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1.21 07:54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글로벌 진출 ‘1억불 수출의 탑’ 받아
연세유업. 멸균 가공유 수출 호주·베트남 등 8개국으로 늘려
단백질 음료 시장 4500억…일동후디스·매일유업 좋은 성적
국내 경기가 저성장, 저출생에 갇히고 FTA로 인한 우유 시장 완전 개방을 앞두면서 국산 유제품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작년 한 해 유업계는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노력했다.
‘A2우유’ 등 프리미엄 전략을 세우기도 하고, ‘식물성 음료’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 나아가 시니어 시장, ‘단백질 보충제’ 시장으로 확대하면서 일반식품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타깃을 옮기는 시도도 있었다. 이러한 유업계의 행보에는 세계적인 웰니스(Wellness), 헬시플레저(Heathy Pleasure) 트렌드도 한 몫을 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건강 지향의 식품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유업계는 소비자들의 건강 및 체력 관리에 대한 관심 증대를 반영해 고품질의 국산 원유를 활용한 단백질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제품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작년 단백질 음료 시장은 45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오는 2026년에는 8000억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동후디스는 단백질 대표제품인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의 누적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했다. 또 식사 대용 ‘하이뮨 음료’, 당을 줄인 ‘하이뮨 음료 저당’, 운동 전후 고단백 ‘하이뮨 액티브’, 홈쇼핑 전용 단백질 음료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 음료 플러스’를 출시했고, ‘하이뮨 케어메이트’ 영양식과 당뇨식을 리뉴얼 론칭하는 등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매일유업 자회사인 매일헬스뉴트리션의 ‘셀렉스’도 누적 매출 4400억 원을 찍으며 이미 자사 분유 매출을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성인영양식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고객맞춤형 평생 건강관리를 제공하면서 생애 주기를 함께하는 건강관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엔 매일유업은 시니어 타깃 제품 매출이 오른 것에 착안, 직접 개발에 참여해 식약처에서 인증 받은 ‘근력 개선’ 기능성 원료를 넣어 '셀렉스 프로틴 락토프리 Plus'를 출시했다.
서울우유도 작년 단백질 제품군의 누적 매출액 100억 원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우유는 단백질 음료 ‘프로틴 에너지’를 선보이며 공격적으로 영업·마케팅하고 있다. 리뉴얼 3개월 만에 100만개가 팔리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제로 슈거, 식물성 음료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빙그레는 작년 대표 브랜드인 바나나맛우유와 투게더의 50주년을 맞아 관련 마케팅 활동을 펼쳤고, 제로(Zero) 트렌드를 반영해 제로 슈거 아이스크림 '더위사냥 제로 디카페인 커피'와 제로 슈거 및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 '생귤탱귤 제로 감귤'을 비롯해 제로 슈거 발효유 제품을 출시했다.
매일유업은 식물성 음료로 사업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매일유업의 식물성 음료 라인업으로는 아몬드브리즈·어메이징오트·매일두유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어메이징 오트’는 1초당 57개가 팔릴 정도로 온라인에서 완판 기록을 세우는 등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오트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다. 매일유업은 기존 ‘어메이징 오트 바리스타’ 대용량 제품의 휴대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330mL 용량 제품인 '어메이징 오트 바리스타 미니'를 출시하기도.
또한 A2우유가 최근 학계와 건강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으면서 서울우유를 필두로 유한건강생활, 연세우유 등 국내 우유 업체들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연구 개발에 매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A2우유를 만들 수 있는지의 여부가 우유업체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흰우유 점유율 1위의 서울우유는 작년 4월 ‘A2+ 우유’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약 5년간 80억 원을 투자해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2+ 우유'는 하루 평균 약 30톤만 생산되는 일일 한정판 원유로 고품질 원유 공급을 유지하고 있고, 출시 8개월 만에 180㎖ 기준 누적 판매량 3000만개를 돌파했다.
향후 서울우유는 2030년까지 전 제품을 A2 원유로 전환하고 이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판매 채널의 혁신을 통한 수익성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유뿐 아니라 치즈, 크림, 버터, 아이스크림 등 낙농과 유가공 산업의 본질에 기반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며 지속 가능한 조합 경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서울우유 측은 밝혔다.
아울러 국내 우유가 입지가 좁아지면서 글로벌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에서 바나나맛 우유의 인기몰이를 성공한 빙그레는 작년 수출 실적 1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한국 무역협회로부터 1억불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다. 바나나맛 우유는 중국 편의점과 코스트코에 입점시켰고, 대만에서도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빙그레는 유럽과 오세아니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미국 등 북미지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기록적인 판매 행진을 보이며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하게 구축한 가운데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유럽의 경우 수입 유제품에 높은 비관세 장벽이 적용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성 메로나'도 개발했다. 현재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에 수출해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인데 호평을 받고 있어 향후 판매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오세아니아 지역도 바나나맛우유를 필두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연세유업은 올해 멸균 가공유 수출 국가를 8개국으로 확대했다. 올해 5월 중국으로 가공유 수출을 본격화한 후 8월에는 대만, 11월에는 베트남, 몽골, 카자흐스탄, 싱가폴, 호주, 홍콩으로 수출 지역을 넓혔다. 수입 멸균우유가 국내로 들어온다면 국산 원유를 수출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중국에서 판매된 연세유업 멸균 가공유의 누적 판매량은 약 3백만 팩이다. 중국 시장에서 해외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연세유업은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주요 국가로 수출을 확대했다. 본격적으로 시장 확장에 나선 지난 11월 한 달간 전체 수출 국가에서 판매된 멸균 가공유의 누적 판매량은 약 100만팩이다.
서울우유는 몽골에 요거트, 듀오안, 짜요짜요 등을 출시하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인근에 자리한 한국 식료품 전문 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전화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업계 관계자도 “가격으로 경쟁에 나서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성인들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유제품 및 품질 좋은 제품으로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면서 “신선하고 품질 좋은 우유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가공유 등 소비자 필요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면서 살길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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