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제4회 식품안전과학 심포지엄] 지정학적 위기 속 K-푸드 생존 전략, ‘스마트 기술’과 ‘규제 조화’로 뚫는다

곡산 2026. 7. 23. 07:10

[제4회 식품안전과학 심포지엄] 지정학적 위기 속 K-푸드 생존 전략, ‘스마트 기술’과 ‘규제 조화’로 뚫는다

  •  이재현 기자·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7.20 07:50

“대외 변수 극복할 유일한 열쇠는 선제적 기술 대응과 안전 경영”
식약처, 신기술 규제 완화…인증원, 글로벌 HACCP으로 통관 간소화
AI로 위해요소 사전 차단…현업 맞춤형 스마트 안전관리 안착
‘글로벌 식품안전 패러다임 변화와 선제적 대응 전략’ 심포지엄
식품위생안전성학회 주최-오뚜기 식품안전과학硏 주관

기후변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신기술 확산 등 큰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는 식품산업에서 식품안전은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소비자 신뢰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급변하는 글로벌 식품안전 환경을 진단하고, 미래 위험요인에 대한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회장 하상도) 주최, 오뚜기 식품안전과학연구소 주관 14일 경기도 안양 소재 오뚜기중앙연구소에서 ‘글로벌 식품안전 패러다임 변화와 선제적 대응전략’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에서 연자들은 ‘글로벌 식품안전 규제 및 정책 동향’ ‘HACCP 국제 동등성 확보 방안’ ‘AI 기반 식품안전관리 사례’ 등 국내 식품산업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제4회 식품안전과학 심포지엄 전경.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주최, 오뚜기 식품안전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지난 14일 열린 제4회 식품안전과학 심포지엄에서 학계, 산업체,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개회사를 경청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K-푸드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스마트 기술’ 및 ‘규제 조화’ 선제 대응 전략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수출·국제 경쟁력 강화 위해 ‘글로벌 해썹’ 도입
‘패스트 트랙’ 등 통관 단계 간소화까지 추진

 한상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

한상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 (사진=식품음료신문)

국내 식품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가운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한국형 식품안전관리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상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은 ‘글로벌 HACCP의 미래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HACCP’ 제도의 도입 성과와 향후 글로벌 확산 전략을 선뵀다.

한 원장은 “국내 식품기업들은 내수 중심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수출 확대, 해외시장 진출, 글로벌 유통망 확보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의 글로벌 환경은 한국 식품산업에 기회와 위협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적 상황이며, 특히 중소 식품기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 대응력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가 바로 HACCP 제도”라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인증원은 국내 식품의 수출 활성화와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HACCP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이 제도는 의도적인 위해요소를 관리하기 위한 식품방어와 식품사기는 물론, 알레르기 유발 물질 관리, 식품안전문화 및 식품안전경영시스템 등을 모두 포괄하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식품안전관리 제도다.

인증원은 글로벌 HACCP의 국제적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식품안전협회(GFSI) 요구사항과의 정합성을 확보함으로써 국제 무대에서 동등성을 인정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나아가 아시아·태평양 식품규제기관장 협의체(아프라스·APFRAS) 회원국을 중심으로 국가 간 상호 인정을 추진 중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글로벌 식품안전관리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하에 한·중·일 협력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내 글로벌 HACCP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향후 ‘패스트트랙’ 등 통관 단계 간소화까지 이끌어내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 원장은 “식품안전 문화가 형성돼 있지 않으면 우리 식품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지적하며 “인증원은 글로벌 HACCP의 확산과 국제적인 위상 확보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해나갈 것이며, K-푸드 수출 증가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수입식품, AI 활용 선제적 사전 예방 체계 전환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한 식품 소비 환경 조성

 이재용 식품안전정보원장

이재용 식품안전정보원장 (사진=식품음료신문)

최근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확대로 인해 식품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해외직구 등 수입식품의 안전 확보가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대응해 정부가 기존 사후 조치 중심의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선제적 사전예방 체계로 패러다임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재용 식품안전정보원장은 △AI 기반 해외제조업소 등록서류 자동검토 시스템 △수입안전 전자심사24(SAFE-i24) △피지컬 AI 기술 도입 등 디지털 기반의 수입식품 안전관리 혁신 성과와 미래 비전을 선뵀다.

