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 기자
- 승인 2025.01.10 08:48
과채주스와 차별화된 '액체샐러드' 칼로리 낮은 '곤약간식' 인기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보고서 발표
최근 중국에서 ‘라이트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사회 전반의 발전과 더불어 건강 관리와 외모 중심의 소비 활동을 의미하는 ‘옌즈경제(颜值经济)’가 주목받으면서 체중 감량과 신체 건강을 위한 식단 관리가 중국인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라이트밀, 새로운 식사 트렌드로 자리잡아
KOTRA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칭쓰(轻食)’라고 불리는 라이트밀(light meal)이 주목받고 있다. 라이트밀이란 간단한 조리법을 통해 재료 본연의 영양과 맛을 유지한 가벼운 음식을 의미하며, 저지방, 저칼로리, 저당의 고섬유질 식품으로 구성돼 있다.
웨이러뎬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건강 문제에 대한 관심 중 비만이 86.63%로 가장 높았으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삼고(三高)’와 우울증이 각각 84.87%와 84.68%로 뒤를 이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체중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라이트밀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인 대상 건강문제 관심도 조사>
(단위: %)
2023년 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라이트밀을 섭취하는 중국 소비자 비율은 75.8%로 나타났다. 이 중 매일 섭취하는 비율은 4.4%, 매주 한 번 섭취하는 비율은 31.9%, 매주 2~4번 섭취하는 비율은 39.5%로 조사됐다.
성장하는 라이트밀 시장
라이트밀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의 라이트밀 시장 규모는 2019년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23년에는 1760억 위안에 달했다. 2024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9.3% 증가한 613억 위안을 기록하며 시장의 지속적인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19~2024년 1분기 중국 라이트밀산업 시장 규모>
(단위: 억 위안)
틱톡과 같은 소셜 플랫폼에서도 라이트밀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틱톡에서는 라이트밀 관련 콘텐츠가 84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학생, 직장인, 헬스 인구 등 다양한 사용자들이 라이트밀 조리법과 음식점 추천 콘텐츠를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패스트푸드도 건강하게...KFC의 'KPRO'의 성공
기존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로 알려진 KFC는 라이트밀 전문 브랜드인 KPRO를 선보이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KPRO는 에너지 보울, 파니니, 또띠아롤, 와규버거 등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영양소 균형을 살린 건강한 메뉴로 구성돼 있으며, 저칼로리 음료와 함께 제공돼 소비자들에게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신선하고 안전한 식자재를 사용해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은 KPRO는 라이트밀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라이트밀 프랜차이즈의 확장
중국의 라이트밀 프랜차이즈 확장도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배달 서비스 플랫폼인 메이투안배달(美团外卖)에는 라이트밀 전문 카테고리가 별도로 만들어져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다.
중국 요식엄산업 데이터 플랫폼인 짜이먼찬옌(窄门餐眼)의 데이터에 따르면 인기가 높은 라이트밀 체인점 10곳은 전국적으로 1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평균 판매 가격은 29.24위안으로 나타났다.
<체인점 최다 보유 라이트밀 10대 브랜드>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싸예라이트밀(沙野轻食)이 있으며, 상하이, 베이징, 항저우 등 50개 이상 주요 도시에 3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샐러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브랜드인 차오넝루잔두이(超能鹿战队)는 IFBB국제영양사연구팀 이 개발한 식단으로 유명하며 헬스클럽과 협력해 다국적 요리를 접목한 파니니, 메밀냉면, 저지방 스파게티 등 라이트밀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기 순위 7위의 씨짠라이트밀(喜赞春夏轻食健康餐)은 라이트밀이 채소만으 로 구성된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메뉴와 단계적인 식단 접근법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라이트 밀을 선호하지만 배고픔이 걱정되는 소비자들을 위해 흑미와 잡곡을 포함한 주식을 제공하며 포만감을 높이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어 메밀면이나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점차 전환할 수 있는 단계적인 접근법을 도입해 건강한 식단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라이트밀 밀키트 인기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라이트밀 밀키트의 인기가 높다. 징둥에서 매출 상위를 기록한 밀키트 브랜드로는 이하오농창(一号农场), iShape(优形), 루이쓰저(绿食者) 등이 있다.
이들 브랜드는 신선한 재료와 다양한 메뉴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특히 이하오농창은 신선도를 보장하기 위해 매일 오전 8시 30분에 주문을 마감하고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 이하오농장 샐러드는 비닐 패키지 세 봉지 가격이 24.8위안으로 봉지당 평균 가격이 8.3위안이며, 용기 패키지 세 팩은 29.8위안으로 팩당 평균 가격이 9.9위안이다.
