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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블루 오션 ‘발효유’ 신제품 경쟁 뜨거워

곡산 2024. 3. 13. 07:28
유업계 블루 오션 ‘발효유’ 신제품 경쟁 뜨거워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3.12 07:54

2조620억대로 우유보다 4000억 많아…기능성 등 추가로 성장 가능성
남양유업, 시장 점유율 1위 불구 판매 감소세
빙그레, 매년 비중 상승…요플레, 불가리스 추월
서울우유, 110% 급증 연매출 2조 달성에 기여
동원 ‘덴마크 하이’ 론칭…풀무원 브랜드 재편
 

저출산 여파로 국내 흰우유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발효유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유업계가 새로운 발효유 브랜드를 내놓거나 브랜드를 재정비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흰우유 제품군 확대에는 한계가 있지만 발효유는 기능성 원료나 유산균 등을 추가해 제품군을 넓힐 수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유업계가 새로운 발효유 브랜드를 내놓거나 브랜드를 재정비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발효유는 기능성 원료나 유산균 등을 추가해 제품군을 넓힐 수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사진=각 사)
 

발효유는 유업계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꼽힌다. 출산율 저하로 우유 소비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농장에서 매입한 원유 소비를 늘릴 수 있고 건강지향 트렌드로 인해 시장 규모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작년 국내 발효유 시장 규모는 2조625억 원으로 흰우유 시장과의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흰우유 시장 규모는 작년 1조6591억 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국내 발효유 시장은 남양유업과 빙그레가 엎치락 뒤치락 2파전 구도를 그리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남양유업이 작년 발효유 제조사 점유율 18.2%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빙그레가 17.4%로 뒤를 이었다. 매출액으로는 1위 남양유업이 2164억5400만 원으로 전년비 2.9% 감소한 반면 빙그레는 2070억7900만 원으로 2.0% 증가했다.

 

남양유업은 대표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를 앞세워 시장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불가리스 판매량은 물론 남양유업의 발효유 시장점유율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불가리스 사태 전인 2020년 2997억1700만 원이던 남양유업 발효유 매출은 2021년 2478억9400만 원, 2022년 2230억900만 원, 2023년 2164억5400만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빙그레의 발효유 매출 비중은 2020년 74.2%에서 2021년 87.5%, 2022년 91.1%, 2023년 95.7%로 매년 상승 중이다. 빙그레 요플레는 꾸준한 판매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빙그레 요플레가 1839억3500만 원으로 남양유업 불가리스(1199억200만 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요플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반면 불가리스는 0.7%에 그쳤다.

 

이밖에도 유업체들은 최근 새로운 발효유 브랜드를 내놓거나 브랜드 재정비해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동원F&B는 최근 프리미엄 발효유 브랜드 '덴마크 하이(Hej!)'를 출범하며 첫 제품으로 액상 발효유 '덴마크 하이 요구르트'를 선보였다. 동원F&B는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덴마크 슈퍼바이오틱스, 소와나무 비피더스 명장 등 드링킹 발효유와 덴마크 요거밀을 비롯한 호상 발효유만 운영하고 있다. 이번 '덴마크 하이'로 액상 발효유도 새롭게 공략하고 추후 기능성을 추가한 발효유를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넓혀갈 계획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작년 발효유 제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1% 증가하며 조합 사상 첫 연 매출 2조원 달성이라는 실적에 기여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우유는 최근 흰 우유보다 가공유나 발효유, 유제품, 디저트 등에 집중해 왔다. 특히 플립 토핑요거트 비요뜨는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몰고 있다. ‘한국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K푸드’ 리스트에 오르는 등 때 아닌 특수를 누리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7일 급성장하는 그릭요거트 시장 트렌드에 맞춰 그릭요거트 전문브랜드 요즘(YOZ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업그레이드된 수제타입 그릭요거트 협업 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hy는 기능성 음료로 라인업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위건강 발효유 제품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을 비롯해 간건강 발효유 ‘쿠퍼스’, 장건강 특화 ‘엠프로’ 등을 출시했다. 작년에는 장 건강 중심의 발효유 기능성을 멘탈 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한 ‘스트레스케어·수면케어 쉼’을 내놨다. 작년 말까지 쉼의 누적 판매량은 약 2350만개다. 앞서 출시한 위-장-간 라인업을 잇는 1000억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 4일에는 출시 20주년을 맞는 간 건강기능성 발효유 '쿠퍼스' 제품을 피로케어, 혈행케어로 리뉴얼 출시했다.

 

풀무원다논은 작년 말 브랜드 ‘풀무원요거트’를 내놓고 글로벌 브랜드 ‘액티비아’와 이원화해 국내 발효유 시장을 공략한다고 밝혔다. ‘액티비아’ 이외의 기존 풀무원다논의 4개 개별 브랜드는 ‘풀무원요거트’ 하위 브랜드로 통합 개편시켰다. 연세유업도 지난달 ‘연세 디저트 요거트’의 5번째 맛인 ‘연세 플레인 요거트’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세분화 취향을 맞추기 위한 신규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유업계는 발효유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히는 만큼 관련 제품군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유업계 관계자는 “발효유는 흰우유와 가공유보다 지방 함량이 적고 확장성도 무궁무진하다”면서 “위, 장뿐 아니라 호흡기, 눈 등 다양한 곳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