우선 해외제조업소 등록 단계에서는 국가별로 상이한 제조·판매증명서, 위생증명서 등 복잡한 서류를 AI가 자동으로 분석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 세계 12만 개 이상의 해외제조업소와 연간 12만 건 규모의 민원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서류 검토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처리 정확성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했다는 평가다. 공공기관 최초로 인공지능 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IEC 42001’ 인증을 획득해 신뢰성도 공고히 했다.

수입식품 검사 단계에 도입된 ‘수입안전 전자심사24(SAFE-i24)’의 성과도 눈부시다. 접수부터 수리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규칙 기반 심사체계를 통해 신속 통관을 실현했으며, 연간 약 304억 원 규모의 경제적 편익을 창출했다. 특히 수입식품 검사 데이터를 학습한 AI 위험예측모델을 적용해 부적합 가능성이 높은 식품을 정밀 선별함으로써 검사 정확도를 기존 사람 중심 방식 대비 약 2배 향상했다.

최근에는 제품 데이터 수집부터 표시검사, 결과 공유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영역으로 관리를 확대했다. 360도 자동 촬영 장비와 OCR, LLM 기반 표시검사 자동화 프로그램을 연계해 반입 차단 원료 성분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수입식품 표시검사 업무 시간을 약 94% 단축하는 한편, 휴먼 에러를 제거해 결과의 정확성을 확보했다.

이 원장은 “AI 기반 식품안전관리 체계는 행정 효율성 향상과 위해식품 조기 탐지, 신속 대응을 가능하게 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한 식품 소비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향후 민간 시험검사기관 및 유관기관으로 AI 운영 경험을 확산해 K-푸드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는 핵심 기반이 되도록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포배양식품 등 글로벌 규제 표준 수립 주도
식용 색소, 문제 없다면 장벽 낮춰 산업 활성화

 장문익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

장문익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 (사진=식품음료신문)

최근 글로벌 식품 산업이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와 규제 환경에 직면한 가운데 정부가 신기술 식품의 안전성 표준을 선도하고 국내 기업의 수출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 규제 혁신에 나섰다.

장문익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은 ‘식품산업 현장의 식품안전과 규제 대응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신식품 공급원 및 생산시스템(NFPS)에 대한 선제적 안전관리와 글로벌 수준의 규제 조화 방안을 공개했다.

장 과장은 “최근 식품산업은 푸드테크 기술의 발전, 기후변화, 글로벌 교역 확대 및 소비자 요구 변화에 따라 새로운 식품안전 이슈와 규제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며 “특히 세포배양식품, 정밀발효식품, 식물성 단백질 등 NFPS의 등장과 식품첨가물 및 잔류물질에 대한 국제 규제 강화는 국민 건강 보호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 확보와 국가 간 통상환경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식품기업의 원활한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규제적 측면에서 고민하고,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세포배양식품 분야에서는 신기술 소재의 특성을 고려한 안전성 평가체계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계, 소비자단체, 산업체,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나아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등 주요 국제기구와 손잡고 글로벌 규제 표준 수립을 위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식품첨가물 분야에서는 식용색소 관련 글로벌 규제 동향과 대응 방향, 정책 추진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특히 식용색소의 경우 미국 등 해외 주요국에서 이미 사용 중인 대체 색소류의 국내 허용을 추진하는 등 안전성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과도한 진입 장벽을 낮춰 산업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세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덴마크의 국내 매운맛 라면 판매금지 등 제외국 규제 현안을 신속하게 과학적으로 데이터에 근거한 위해평가 체계 수립을 통해 업계가 해결하기 힘든 국제 외교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장 과장은 “아직 현장을 많이 모르지만 산업체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AI 기술 활용한 스마트 식품 안전관리 증가
코딩 활용 실무자가 프로그램 제작 효율성 높여

 김진현 오뚜기 식품안전과학연구소장 

김진현 오뚜기 식품안전과학연구소장 (사진=식품음료신문)

지속 가능한 식품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식품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현업에 실질적으로 적용하는 혁신 사례가 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 수집과 반복 업무가 수반되는 식품안전관리 분야에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비용 부담을 낮추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다.

