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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3 올해의 식품·외식 10대 뉴스

곡산 2023. 12. 27. 07:41
[특집] 2023 올해의 식품·외식 10대 뉴스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3.12.26 07:52

푸드플레이션 속 식품 물가에 촉각…당근도 필요

올해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식품업계는 성장 정체와 경쟁 심화라는 악조건 속에 놓였고, 소비자는 ‘월급 빼고 다 오르는’ 부담스러운 상황과 마주했다. 특히 업계는 경기 불황에 따른 국내 소비 위축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원재료값, 인건비, 물류비 상승 등이 지속되며 각종 가공식품과 외식비 가격 인상과 철회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해외에선 최근 치킨과 라면, 냉동김밥 등의 해외 매출이 급등하고 있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성장의 활로를 찾고 있다. 또 MZ세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한 가치소비 트렌드로 대체육 등 신식품 분야에 지속 투자하기도 했다. 본지는 올해를 정리하면서 내년을 전망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올해 식품외식업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K-푸드’ 인기 행진 수출 신기록…냉동김밥 품절 사태 화제


올해 농식품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 갱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작년 88억3000만 달러를 넘어 90억 달러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라면, 과자류·음료, 김밥(쌀가공식품) 등 가공식품의 선전에 따른 것인데, 수출 최대 효자 품목인 라면의 경우 11월 3주 기준 8억4270만 달러를 달성하며, 역대 최고 실적이었던 작년 실적 7억7000만 달러를 25.4% 넘어섰다. K-콘텐츠 열풍과 사회관계망 확산을 계기로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라면의 경우 올해 10억 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냉동김밥이 해외서 화제가 됐다. SNS상 김밥과 관련한 해시태그가 포함된 영상은 13억개를 돌파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한국산 냉동김밥이 품절과 예약까지 일으키고 있다. 미국에서 큰 인기몰이 중인 바바김밥의 '유부우엉 김밥'이 국내로 역수출될 정도로 화제성은 상당하다. 현재 국내 편의점에서도 해당 제품을 접할 수 있다.


물가 협조 요청에 제품 가격 인상 계획 철회·보류 잇따라


정부가 물가 안정을 목표로 식품업계에 제품 가격 인상 자제를 촉구하면서 올 초부터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하거나 보류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6월 국제 밀 시세가 내렸다는 점을 들어 정부와 소비자단체가 압박 수위를 높이자 제조사들이 라면과 우유, 빵, 과자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낮추거나 인상률을 최소화했다. 12월부로 가격인상을 계획했던 식품업계는 정부의 물가안정 동참을 명목으로 줄줄이 철회를 결정했다.

CJ제일제당은 3월부터 가쓰오우동, 얼큰우동, 찹쌀떡국떡 등의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9.5% 인상할 예정이었지만 철회했다. 고추장 등 조미료와 장류 가격 인상 계획도 철회했다. 롯데웰푸드는 소시지 제품인 ‘빅팜’의 편의점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오뚜기 역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카레와 케첩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풀무원 또한 초코그래놀라 등 유음료 3종 가격을 올릴 계획이었지만 편의점에 인상 계획 철회를 통보했다. 편의점 업계도 인상하려던 PB우유 가격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한편에서는 “원자재뿐 아니라 생산에 필요한 제반 비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제품 가격만 통제하는 방식으로는 향후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라면·치킨·베이커리 등 ‘K-브랜드’ 지구촌 공략 가속


올해는 국내 브랜드가 해외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눈에 띄었다. 제너시스BBQ는 미국 미국과 캐나다, 독일 등 57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농심은 3분기 영업이익 5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삼양의 3분기 수출 기록은 20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는 적극적으로 매장 및 유통라인을 확장하며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미국 시장을 교두보로 K-치킨을 알리고 있다. 미국 내 BBQ 매장 수는 2019년 58개에서 2021년 101개를 돌파해 현재 26개주에서 250개까지 확대됐다.

