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4.10.07 12:48
‘신라면 더 레드’ 이어 틈새라면·장인라면 선봬
‘쉐푸드 불만두’에 열불날만두, 극강의 매운맛
‘동원 불참치’도 가세…3880SHU로 2배 강해
불황엔 ‘매운맛’이 통하는 걸까?
매운맛 트렌드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 사이에서 ‘맵도르핀(매운맛+엔도르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매우면 무조건 잘 팔린다’는 속설이 나올 정도다.
젊은 층 사이에선 매운 음식 먹기가 놀이 문화가 됐다. 소위 ‘맵부심(매운맛+자부심)’ 트렌드인데, 이들은 SNS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고 이를 본 다른 이용자도 매운맛을 찾으며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작년 숏폼인 틱톡에서 ‘매운맛 챌린지’ 영상은 조회 수 1억7600만 건을 넘겼고, SNS에서는 ‘매운맛 챌린지’ 관련 게시물이 약 300만 건을 넘겼다.
이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매운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인 스코빌 지수다. 매운맛의 수치가 도전 의식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농심이 작년 8월 한정판으로 출시한 ‘신라면 더 레드’는 출시 80일 만에 1500만 봉이 팔렸다. 작년 농심이 출시한 라면 신제품 중 가장 우수한 성적표다.
‘신라면 더 레드’는 매운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인 스코빌 지수가 7500SHU로, 기존 신라면보다 약 2배 매운 제품이다. 이 제품은 올해 정식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농심은 최근 기존에 선보였던 비빔면 ‘배홍동쫄쫄면’ 보다 3배 더 매운 ‘배홍동쫄쫄면 챌린지 에디션’도 한정 출시했다.
팔도는 지난 2022년 한정판 틈새라면 시리즈인 ‘틈새라면 극한체험’을 선보였다. 출시 당시 1만5000SHU라는 점이 화제가 되며 ‘틈새라면 극한체험’을 소재로 한 유튜버들의 챌린지 영상이 이어졌다. SNS에도 500개가 넘는 관련 해시태그가 올라오며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한정 물량인 30만 개가 완판됐고, 이후 추가 생산한 30만 개도 조기 소진됐다. 최근에는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와 협업해 ‘틈새 시리즈’ 한정 메뉴인 ‘틈새 모짜렐라 스팸 계란 마리’ ‘틈새 까르보나라 파스타 떡볶이’를 출시하는 등 매운맛 제품 다양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림도 압도적인 매운맛을 자랑하는 ‘더미식(The미식) 매움주의 장인라면’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내놓았다.
‘부트졸로키아’ ‘하바네로’ ‘청양고추’ ‘베트남고추’ 4가지 고추 본연의 매운맛을 조합한 기존 양념장에 ‘부트졸로키아’와 ‘하바네로’의 양을 늘리고, 구운 편마늘과 페페론치노, 베트남고추를 원물 그대로 건더기로 담아 매운맛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스코빌 지수는 1만2000SHU에 이른다.
하림 관계자는 “기본적인 매운맛을 찾는 것에 집중했고, 1년여 연구개발 및 소비자 시식 테스트 끝에 깔끔하고 개운한 매운맛을 찾았다”고 말했다.
하림은 최근 베트남 고추와 하바네로의 화끈한 매운맛과 화유의 불맛을 살린 ‘용가리 불 볶음면’을 내놓고 매운맛 열풍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웰푸드는 극강의 매운맛 ‘쉐푸드 크레이지 불만두’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천지방의 고추로 매운맛을 냈고, 스코빌 지수도 2만3000SHU에 달한다. 해태제과 역시 ‘열불날 만두하지’ 신제품을 선보였다. 역대 고향만두 중 매운 강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동원F&B는 42년 동원참치 역대 가장 매운 ‘동원 불참치’를 출시했다. 참치 살코기에 베트남 고추와 특제 불소스를 넣은 제품이다. 스코빌 지수 약 3886SHU로, 기존 고추참치(1935SHU)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동원F&B는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적극 수출하며 대표 K-푸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은 유독 매운맛에 열광한다. 1인당 한 해 고추 소비량은 약 4kg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갈수록 불황이 더해지자 매운맛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소비자들도 점점 늘고 있다. 앞으로도 맵고 자극적인 맛의 제품 출시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유튜브 등 먹방 첼린지를 통해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모습이 확산되면서 매운맛에 대한 일종의 챌린지 문화가 형성됐다. 앞으로도 극단적인 맛을 찾는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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