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2018결산/2019전망]제과, 6조5000억대서 시장 정체…해외서 돌파구 모색

곡산 2019. 1. 17. 08:20
[2018결산/2019전망]제과, 6조5000억대서 시장 정체…해외서 돌파구 모색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1.14 02:30


허니버터칩 이후 히트작 없어…장수 제품 못 당해
개발보다 ‘깐풍 새우깡’ 등 새로운 맛 우후죽순

작년 제과업계는 치솟는 원재료 값과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악전고투의 한 해였다. 이에 업체들은 새우깡을 비롯해 빼빼로, 오예스, 맛동산 등 장수 제과 브랜드의 가격을 올리며 돌파구를 모색했으나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아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 국내 제과시장은 2015년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제과시장 규모는 2015년 6조7344억 원에서 2016년 6조7211억 원, 2017년 6조5658억 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은 6조5000억 원 초반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상황이 이러자 국내 제과업체 역시 큰 모험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에 맛만 변형한 제품이 주를 이뤘는데, 리스크가 높은 신제품 개발보다는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제품 판매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태제과가 허니버터칩에 벚꽃 원물을 추가한 ‘허니버터칩 체리블라썸’ ‘허니버터칩 메이플시럽’ ‘허니버터칩 아몬드카라멜’을 내놓았고, 농심은 새우깡 맛을 변형한 ‘깐풍 새우깡’을, 롯데제과도 ‘마가렛트 고로케’ ‘빠다코코낫볼’ 등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이유는 지난 2014년 돌풍을 일으켰던 ‘허니버터칩’ 이후 좀처럼 히트 상품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오리온에서 작년 3월 출시한 ‘꼬북칩’이 출시 두 달만에 누적판매 500만개를 돌파하며 주목을 끌었지만 연매출 500억 원 이상 올리고 있는 기존 장수 제품들의 아성을 넘지는 못하고 있다.


△작년 제과업계는 2015년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로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에 맛만 변형한 제품을 내놔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는 것에 집중했다. 올해도 저성장과 소비침체가 지속돼 업계는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작년 제과업계는 2015년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로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에 맛만 변형한 제품을 내놔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는 것에 집중했다. 올해도 저성장과 소비침체가 지속돼 업계는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새로운 것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 성향과 맞물려 제과업계에서도 신제품 개발에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에 업계에서도 소비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서 돌파구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콘치즈, 유자, 깐풍양념 등 이전에 스낵에서 맛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맛의 등장은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자 심리를 자극했다.


농심은 국산 수미감자와 이탈리아 대표 소스인 바질페스토가 조화를 이룬 ‘수미칩 바질페스토’를 선보였고, 오징어버터구이 콘셉트 스낵 ‘오징어다리 달달구이’도 내놓았다. 또한 ‘깐풍새우깡’은 새우깡에 최근 인기를 더하고 있는 중화요리 트렌드를 접목했고, 생감자칩에 콘치즈구이 맛을 더한 ‘포테토칩 콘치즈맛’도 출시했다.


롯데제과도 1983년 출시한 꼬깔콘 후속작 2종인 ‘꼬깔콘 리얼콘스프맛’ ‘꼬깔콘 버팔로윙맛’을, 해태제과는 ‘빠삭한 새우칩’ 라인업을 강화한 ‘베이컨맛’ ‘쉬림프칵테일맛’ ‘콘치즈랍스터맛’ 3종을 각각 내놓았다.


올해 제과업계는 작년부터 단행한 제품 값 인상 효과로 매출 3~4% 증가가 예상되지만 시장은 저성장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해외시장에 보다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작년 해외 매출이 전년대비 18% 성장한 7억6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매출이 예상되는 농심은 중국법인이 작년 1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해 20% 이상 성장했고, 해외 첫 개척지인 미국 역시 월마트 등 현지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이에 농심은 올해 해외에서만 전년보다 16% 증가한 8억8500만 달러를 매출 목표로 잡았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기존 브랜드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는 추세가 지속된다. 오랜 시간 사랑 받아온 브랜드의 맛과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소비자와 친밀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타 업종과 협업을 추진해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제시하며 소비자에게 가깝게 다가갈 예정이다.


올해도 저성장…가격 인상으로 매출 소폭 늘어날 듯
오리온 사업 다각화…롯데제과 해외 비중 50% 박차


사드 사태와 맞물려 중국 매출이 8000억 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적자에 허덕였던 오리온도 중국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성공하며 1년 만에 실적 반등을 꾀했다. 또한 베트남은 2분기 발생한 재고 부담이 해소되면서 10% 수준 매출액 성장 흐름이 회복됐고, 러시아 사업도 딜러 구조조정 영향 및 판촉 축소에 따른 매출 감소가 작년 말부터 성장세로 전환했다.


오리온은 올해도 끊임없는 혁신·기술개발로 새로운 제품, 브랜드를 탄생시키며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며, 특히 신규사업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제과업체에서 영역을 넓혀 건강기능식품과 생수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인데, 국내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노바렉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미 로빈슨파마와 독점 판권계약을 맺은 ‘US 닥터스 클리니컬’ 신제품을 상반기 중으로 내놓고, 제주도 용암해수단지에 약 3000억 원을 투자한 용암수 생산공장에서 올해부터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경남 밀양에 건설한 생산 공장을 통해 그래놀라 제품을 선보이고 간편 대용식 시장에 진출한 만큼 간편 대용식 브랜드를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글로벌 제과기업을 향한 롯데제과의 행보에도 탄력이 붙었다. 오는 2022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작년 말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지주에서 카자흐스탄 라하트, 벨기에 길리안, 파키스탄 콜슨 등 3곳의 해외 제과법인을 넘겨 받은 롯데제과는 성장동력을 갖췄다. 이들 3개사의 순이익은 2017년 기준 합산 400억 원 이상에 달한다.


라하트는 우수한 카자흐스탄의 초콜릿 업체로, 롯데 제품이 더해지며 또 다른 성장세가 예상되는데, 작년 9월 초콜릿 라인을 증설한 라하트는 오는 6월 젤리 생산도 예정돼 있다. 길리안과 콜슨도 기프트라인과 껌, 초코파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또한 작년 10월 미얀마 제빵업체 메이슨의 지분 80%를 769억 원에 인수해 베트남, 싱가포르에 이어 동남아시아에만 세 번째 거점을 마련했다.


롯데제과는 오는 2022년 4조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각오인데, 이중 절반이 넘는 2조1000억 원가량을 해외서 거둬들이겠다는 각오다.


국내 제과업계 중 국내 사업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흥행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후속 제품의 성공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 7928억 원, 영업이익 352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0.7%, 영업이익은 24.9% 각각 줄었다.

해외사업도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회사 빨라쪼(PALAZZO) 인수 이후 이렇다할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에 따르면 그나마 매년 적자에 허덕이던 빨라쪼의 구조조정 등 적자폭을 최대한 낮춰 올해부터는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