라면의 경우 해외 시장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농심은 1971년 당시 국내 인기 제품이던 '소고기라면'을 미국 한인 시장에 선보인 뒤 '신라면'을 미국 시장에 들여왔다. 1984년 미국에 해외 법인을 설립, 현재는 미국 전 지역의 코스트코와 월마트에서 '신라면'을 찾아볼 수 있다. 삼양은 시장이 큰 중국과 미국에 주력하면서도 우선 미국 전 유통 채널에 입점하길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삼양 '불닭볶음면'은 현재 미국 주요 지역 내 월마트에서 유통되고 있다.


원유 기본 가격 L당 88원 올려…빵·커피 등에 도미노 파급


낙농진흥회는 낙농가의 생산비 상승을 반영해 10월1일부터 우유에 사용되는 원유 기본가격을 L당 88원(8.8%) 올렸다. 이로 인해 주요 기업 유제품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유업계는 인건비, 에너지 비용, 부자재 가격 상승 등 요인에 원료값 마저 오르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편의점의 경우 우유 한 팩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섰다.

서울우유는 10월부터 흰우유 '나100%' 200㎖ 편의점 가격을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인상했다. 남양유업도 10월부터 '맛있는우유GT' 가격을 올렸다. 매일유업도 우유, 가공유, 발효유, 치즈 등의 유제품 가격을 순차적으로 인상했다.

문제는 ‘밀크 플레이션’ 효과다. 우유가 주 원료로 사용되는 빵, 아이스크림, 커피, 치즈, 버터 등의 가격까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작년 하반기에도 원유값이 6~7%가량 오르자 아이스크림과 커피 가격이 단숨에 10% 안팎으로 오른 바 있다.

실제로 빙그레는 대표 가공우유 '바나나맛우유(240㎖)' 편의점 가격을 11월1일부로 기존 1700원에서 1800원으로 100원(5.9%) 인상했다. 흰우유 '굿모닝우유(900㎖)'와 '요플레 오리지널'도 각각 5.9%, 8.6% 가격이 올랐다. '투게더' 등 홈류 아이스크림 가격도 11월부터 편의점 기준 판매가격이 8.9% 인상됐다.


잠재력 큰 대체육 시장…캔햄·소시지 등 제품 다양화


식품업계가 대체육 사업규모 확장에 나섰다. 가치소비,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다. 주요 기업들은 올해 식물성 캔햄을 연달아 선보이며 경쟁에 나섰다.

지난 3월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 '마이플랜트'를 론칭하며 대체식품 시장에 본격 진출한 동원F&B는 8월 식물성 캔햄 ‘마이플랜트(MyPlant) 오리지널’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11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통해 국물요리, 캔햄, 너겟 등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신세계푸드는 2021년 7월 론칭한 대안육 '베러미트' 사업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콜드컷 슬라이스 햄·식물성 런천 캔햄·소시지 패티·프랑크 소시지·미트볼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풀무원은 대체육과 배양육(동물의 줄기세포를 활용해 제조한 고기) 분야를 회사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이를 위해 지난 4월 조직개편을 시행하는 등 힘을 싣고 있다.


애견 카페·라면·맥주 등 외식 업계 이업종으로 다각화


외식 프랜차이즈업계가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소비자 입맛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력 사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위기의식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제너시스BBQ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애견카페 피터펫을 준비 중이다. 푸라닭 치킨을 운영 중인 아이더스코리아는 버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본죽의 운영사 본아이에프는 라면 브랜드 멘지의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교촌치킨은 지난 6월 지난달 치마카세(치킨특수부위+오마카세)와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매장 교촌필방을 오픈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는 배경에는 빠르게 바뀌는 외식 트렌드에 대응하고 국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신규 브랜드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업계는 엔데믹을 맞아 매출을 회복하는 듯했으나 외식 경기가 또다시 악화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1분기 86.91에서 2분기 83.26으로 하락했다.


