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_육류 외식업계 결산│ 숙성육 키워드 지고 원육 등 본질에 집중
지난해 외식업계의 키워드는 가성비와 본질, 인건비, 효율성, 간편식, 혼밥, 배달, HMR 등으로 요약된다. 업계는 최악의 불황 속 가성비와 본질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인건비 상승에 따라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됐다.
특히 분식업계와 패스트푸드업계는 키오스크 등 무인화 시스템에 박차를 가하며 효율성 혁신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혼밥족의 증가와 간편식 선호현상에 따라 배달과 HMR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업계에 중장년층이 유입되고 주점업계에서 배달을 시작하는 등 식생활 트렌드 변화에 따라 업계별 전문영역의 개념 또한 허물어지고 있다.
한식_육류 외식업계 결산
숙성육 키워드 지고 원육 등 본질에 집중
돈육 외식업계가 트렌드 선점 경쟁을 끝내고 다시금 본질에 집중하고 있다. 한때 뜨거웠던 숙성육 키워드가 한풀 꺾이자 ‘원육의 품질’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운영 면에서는 최저임금 상승 등 운영난에 봉착하면서 오퍼레이션 개선을 통한 수익률 극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잠잠해진 차돌박이 열풍 VS 여전히 가능성 있는 냉삼
지난해 육류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아이템은 차돌박이와 냉동삼겸살(이하 냉삼)이다.
특히 차돌박이는 리딩 브랜드 이차돌(이차돌)을 중심으로 일차돌(서래스타), 김덕후의차돌조(김덕후컴퍼니), 차돌6키로(디딤) 등이 잇달아 시장에 뛰어들면서 빠른 속도로 시장 규모를 키웠다. 대표 브랜드 이차돌은 ‘6900원 차돌박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우며 2030 젊은 고객층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며 파죽지세로 가맹점수를 늘려갔다. 하지만 지나치게 빠른 출점 속도와 저가 메뉴의 한계에 부딪히며 브랜드 경쟁력이 약해지는가 싶더니 지난해 말에는 급기야 미투 브랜드 일차돌과 상표권 침해 금치 등 가처분 소송으로 법정 공방까지 가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이차돌은 일차돌을 운영하는 서래스터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 금지 및 가처분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지난해처럼 폭발적인 성장은 힘들 것이라는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냉삼은 여전히 가능성 있는 종목으로 손꼽힌다. 행님회관, 행진 등이 냉삼에 복고를 접목한 뉴트로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것에서 알 수 있듯 성공 방정식도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 디딤(미추냉삼)과 화포식당(삼겹쟁반집) 등 육류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발 빠르게 냉삼 브랜드를 론칭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이 현재 운영 중인 테스트 매장을 향후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에 주목하고 있다.
브랜드 리뉴얼 등 인건비 줄이기 총력
고깃집은 다양한 한식 업종 가운데서도 인건비 부담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이에 새마을식당, 하남돼지집 같은 주요 브랜드들은 지난해부터 오퍼레이션 개선에 집중하며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하남돼지집은 지난해 동네 상권을 타깃으로 하는 중소형 매장 타입을 개발, 올해 1/4분기 내부 검증을 마친 뒤 상반기 중 직영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오퍼레이션은 간소화하되 참숯 초벌구이 맛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운영인력은 줄이고 평당 매출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 창업비용 또한 낮춰 소자본으로도 창업 가능한 지역밀착 브랜드로 포지셔닝한다는 전략이다.
새마을식당은 지난해 업그레이드 버전인 새마을식당 肉을 새롭게 선보였다. 인테리어에서 홀·주방 오퍼레이션, 메뉴구성 등 운영 전반에 걸쳐 컴팩트화를 꾀한 모델. 이로써 기존 새마을식당의 신규 개설은 중단하고 肉 콘셉트 매장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올해는 기존 매장을 肉 매장으로 리뉴얼하는 데 주력함으로써 가맹점 전체의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새로운 수익원, HMR·온라인 시장
구이 전문 브랜드의 HMR·온라인 시장 진출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기존 대형 한식 고깃집 브랜드들이 양념육이나 국·탕류 등 냉동이나 레토르트 제품에 주력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은 자사 메뉴 경쟁력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 선물하기에 입점한 하남돼지집이다. 하남돼지집의 메뉴 콘셉트인 한돈을 키워드로 삼겹살과 목살, 앞다리살 등 신선육과 명이나물을 조합한 9가지 선물세트를 카카오 선물하기 등 온라인 소셜 채널을 통해 판매 중이다. 하남돼지집 관계자는 “자가 소비가 아닌 선물하기 목적으로 구매하는 2030 고객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이 계속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는 해당 부문 활성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마을식당은 CU와 콜라보, 대표메뉴인 열탄불고기를 찐빵으로 만든 열탄불고기 찐빵을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열탄불고기 찐빵 외에 홍콩반점의 인기메뉴 해물육교자를 응용한 해물육(肉) 찐빵도 CU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아시아권 중심으로 해외 매장 개설 활발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에서 한국식 바비큐 브랜드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신마포갈매기가 지난해 16개의 해외매장을 개설한 데 이어 맛찬들왕소금구이(베트남), 화포식당(중국)도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현지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더 이상 경쟁력이 없으니 해외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세계 각국에 한국식 바비큐 문화를 전파한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라는 평이다.
