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제로’ 광풍…주류·음료 넘어 빙과류까지 섭렵

곡산 2024. 7. 17. 22:55
‘제로’ 광풍…주류·음료 넘어 빙과류까지 섭렵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4.07.16 07:54

건강에 맛도 살려…에리스리톨 등 수입 증가
롯데칠성 ‘새로’ 이어 ‘진로’도 제로슈거 리뉴얼
롯데웰푸드·빙그레 제로칼로리 빙과 여름 접전
 

이쯤 되면 ‘광풍’이다. 코로나 19 이후 불기 시작한 헬시플레저 트렌드는 국내 식품업계에 ‘제로’ 바람을 일으켰다. 바람이 열풍이 됐고 어느새 광풍으로 번졌다.

주류, 음료 등을 중심으로 시작한 나비의 날개짓은 제과, 아이스크림 등까지 확산됐다.

이러한 트렌드는 식품 소재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사탕수수당(원당) 수입액은 작년 157만9000톤으로 전년(183만4800톤) 대비 14.9% 감소했다. 반면 인공감미료의 하나인 에리스리톨의 경우 작년 수입량이 5291톤으로 전년과 비교해 20.8% 증가했으며, 수크랄로스도 27.8% 증가한 308톤이 수입됐다.

이는 평소 즐기던 식음료를 제로칼로리로 즐기길 선호하는 ‘제로슈머’의 영향이 크다. 칼로리와 당 함량에 민감한 1030 여성층을 비롯한 MZ세대가 이 그룹에 속한다.

△평소 즐기던 식음료를 제로칼로리로 즐기길 선호하는‘제로슈머’의 영향으로 주류, 음료 등을 중심으로 시작한 제로 트렌드가 제과, 아이스크림 등까지 확산됐다. (사진=각 사)
 

이들의 영향력은 가히 막강하다.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게 한 ‘처음처럼 새로’가 대표 사례인데, 이 제품은 과당 대신 스테비아와 에리스톨을 사용해 칼로리를 약 25% 낮췄다. 2022년 9월 출시 이후 작년까지 누적 170억 원 매출을 달성하며 소주 시장에 제로 열풍을 몰고 왔다.

하이트진로의 대표 소주인 ‘진로’도 제로슈거 제품으로 리뉴얼을 단행하는 등 주류업계는 그야말로 제로 전쟁을 방불케하고 있다.

주류, 음료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던 제로 열기는 이제 빙과류까지 섭렵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4월 국내 빙과업계 최초로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 ‘죠스바 0kcal’ ‘스크류바 0kcal’ 2종을 출시했다. 출시 1개월 만에 약 720만 개가 팔렸다. 7월 초 현재 200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올해 출시된 모든 빙과류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 등극한 것이다.

이에 롯데웰푸드는 이달 초 ‘씨없는 수박바 0kcal’까지 출시하며 제로 칼로리 ‘죠·크·박’ 완성했다.

롯데웰푸드는 이번 죠크박 ‘0칼로리’ 아이스바 라인업을 앞세워 여름 성수기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빙그레도 ‘더위사냥 제로 디카페인 커피’ ‘생귤탱귤 제로 감귤’ 2종을 당류 0g의 제로칼로리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더위사냥 제로 디카페인 커피는 일반 커피가 아닌 디카페인 커피를 사용해 카페인 부담을 줄였으며, 생귤탱귤 제로 감귤은 당 함량뿐 아니라 열량까지 0kcal로 설계해 제로 슈거와 제로 칼로리를 모두 구현했다.

빙그레는 ‘맛은 오리지널 그대로 당류는 제로’ 콘셉트를 앞세워 제로 아이스크림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제로 열풍의 핵심은 맛에 있다. 대체제를 사용했지만 기존 제품의 맛을 유지한 것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맛이 비슷하다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건강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제로 열풍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 K-푸드가 전 세계 확산되며 업체들도 글로벌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 개발에 한창”이라며 “헬시플레저 트렌드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다. 각 기업들도 빠르게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보다 다양한 품목으로 제로를 확산시키는 노력이 경쟁 우위를 선점하는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