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전문 한식당 증가·주거 지역으로 확산

홍콩서 전문 한식당 증가·주거 지역으로 확산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11.0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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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경험자 늘어 주력 메뉴에 집중…브랜드 정체성 제고
주방 운영 효율성 높이고 재료·품질 관리 용이
수요 증가 부응 상업 지역서 외곽으로 확장
특색 있는 고급 베이커리 제품 관광객에 인기

홍콩 요식업 시장이 엔데믹 이후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한식당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으며, 고품질의 베이커리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시장 확장을 겨냥한 중국 본토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다.

코트라 홍콩무역관에 따르면, 2023년 홍콩 식당 전체 수입액은 미화 140억433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6.1%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44억 달러에 거의 육박한 수준이다. 또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홍콩의 식당 수는 2020년 1만5680개로 대폭 감소했으나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점차 회복되고 있으며 2028년에는 2023년 대비 4.4% 증가한 1만6766개에 이를 전망이다.

이처럼 홍콩 요식업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함에 따라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가 급증하고 있으며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뚜렷한 콘셉트와 소수의 한식 메뉴를 전문화한 한식당이 크게 늘고 있다.

홍콩 진출 초기 한식당들은 한식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고객들에게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며 폭넓은 고객층을 만족시키는 전략을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 한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한국 음식을 접해본 사람들이 늘면서 주력 메뉴에 집중하여 고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식당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전문화 전략은 주방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료 관리와 품질 관리를 용이하게 하여 효율적인 레스토랑 운영이 가능하게 하는 장점도 있다.

또한 한국의 현지 분위기를 느끼고자 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한국풍 인테리어를 도입하고 K-팝 음악을 틀며 한국인 직원들을 고용하여 한국 현지의 느낌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아울러 늘어나는 한식 수요에 발맞추어 홍콩섬 등 상업 지역에 집중되어 있던 한식당들이 최근에는 사틴, 군통 등 외곽과 가우룽 등 주거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편 K-콘텐츠를 통해 한식 문화를 접할 기회가 증가함에 따라 홍콩 내 한식당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최근 한 OTT에서 방영한 ‘흑백요리사’가 홍콩 내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셰프가 홍콩에서 운영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방영 이후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이 셰프를 찾는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2023년 6월~2024년 6월 홍콩 진출 주요 F&B 브랜드 (자료 : JLL)

한식당 열풍과 함께 고품질의 특색 있는 베이커리 제품이 관광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홍콩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베이커리는 필수 방문지로 자리 잡고 있다. SNS에서 인플루언서와 여행 유튜버들의 VLOG는 많은 관광객의 동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입소문을 탄 베이커리는 맛있는 빵집을 넘어 홍콩의 주요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건강한 베이커리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저당, 비건, 글루텐프리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전문 베이커리가 늘어나고 있다. 현지의 더 케이커리(The Cakery)는 유기농과 무설탕, 글루텐프리, 비건 등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 베이커리로 유명하며, 홍콩에 처음으로 오픈한 비건 베이커리 마야 베이크&바는 건강을 생각하는 현지 홍콩 소비자들에게 훌륭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 국경 간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중국 본토와 홍콩 간의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본토 요식업 브랜드의 홍콩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최근 홍콩 주민이 본토에 가서 소비하는 트렌드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홍콩 내 중국 본토 음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함께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 본토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및 투자 관리 업체 JLL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 홍콩에 진출한 외국계 요식업 브랜드 중 중국 본토 기업의 비중은 18%에 불과했으나 2024년 상반기에는 33%로 증가했다. 일본 기업은 전년 대비 변동이 없었으며(30%), 한국 식당은 전년 대비 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