해외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 브랜드는 신마포갈매기다. 신마포갈매기는 지난 한해에만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홍콩, 필리핀 등에 16개의 매장을 추가로 개설, 현재 총 34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역시 적극적인 해외 매장 개설을 통해 한국식 바비큐 문화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브랜드 노후화에 따라 국내에서의 성장 동력을 잃었던 신마포갈매기는 올해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한때 리딩 브랜드로서 시장 성장을 이끌었던 전력과 탁월한 브랜딩 능력을 보유한 본사(디딤)의 노하우를 접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남돼지집
트렌드 아닌 본질에 집중… 질적 성장 추구
하남돼지집은 2010년 론칭해 올해로 9년째를 맞는다. 지난해 말 기준 점포수는 200개. 2018년도 매출액은 공개하지 않으나 관계자에 따르면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매출은 229억 원이다.
지난해는 특히 창업비용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타입의 가맹모델 개발에 주력했다. 지금껏 초벌구이실을 갖춘 중형 이상 매장을 고수했다면 올해부터는 테이블 10개 내외의 중소형 매장 개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외식업계 불황과 인건비 상승 등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새로운 타입의 매장은 올해 상반기 중 직영점 형태로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메인상권이 아닌 B급, C급 상권을 적극 공략, 기존 매장 영업구역은 보호해주는 동시에 신규시장으로서 동네상권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마케팅 측면에서의 새로운 시도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 ‘울트라 코리아’ 기간 중 행사장에 ‘코리안 스트리트 푸드존’을 마련하고 ‘하남 바비큐 콤보’를 판매해 1만 명이 넘는 고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통 한식 브랜드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2030 고객과의 공감지수를 높이고 인지도를 제고했다는 평이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유통매출 확대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온라인 식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현재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판매 중인 ‘하남돼지집 돈육’ 시리즈 또한 꾸준한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는 제품군 강화 및 신규채널 발굴에 집중, 해당 부문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새마을식당
‘새마을식당肉’으로 업그레이드… 경쟁력 제고
2018년 기준 143개 매장을 운영 중인 새마을식당은 올해로 론칭 14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출점 건수는 6건으로 신규 개설보다는 기존 매장 오퍼레이션 개선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활동에 주력했다.
대표적인 것이 ‘새마을식당肉’의 등장이다. 새마을식당肉은 기존 새마을식당의 ‘시즌 2’에 준하는 것으로 간판을 포함한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 메뉴 등 브랜드 요소 전반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 하반기 준비를 거쳐 12월 기존 직영매장인 서초교대점을 리뉴얼 오픈하며 첫선을 보였다.
가장 달라진 부분은 메뉴다. 고깃집이 아닌 열탄불고기 전문점으로 확실히 포지셔닝하기 위해 사이드 메뉴를 과감히 줄이고 대표메뉴인 열탄불고기에 역량을 집중했다. 판매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점심·저녁 동일했던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점심 한정 메뉴로 열탄불고기 정식을 출시하고 직화구이가 아닌 제육볶음 스타일로 제공, 식사시간을 줄여 점심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오퍼레이션 개선도 눈에 띈다. 직화화로가 아닌 가스로스터를 채용하고 식재료 원팩화 비율을 높여 효율성을 제고했다. 인테리어는 기존 복고풍의 느낌을 살리되 세련된 감성을 가미해 젊은층 유입 활성화를 꾀했다. 1월 현재 2개의 가맹점이 새마을식당肉으로 리뉴얼 오픈했을 정도로 점주들의 반응이 빠르다.
올해는 테이크아웃 도시락과 MD 제품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백종원 도시락 시리즈와 열탄불고기 찐빵 등 유통 노하우를 활용한 도시락과 HMR 출시를 통해 캠핑족 등 잠재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포식당
국내 가맹사업 순항… 해외진출까지 ‘성공적’
화포식당은 지난해 14개점을 신규로 개설하며 가맹개시 3년만에 54개점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화포식당 측은 숙성육이라는 트렌드가 한풀 꺾였음에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이유로 원육 경쟁력을 꼽는다. 돈육 시장에 숙성육 바람이 한창일 때에도 숙성육이 아닌 원육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던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본사에서 5일 정도 숙성한 원육을 가맹점에 공급, 가맹점에서 2차 숙성을 거쳐 제공하는 방식으로 원육 품질을 유지한 것이 주효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임에도 가맹점마다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운영의 묘도 특징이다. 상권 특성 및 점주 취향을 적극 반영해 점포별로 각기 다른 콘셉트를 부여함으로써 천편일률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진 것이 고객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평이다.
화포식당 채우렴 본부장은 “원육과 핵심소스 등 본사 필수품목을 제외하고는 식재료 사용과 반찬 구성에도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며 “같은 화포식당이라도 어느 매장에서는 삼겹살에 갓김치를 곁들여 먹고, 어느 매장에서는 쪽파김치를 곁들여 먹는 다양함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또 다른 성과로 중국시장 진출을 들 수 있다. 북경점은 오픈 한 달이 안 돼 줄 서서 먹는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한국인이 아닌 중국 현지인 고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 올해는 중국 1호점을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대상 홍보를 강화, 중국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움직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