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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식히는 여름면, 점유율 뒤집기 맛 대결

곡산 2024. 7. 17. 22:56
더위 식히는 여름면, 점유율 뒤집기 맛 대결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7.17 07:55

가파른 성장에 2000억 눈앞…농심 등 후발 주자 선전에 경쟁 가열
비빔면, 팔도 1위 굳히기에 농심 ‘배홍동’ 추격
‘진비빔면’ 용기면 출시…하림도 의욕적 도전
CJ ‘동치미물냉면’ 레몬즙 깔끔한 맛에 육수 부각
풀무원 회냉면·칡냉면에 오뚜기 메밀면 대응

여름 무더위의 열기를 식혀줄 시원한 음식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최근 면 요리 가격이 급등하는 ‘누들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지면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여름면 제품이 조명을 받고 있다.

비빔면은 대표적인 여름면 격전지 중 하나다. 라면업계는 비빔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여름 마케팅에 돌입했다. 업계는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기존 메뉴를 리뉴얼하는가 하면 소비자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57억 원에서 작년 1800억 원을 기록하며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면 요리 가격이 급등하는 ‘누들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지면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여름면 제품이 조명을 받고 있다. 업계는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기존 메뉴를 리뉴얼하는가 하면 소비자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각 사)
 

특히 이번 여름부터는 농심, 하림 등 신흥강자들이 선전하면서 비빔면 시장의 순위가 큰 격변기를 맞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주요 비빔면 생산 기업들은 신제품을 넘어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팔도의 ‘팔도비빔면’은 올해 40주년을 맞아 연초 딸기를 더한 ‘팔도비빔면 봄 에디션’과 3월엔 ‘팔도마라왕비빔면’을 출시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GS리테일과 협업해 틈새라면과 팔도비빔면을 결합한 ‘틈새비김면’을, 최근에는 샌드위치 전문브랜드 홍루이젠과 협업해 ‘팔도비빔샌드’를 내놨다.

또 팔도는 ‘팔도비빔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최근 배우 서권순과 고규필이 출연하는 신규 광고를 공개했다. 이번 광고는 ‘40년 비빔면의 근본’이라는 콘셉트로 MBC 아침드라마 ‘모두 다 김치’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김치 싸대기 장면을 패러디해 ‘원조 비빔라면은 팔도비빔면’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농심은 2021년 출시한 '배홍동비빔면'을 내세워 여름면 시장을 공략한다. 배홍동비빔면은 작년 3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올해는 4월 말 용기면 ‘배홍동큰사발면’을 출시했으며, 앞서 2월에는 기존 배홍동쫄쫄면보다 3배 매운 비빔면 신제품 '배홍동쫄쫄면 챌린지에디션'을 한정판으로 선보이며 시장 경쟁을 가열시켰다. 이벤트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근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포토존, 큰사이즈발 이벤트, 댄스 챌린지 등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농심 배홍동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농심은 4년 연속 국민 MC 유재석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유재석은 지난 2021년부터 농심 ‘배홍동 비빔면’ 모델로 활동 중이다. 농심은 지난 3월 유재석이 출연하는 새 TV 광고 ‘비법 전수’ ‘맛집소문’ 편을 공개했다.

오뚜기의 ‘진비빔면’은 중량을 20% 늘리는 등 소비자 친화적인 상품기획으로 출시 3개월 만에 3000만 봉지, 작년 3월 누적 판매량 1억봉을 기록했다. 올해 3월 배우 이제훈으로 ‘진비빔면’ 모델을 교체하고 '진비빔면' 용기면도 출시하며 주요 취식층인 2030 젊은층을 겨냥한다. 최근에는 2022년 단종된 '함흥비빔면'을 다시 출시하며 비빔면 라인업 강화에 나서기도.

하림도 작년 3월 ‘더미식 비빔면’을 출시하며 비빔면 경쟁에 뛰어들었다. 작년 7~8월 대형마트 3사(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기준 매출액 규모 3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비빔면 제품군을 확대하여 ‘더미식 비빔면 용기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여름면의 대표격인 냉면 경쟁도 치열하다. 올해는 단순히 물냉면, 비빔냉면을 넘어 타사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개성 있는 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작년 냉면 시장은 3년 전에 비해 약 16% 성장했으며 올해도 높은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동치미물냉면’의 맛과 패키지를 전면 리뉴얼했다. 기존보다 육수의 동치미 함량을 높이고 레몬즙을 더해 깔끔한 맛을 강화했다. 패키지도 시원한 육수를 부각하도록 교체했다.

풀무원은 지난 4월 별미냉면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회냉면’과 ‘칡냉면’을 선보였다. 회냉면은 명태회무침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면에 고구마전분을 넣어 쫄깃한 함흥식 냉면 특유의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칡냉면은 맑은 동치미 국물과 양파, 무, 마늘을 넣어 만든 매콤한 양념장을 더한 냉면이다. 면에는 국내산 칡을 착즙한 생 칡즙을 함유했고, 쫄깃한 면의 식감과 입안 가득 퍼지는 칡의 향긋함을 느낄 수 있다. 작년 여름 풀무원의 냉장면 판매량은 전년 대비 7% 이상 늘었고 매출액은 15% 성장했다. 6년간 평균 9%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여름면의 틈새시장인 메밀면 신제품도 앞다투어 출시되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 ‘육수와 함께 더 풍부한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를 선보였다. 경기도 용인시 유명 식당 ‘고기리 막국수’와 협업한 냉장면 제품으로 생면 메밀면 사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육수가 동봉돼 각자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여름면 제품은 전문점 퀄리티의 맛을 저렴하게 집에서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며 “취향에 따라 먹을 수 있게 선택지도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