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터널 지나나…가구 실질 식품 구매력 1.1% 점진적 회복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7.21 07:51
식품 소비 완만한 회복세…가구당 90만6000원
자녀 양육 40대 가구 115만2000원으로 5.7% 증가
2·4인 가구 5~5.1% 늘어 식품 지출 성장 주도
소득 1분위 지출액 6.7% 늘어…물가 상승 큰 부담
농촌경제연구원 1분기 보고서
지속되는 고물가 압박과 불황의 터널 속에서도 가구의 실질적인 식품 구매력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전체적인 식품 소비가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타는 가운데 소득 하위 20% 계층과 경제 활동의 허리인 40대 가구, 그리고 2인~4인 가구를 중심으로 식품비 지출 증가가 두드러지면서 가계 경제 주체별 장바구니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감지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구의 가공식품 지출 현황과 특징’ 보고서와 국가데이터처의 가계동향조사 원자료를 토대로 가구의 식품 소비 지출 변화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구당 월평균 명목 식품비 지출액은 90만6000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가계 통계에서 가장 고무적인 지표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식품비’의 개선이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명목 식품비를 실질 금액으로 환산하면 71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와 비교해도 1.6% 증가한 수준으로, 장기간 이어지던 물가 압박 속에서도 가구의 실질적인 먹거리 구매력이 서서히 회복 궤도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가구 특성별로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장바구니 양극화와 고물가 부담의 그늘이 동시에 포착된다. 소득 분위별 구분에서 소득 하위 20%인 ‘소득 1분위’ 가구의 올해 1분기 월평균 식품비 지출액은 48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급증했다.
이는 소득 2분위 가구의 증가율(5.1%)을 웃도는 것은 물론, 3~5분위 중산층 및 상위층 가구의 증가율(1.5~2.9%)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하면 소득 1분위의 식품비 지출액은 무려 50.8%나 상승해 나머지 소득 분위(28.8%~31.4%)의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가 올해 1분기 141만2000원을 지출해 절대적인 지출액은 가장 컸지만, 하위 소득 계층의 지출 성장률이 이처럼 가파른 것은 실질 구매력 회복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기초 먹거리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이 취약계층 가계에 더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부담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가구주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자녀 양육과 왕성한 경제 활동으로 식품 소비량이 많은 40대 가구가 시장을 견인했다. 가구주 연령 40대 가구의 월평균 식품비 지출액은 115만2000원으로 타 연령대 대비 지출 규모 자체가 가장 컸을 뿐만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에서도 5.7%를 기록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편 60대 이상 은퇴층 가구의 식품비 지출액 역시 74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4.8%라는 상대적으로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고령화에 따른 고령 가구의 먹거리 소비 비중 확대를 대변했다. 반면 가구주 연령 30대 이하 가구는 전년 대비 3.1%, 50대 가구는 1.1% 증가에 그쳤다.
가구원수별로는 4인 가구와 2인 가구가 식품 지출 성장을 주도했다. 올해 1분기 가구원수별 월평균 식품비 지출은 모든 가구 형태에서 증가한 가운데, 4인 가구(143만6000원)와 2인 가구(86만9000원)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1%, 5.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5인 이상 가구(+4.0%), 1인 가구(+3.9%), 3인 가구(+2.7%) 순으로 나타나, 다인 가구와 부부 중심 가구의 장바구니 지출이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가구주 연령 40대 가구와 2~4인 가구 등 가계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세대를 중심으로 명목 및 실질 식품비 지출이 고르게 성장하며 장바구니 소비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물가 상승 압박 속에서도 실질 식품 구매력이 점진적인 회복 궤도에 진입한 만큼, 향후 가구 특성별 소비 행태 다변화에 맞춘 식품 산업계의 대응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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