고급화 추세에 맞춰 프리미엄 커피 및 차 전문 매장을 오픈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스타벅스 리저브도 선봬 62개의 매장을 개점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진한 풍미를 살린 묵직한 바디감의 ‘블랙그라운드(Black ground)’, 화사한 산미와 부드러운 단맛이 조화로운 ‘아로마노트(Aroma Note)’로 나눈 ‘원두 이원화’를 통해 기분과 취향에 맞게 원두를 고를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고급화된 커피취향을 충족, 호응을 이끌었다.
SPC그룹의 커피앳웍스는 전문 로스터가 매장에서 직접 소비자 기호에 맞게 커피 생두의 종류, 볶는 강도 등을 조절해 커피를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페 드롭탑은 2020년에는 스페셜티 커피를 더욱 풍성하게 맛볼 수 있는 서비스와 이벤트, 신메뉴 등이 준비될 예정이며, 스페셜티 ‘925 블렌드’를 더욱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925 시그니처 커피의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해 메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치킨업계를 비롯한 프랜차이즈업계는 가정간편식(HMR)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가정간편식을 식사 대용으로 즐기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교촌치킨을 운영 중인 교촌에프앤비의 경우 간편식 제품 교촌닭갈비볶음밥을 선보였다. 제너시스BBQ는 자체 온라인 쇼핑몰 ‘비비큐몰’을 통해 스모크치킨, 통다리 바비큐치킨은 물론 삼계탕, 닭개장 등의 30여 종의 HMR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교촌은 ‘맛솔’ 닭갈비와 ‘궁중찜닭’을 온라인몰과 동탄 직영점에서 판매하고, 굽네치킨, 맘스터치 등도 지난 2018년부터 닭과 고유 소스 등을 활용한 HMR 제품으로 사업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죠스떡볶이, 바르다김선생, 더본코리아 등 기타 외식업체들도 HMR을 선보이며 매출 확대에 나섰다.
아울러 업계는 동남아를 넘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중동 등 더 넓은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기업과의 경쟁, 포화상태에 접어든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 공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18년 프랜차이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수가 3.5배(한국 4621개, 일본 1339개)나 많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프랜차이즈 포화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맹본부의 7.6%는 해외진출 경험이 있고 12.3%가 향후 해외 진출 계획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작년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1분기 65.97, 2분기 65.08, 3분기 66.01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동일한 경기 수준을 나타내는 기준점인 100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국내 외식산업의 내년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올해 외식업계의 트렌드는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동시에 추구하는 ‘편리미엄’이 이끌 것으로 보인다.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다면 금액을 더 지불하더라도 편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호하는 현상으로, ‘편리성=프리미엄’이라는 뜻이다. 다양한 업종과 업체에서 자체 및 전문 배달앱 주문과 동시에 신속한 배달 서비스가 가능해진 점이 이러한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미 외식업계는 편리미엄 트렌드에 신속히 발맞춰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본아이에프가 운영하는 본죽과 비빔밥 카페에서는 모바일 배달 앱 ‘본오더’과 홈페이지를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고,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제빵 프렌차이즈 업계 최초로 ‘파바 디리버리’ 서비스를 론칭했다. 그 외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전문 배달앱에서는 기존 중식, 한식 외식업체의 배달에서 세계음식, 디저트, 카페 등 다양한 업종의 배달업체 등록이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감성과 공유를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SNS상에서 인기를 끄는 제품은 올해도 빠른 입소문을 타 매출 향상에도 청신호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트렌드에 외식업계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독특하고 획기적인 신메뉴 개발에도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