<징둥 내 라이트밀 밀키트 매출량 top10>
바비큐, 훈제, 매운 후추맛 등 다양한 맛의 단백질이 풍부한 닭가슴살 제품도 다이어트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iShape는 바비큐, 훈제, 매운 후추맛(辣椒炒肉), 뉴올리언스(新奥尔良), 시나몬 등 총 다섯 가지 맛의 샐러드용 닭가슴살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세 팩에 29위안으로, 팩당 평균 가격이 9.7위안이다.
루이쓰저(绿食者)의 샐러드 밀키트는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양배추, 적상추, 청 상추, 루꼴라, 로메인 상추, 방울토마토, 보라색 양배추, 당근, 오이, 적환무, 치커리 등 신선한 채소로 구성된 루이쓰저 샐러드는 한 팩당 5.1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단골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액체 샐러드, 새로운 건강음료로 주목
과채주스와 차별화된 ‘액체 샐러드’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액체 샐러드는 과일과 채소로 만든 음료로, 원료와 영양소가 풍부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음료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액체 샐러드의 월평균 매출액은 3000만 위안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호기심으로 시작된 소비가 곧 열기를 잃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맛과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5월~2024년 4월 액체 샐러드 매출액 추세>
(단위: 만 위안)
대표적인 사례로 HEYTEA의 ‘둬관셴티핑(夺冠纤体瓶)’이 있다. 녹차 베이스에 케일, 사과, 레몬, 청포도, 치아 시드를 혼합해 제조한 이 제품은 출시 며칠 만에 160만 개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으며, 샤오훙슈에서도 관련 콘텐츠가 97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액체 샐러드의 인기는 틱톡 이커머스(틱톡샵)에서 시작됐으며, 지난해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3월 틱톡 이커머스 매출 1위를 기록한 마이구춘(麦谷村)은 광둥 농업과학원 가공연구소와 공동으로 고식이섬유 액체 샐러드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은 8가지 과일과 채소를 농축해 제조됐으며, 5가지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해 건강과 맛을 모두 만족시켰다.
onlytree에서 출시한 액체 샐러드는 아보카도, 사과, 키위, 시금치 등 16가지 과채를 함유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후 비타민C 고함량, 항산화 등 다양한 기능을 내세운 액체 샐러드가 잇따라 출시되며 시장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곤약 간식, 건강 간식 시장의 새로운 강자
곤약으로 만든 간식도 주목받고 있다. 곤약젤리와 곤약라티아오는 저칼로리, 무지방, 무방부제를 내세우며 건강 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웨이롱사의 곤약라티아오는 매출 상승을 견인하는 주요 제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옌진푸즈와 찐자이도 곤약 간식으로 높은 매출 성과를 올렸다.
곤약라티아오는 잘게 채 썬 곤약묵에 소스를 버무려 진공 포장한 형태로, 마라맛과 향라맛 같은 자극적인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한국에서도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인기 간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젤리와 곤약젤리의 차이점>
곤약젤리에 이어 사랑받는 또 하나의 곤약 식품은 바로 곤약라티아오(魔芋爽)다. 중국 경제매체 중신경위(中新经纬)가 12개 대표 간식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부 기업의 매출 상승이 단일 제품의 인기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웨이롱(卫龙)사의 채소가공식품(곤약라티아오 포함)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6% 증가한 14.61억 위안을 기록했으며, 이 중 곤약라티아오가 차지하는 비중은 49.7%에 달했다.
곤약 간식을 잇따라 출시한 옌진푸즈(盐津铺子)사도 올해 상반기 곤약 관련 식품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8.90% 증가한 3.10억 위안에 이르렀으며, 곤약라티아오의 매출 비중은 12.61%로 집계됐다. 또 다른 간식 업체 찐자이(劲仔)사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회사 관계자는 곤약라티아오의 매출 상승이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곤약라티아오는 잘게 채 썬 곤약묵을 소스에 버무려 진공포장팩 형태로 판매되는데, 마라맛과 향라맛으로, 독특한 풍미와 쫄깃한 식감, 저칼로리에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장점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MZ세대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으며, 탕후루와 마라탕의 인기를 잇는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
중국 라이트밀 시장의 급성장은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KOTRA 베이징무역관과 인터뷰한 한 라이트밀 프랜차이즈 운영자는 “라이트밀을 찾는 고객이 급증하고 있다”며 “중국인의 입맛에 맞춘 맞춤형 라이트밀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브랜드가 신뢰를 얻고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건강과 맛을 모두 만족시키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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