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Jay Lee) / J&B Food Consulting 대표
요즘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식어가고 있고, 한국도 불경기로 힘들어 하고 있으며 식품 내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 유일하게 10년째 초장기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 진출은 시장 호황 뿐만 아니라 가장 큰 구매력을 지닌 시장이기 때문이다. 미국서 통하는 제품은 전 세계로 전파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다. 그러나 미국 진출은 결코 장미빛이 아니다.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듯이 우리는 미국 시장을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획은 미국 시장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1편에서는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인종별, 지역별, 연령별 분석을 하고, 2편에서는 제품 중심의 트렌드와 유통채널의 이해를 통해 미국 시장 준비를 위한 첫걸음이 되고자 한다.
인종/세대/지역별 시장의 이해
미국은 거대한 인구가 모여든 인종의 용광로이다. 2018년 현재 전 세계 민족들로 구성된 3억2천7백만의 인구가 살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 시장을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보고 접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미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장에 대한 이해를 우선한 뒤에 제품을 준비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인종별 구성 및 특색
미국 인종 구성은 현재 백인이 약 65%, 히스패닉이 16%, 흑인이 12%, 아시안이 5%, 나머지 인종이 2%로 추정하고 있으나 점점 인종의 다양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트럼트가 소외된 백인계층의 우려를 대변하는 것도 히스패닉과 아시안 인구의 급증세와 연관이 있다. 미국 인구통계국(US Census Bureau) 통계표가 보여주듯이 히스패닉과 아시안은 2050년이 되면 2010년 대비 2배나 증가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는 미국 주류 입맛이 백인에서 타인종의 이국적인 음식 문화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백인 65% 차지…동부·서부 식문화 개방적-중부 백인 보수적
여성·젊은 층 클린 라벨, 유기농, 비건 등 건강식품에 관심
◇백인
미국의 주류인 백인은 현재 약 65%를 차지하고 있으나, 2050년에는 46%까지 줄어든다. 미국 백인의 입맛은 보수적인 편이다. 특히, 나이든 계층일수록 먹거리에 대해 더욱 보수적이다. 지역적으로는 서부와 동부 대도시의 백인들이 좀 더 개방적이라 타인종 음식을 선호한다. 그러나 중부 시골의 백인들은 타인종 음식에 노출이 되지 않아 새로운 음식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젊은 백인층은 SNS등 미디어의 영향으로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 백인들은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 클린라벨(한국제품들은 2,3,4차 성분들로 구성되어 미국시장에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유기농제품, Non-GMO, Gluten Free, Vegan (채식주의자) 제품 등을 선호하는데, 특히 여성과 젊은 층이 건강식품에 큰 관심을 보인다.
◇히스패닉
히스패닉이란 중남미 출신의 이민자 및 미국 영토 확장 전의 토착 멕시칸들을 말한다. 히스패닉은 전체 인구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식품협회(PMA)에 의하면, 2060까지 약 85%의 인구성장세를 예측하고 있다. 히스패닉의 식품구매력도 2020년엔 약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2010년 대비 47% 성장한 수치다. 또한 1회 그로서리 스토어 방문시 타인종에 비해 식료품에 10불 이상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 히스패닉의 삶의 가치관은 오늘을 즐기는 인생이라 많은 노동자들은 일주일 열심히 일해서 주말에 파티하며 즐기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히스패닉도 현지에서 태어난 2,3세의 히스패닉과 중남미에서 바로 온 이민자들간에 약간의 문화 차이가 있다. 갓 이민 온 1세대 히스패닉은 아무래도 건강식보다는 달고 짜고 튀긴 음식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2,3세대의 히스패닉은 소득 수준이 높기 때문에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히스패닉 음식으로는 타코, 부리또 등이 대표적이며 옥수수나 콩을 베이스로 하고 고기류가 곁들인 음식들을 선호한다. 또한 한국인 입맛과 비슷한데, 짜고,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그들이 한국 라면 같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흑인
미국 내 약 12%인 4천만 명으로 추산되는 흑인은 대부분 소득이 낮은 계층들이 많다. 건강식보다는 고지방·고탄수화물의 정크푸드와 패스트푸드에 노출되어 있으며 후라이드 치킨을 좋아한다. 남부지방에는 프랑스, 스페인, 아프리카 등의 문화가 섞인 루이지애나 스타일의 음식이 인기인데, 여기에서 미국 내 타지역으로 퍼졌다. 흑인들은 낮은 소득과 타인종 음식에 대한 노출이 많치 않아 새로운 음식에 대해 보수적인 편이다.
