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10.11 15:12
9월부터 의사 진단 건강 정보 소비자청에 보고
GMP 기준 도입…표시 문자 테두리로 강조
국내 수출 기업 제조·품질 관리 사전 대비 필요
지난 3월 고바야시제약의 홍국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일본 정부가 9월부터 기능성표시식품으로 인한 건강 피해 보고를 의무화하는 등 앞으로 안전성 기준을 더욱 엄격히 적용할 예정이어서 우리 기업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코트라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 일본에서는 고바야시제약의 홍국 원료가 포함된 보충제를 섭취한 소비자가 사망하는 등 극심한 피해 사례가 발생했으며, 조사된 입원자 수는 484명 이상, 상담 건수는 9만4000건에 이르렀다. 또한 같은 원료를 수입한 대만에서도 급성 신부전 등 건강 피해가 보고돼 이 문제는 국외로도 불거졌다. 이에 조사에 나선 일본 당국은 해당 회사의 제품 제조와 품질 관리에 있어 ‘공정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판단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고 기능성표시식품 제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가공식품의 제조 및 품질 관리의 필요성 등에 대한 논의를 계속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능성표시식품에 대한 ‘식품 표시 기준’ 일부를 개정했다.
첫 단계로 일본 소비자청은 9월 1일부터 기능성표시식품으로 인한 건강 피해 보고를 의무화했다. 1일 개정된 식품 표시 기준에서는 기능성 표시 식품을 제조·판매하는 사업자는 의사가 진단한 건강 피해 정보에 대해서 ‘인과 관계가 불명한 단계에서도’ 신속하게 도도부현 지사나 소비자청에 보고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제조 공정에 있어서는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의약품에 도입되고 있는 GMP 기준에 따른 제조나 관리를 2026년 9월부터 의무화한다. 또한 특정 보건용 식품과 의약품과의 차이를 알기 쉽게 하도록 패키지 상부에 ‘기능성표시식품’의 문자를 테두리로 강조하는 방안을 도입하고, 새로운 성분이 포함된 제품에 대한 신고는 판매 120일 이전으로 하는 신고 기한의 변경 등도 2026년 9월부터 실시한다.
이에 대해 무역관은 고바야시제약 사태로 기능성 표시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기능성뿐만 아니라 제조 및 품질 관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므로 일본 진출을 원하는 우리 기업은 안전성 확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현지 수입상도 무역관을 통해 “이번 개정에 수입 원료에 대한 기준은 별도로 마련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이런 배경에서 해외 제품의 수입 시 안전성 문제에 더욱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식품산업의 활성화를 꾀하고, 중소기업의 진입을 늘리기 위해 2015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기능성표시식품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도입 첫해인 2015년에는 307건이 신고됐으며, 7년 후인 2022년에는 신고 수가 첫해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지경제에 따르면 2023년 시장은 전년 대비 19.3% 증가한 6865억 엔으로 전망되며, 특히 최근 기능성표시식품으로 리뉴얼한 '메이지 프로비오 요구르트 LG21'의 호조가 시장 확대를 견인한 바 있다. 2024년과 2025년 예측치 역시 7000억 엔을 상회하는 규모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지 기업의 발표에서도 ‘기능성표시식품’ 인증을 취득해 표기한 경우에 제품 판매 실적이 더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리스화장품은 종래부터 판매하고 있던 건강식품인 ‘EPA&DHA’와 ‘글루코사민&칼슘’을 기능성식품으로 리뉴얼해 2022년 재출시했다. 리뉴얼 이후에 각 제품의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130% 이상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업은 기능을 알기 쉽게 분명히 전달할 수 있게 된 점과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겹친 것을 판매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로 인해 건강보조제뿐만 아니라 일반 가공식품에서도 기능성표시식품으로 리뉴얼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어 앞으로도 기능성표시 식품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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