김진현 오뚜기 식품안전과학연구소장은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외부 IT 전문업체 의존 방식에서 벗어나, 실무자가 직접 AI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현하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기존 식품산업체의 안전관리는 국내외 식품안전정보와 분석데이터의 수집·정리·DB화 등 단순 반복 업무의 비중이 매우 높아 효율화가 끊임없이 요구돼 왔다. 그러나 외부 개발업체를 통한 시스템 구축은 높은 비용과 긴 개발 기간, 그리고 현업 실무자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

김 소장은 최근 급격히 발전한 AI 기술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도구가 됐다고 진단했다. 과거 전문 개발자의 전유물이었던 코딩 영역을 일반 실무자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개발자 간 소통의 한계를 보완하고 현업에 가장 최적화된 분석 도구를 실무자가 직접 신속하게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실제 오뚜기 식품안전과학연구소는 실무자가 직접 AI를 활용해 구축한 현업 맞춤형 프로그램을 업무 전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잔류농약 적부 판정 프로그램 △식품안전정보 자동 수집 프로그램 △지방산 데이터 정리 프로그램 등을 직접 기획해 실무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반복적인 수작업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여 예산 절감은 물론 업무 효율성을 대폭 향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사람이 처리하기 어려운 방대한 식품안전정보 데이터를 보다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식품안전정보 분석 AI’ 개발도 자체적으로 추진 중이다.

김 소장은 “자체 개발한 분석 시스템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서비스와 비교할 때 기능적 완성도나 확장성 측면에서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기술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내 보안 환경 내에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면서 업무 효율성과 현업 최적화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식품안전관리는 비효율을 최소화해 실무자가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식품산업체의 지속 가능한 안전성을 확보하는 강력한 전략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축    사 

 하상도 식품위생안전성학회 회장 “식품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

하상도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장 (사진=식품음료신문)

제4회 식품안전과학 심포지엄의 문을 연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하상도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정학적 갈등과 식품안전의 가치를 역설했다.

하 회장은 “글로벌 분쟁은 에너지 유가 상승과 물류 지연, 그리고 식품 원료 공급망의 극심한 불안을 야기한다”며 “특히 식품 원료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 회장은 특히 “공급 부족과 원가 상승으로 인해 대체 원료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검증되지 않거나 안전성이 미흡한 원료가 유입될 위험이 있다”고 꼬집으며,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식품안전이라는 인프라는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임을 분명히 했다. 

 황성만 오뚜기 대표 “최신 기술 동향, 방향성 제공 기대”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사진=식품음료신문)

이어 축사에 나선 주식회사 오뚜기 황성만 대표이사는 식품안전의 패러다임 전환과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기후 변화와 신기술 확산 등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제 식품안전은 단순히 법적 규제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섰다”며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경영 경쟁력”이라고 정의했다.

황 대표는 특히 “글로벌 식품안전 규제 동향 파악, 해썹(HACCP) 국제 동등성 확보,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선진 안전관리 기술 도입 등은 미래 시장 선점과 신뢰 구축을 위한 당면 과제”라며 “이번 심포지엄에서 다뤄질 AI 기반 안전관리 사례 등 최신 기술 동향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높이는 데 소중한 방향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4회 식품안전과학 심포지엄에서 하상도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장(앞줄 왼쪽에서 일곱번째),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을 비롯한 주요 발표자 및 관계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식품음료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