◇아시안
아시안은 미국 전체 인구의 약 5%를 차지해 약 1천6백만 명 정도이다. 닐슨 리서치에 의하면 아시안 중에서는 중국인이 20%로 가장 많으며, 동남아(17%), 인도(17%), 필리핀(16%), 베트남 (9%), 한국 (9%), 일본 (6%)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인은 미국 센서스 공식 기준이 아닌 비공식 기록으론 대략 250만에서 300만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미국에 수출한다는 기업은 대게 미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식품이 거의 99%다. 하지만 최근 한인 마켓엔 중국, 베트남 등의 타인종 아시안들이 많아 찾아 한국 식품이 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파되고 있다.
히스패닉 16% 점유…짜고 매운맛 즐겨 한국 식품 맞는 편
아시안계 1600만 명…고추장 라면 김 발효음료 등 주목
아시안은 타인종보다 신선해산물을 평균 69% 더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신선농산물은 72%나 많다. 아시안은 주로 쌀문화, 국수 문화권이 공통적이며 해산물을 좋아한다. 또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 오가닉 제품들에 대한 구매가 타인종에 비해 52%나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아시안들의 소득수준이 타인종에 비해 높은 편이라 건강에 대한 각별한 신경이 구매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푸드에 대한 타인종의 관심도 많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이국적 음식에 대한 거부 반응이 덜하고, 유튜브나 SNS 등에서 맛집과 새로운 식품에 대한 시도가 자랑거리가 되기에 이들에게 아시안 음식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최근 미국 잡지에는 뜨고 있는 아시안 푸드가 소개되었다. 여기에는 스리라차를 비롯해 고추장, Sambal(칠리소스), Ghost Pepper, 곰부차, Poke Bowls, 라면, 김, 맛차, 발효음료 등이 대표적인 핫한 아이템들이다. 그 중에 한식은 K-POP 열풍을 타고 타인종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Korean 바베큐(BBQ) 레스토랑은 많은 젊은 타인종들로 붐비고 있다. LA 갈비, 순두부도 인기 메뉴다. 또한 불닭볶음면과 신라면은 매운 음식에 도전하는 유튜버들에게 인기있는 제품들이다.
연령별 분석
미국의 연령은 젊은 편이다. 출생률은 여성 한 명당 1.8명이다(한국 1.1명). 성인계층이 39%로 왕성한 소비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대이다.