MZ세대 입맛 잡은 먹태깡·하이볼 등 시장 판도 흔들


올해 제과업계에서 단연 화제가 된 제품은 농심 ‘먹태깡’이다. 농심이 지난 6월 선보인 이 제품은 출시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 100만봉이 모두 팔렸고, 5개월여 만인 지난달 30일 기준 누적 판매량 1000만봉을 넘어섰다. 먹태깡이 시중에서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자 유통가에서 먹태나 노가리, 새우 등 해산물 맛 과자에 청양마요를 곁들인 비슷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됐다.

주류시장에서는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 열풍이 불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스카치, 버번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2만693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늘었다. 정부는 위스키와 소주 등 국산 증류주의 세 부담이 수입산보다 높은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제조자의 국내 유통 판매관리비 등을 차감해 세금을 정하는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의 주세법 시행령 및 주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관계부처 협의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연내 입법할 계획이다.


고물가 속 저렴한 PB 제품 돌풍…이커머스 업체도 가세


비교적 저렴한 유통업체들의 자체브랜드(PB) 제품에 소비자들의 소비가 몰리고 있다. 대형마트가 주도했던 PB가 가성비 소비 붐에 온라인으로 확산되는 등 인기를 끌면서 기존 제조업체들에 위협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프라인 업체 주도 PB 시장이 커지자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도 PB 경쟁에 참전하기 시작하면서 그 위협은 더 커졌다.

PB는 통상 중간 유통과정을 생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제조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유통업체 PB로 내놓은 경우가 많다. 일례로 최근 가격 인상이 컸던 우유의 경우 편의점의 흰 우유 PB 제품은 900㎖∼1ℓ 기준 가격이 2000원대 중반으로 3000원 안팎인 기성 제조브랜드 제품보다 20%가량 저렴해 일부 매장에서는 흰우유 PB 제품 판매량이 전월 동기 대비 40% 안팎으로 증가한 경우도 있었다.

제품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높아진 품질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대되며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자 유통업체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PB 제품군 강화에 나섰다.


‘로우·제로 푸드’ 트렌드…음료서 밀키트·간식 등으로 확산


음료업계에 퍼졌던 ‘로우 푸드(Low Food)’ ‘제로 푸드’ 트렌드가 이제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식품산업 전반에 헬시플레저와 저당 트렌드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으면서 브랜드 정체성을 저당, 제로칼로리로 확립한 ‘제로 식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저당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 원에 불과했으나 작년 3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밀키트, 음료, 간식 등 다양한 저당·저칼로리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작년 5월 설탕과 당류 제로를 표방하는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를 론칭했다. 동원홈푸드는 2020년 비비드키친을 론칭, 즐거운 식단관리를 위한 저칼로리·저당(Low Food) 소스 및 드레싱, 제로&저당 음료, 비건 제품 등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저당 설계 냉동볶음밥 제품인 '그레인보우'(GRAINBOW) 3종을 출시했고, hy는 저당 유산균 음료 '케어온 당밸런스'를 출시했다.


아스파탐 발암물질 분류 파장…식약처 “적정량은 무해” 진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난 7월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하면서 식품업계가 위해성 논란에 빠졌다.

'제로 슈거·제로 칼로리' 트렌드가 확산하는 가운데 전해진 이 같은 결정에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음료·과자 등에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일부 업체는 다른 감미료로 대체할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반면 아스파탐이 속한 2B군은 '인체나 동물실험에서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 자료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조절이 필요한 수준'을 나타내기 때문에 일일 섭취 허용량만 준수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아스파탐의 유해성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식약처는 "적정량을 섭취하면 무해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WHO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평가한 아스파탐 권고 섭취량에 도달하려면 체중 60㎏ 기준 성인이 250㎖ 제로콜라를 하루에 55캔 가까이 마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