미국 인구통계국에서 2060년 대에 예상한 인구분포율을 보면 흥미롭다. 연령별 분포도가 비슷하게 진행되어 가는데, 이것이 주는 의미는 이제는 미국도 출생율이 낮아지면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의료기술의 발달로 점점 더 오래 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2050년 경에 이르면 사람의 수명을 150살까지 보는 학자들도 있다. 시니어도 나이 기준으로 55세 이상이지만 앞으로는 시니어에 대한 나이 정의도 바뀔 것 같다. 그리고 시니어를 위한 제품들이 더욱 필요할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밀레니얼 세대 특별한 맛 선호…인플루언스 마케팅 효과
밀키트 등 간편식에 환경 친화적 제품 선호…온라인 쇼핑
◇밀레니얼 세대
연령계층 중에서 특히 눈여겨 보아야 할 대상은 밀레니얼 세대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 90년생을 말한다. 현재 약 8천3백만 명으로 추산되는 이 세대는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와는 다른 환경을 거쳐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고, 학자금 빚에 허덕이며, 오버 스펙으로 낮은 직종으로 일하는 젊은이가 많다. 부모와 같이 사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뛰어오르는 물가를 임금이 따라가지 못한다. 취업률이 한국보다는 나은 편이나 미국 젊은이들도 쉽지 않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들과 구매 스토리를 공유한다. 뭔가 특별하고 쿨한 것을 찾아내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다. 그리고 누군가가 좋다고 리뷰한 제품을 써보는 걸 즐긴다. 따라서 소셜미디어에 나온 제품에 대한 피드백은 신제품 개발과 제품 개선 아이디어로 쓰기에 적합하다. 또 영향력있는 유튜버들이 리뷰한 것을 더 믿기에 인플루언스 마케팅 (Influence Marketing)도 좋은 전략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새로운 브랜드를 사용해 보는 걸 좋아한다. 그렇치만 브랜드 충성도가 낮기 때문에 언제든 더 쿨한 브랜드, 고품질의 제품이 생기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 인기 속도도 빨라 대박이 나지만 금새 식어버릴 수도 있다. 또한 기성제품보다는 맞춤형(Customization)을 선호한다. 의류 및 신발도 직접 디자인한 제품이 유행이듯, 맛과 향도 직접 맞춤형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와 환경을 생각한다.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지는 제품과 회사를 더욱 선호하는 편이다. 그들은 기업들의 탐욕과 금융위기에 넌더리난 세대라 이 부분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는 편한 것을 좋아한다. 음식을 직접 해먹지 않고 다른 세대들보다 레스토랑에서 더 많이 먹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해먹더라도 밀키트 등 간편 조리식을 더욱 선호하며 온라인 쇼핑과 음식 딜리버리 서비스를 다른 연령대보다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분석
미국 인구 대부분은 서부, 남부, 동부 해안가 중심으로 인구밀도가 높다. 그 중에 10개 인구 상위 분포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California (Population: 39,747,267)
2. Texas (Population: 29,087,070)
3. Florida (Population: 21,646,155)
4. New York (Population: 19,491,339)
5. Pennsylvania (Population: 12,813,969)
6. Illinois (Population: 12,700,381)
7. Ohio (Population: 11,718,568)
8. Georgia (Population: 10,627,767)
9. North Carolina (Population: 10,497,741)
10. Michigan (Population: 10,020,472)
미국은 지역별 문화를 11개로 나눈다. 그러나 상세한 11개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 만약 시장 진출 이후에 지역적으로도 분석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리서치를 추천한다. 그러나 보통 큰 그림으로 보면 서부와 동부로 나눌 수 있는데, 서부는 개방적이며 동부는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 상위 4개 주는 다인종으로 구성된 주이며, 전 세계의 음식이 소개되고 소비되는 곳이라 타인종 음식에 더 개방적이다. 미국의 소비경향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다 차로 이동하는 거주 공간에 살고 있어 대량 구매가 가능한 식품스토어가 발달해 있다. 그래서 한국과 비교해 장보러 가는 횟수는 적은 대신에 회당 구매액은 한국보다 높다. 그러나 온라인 시장 서비스의 발달과 확대로 이제는 마켓가는 귀찮음을 덜어주고 있다.
소결론
미국을 하나의 큰 단위로 보고 진행하는 Mass Marketing은 비효율적이고 많은 경쟁자들과 싸워야 한다. 자기가 공략할 시장을 세분화(segmentation)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국은 세계의 축소판이다. 세계 인종이 다 모여 살고 있어 인종별로 공략을 할 수도 있고 연령별, 성별로도 공략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인종별 문화와 세대별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이해하고 내가 팔 물건을 결정해야 한다. 다음 편에는 제품 카테고리별 경향과 유통채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