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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식품 프린팅’ 시장, 맞춤형·지속 가능성 확산에 빠른 성장

곡산 2024. 5. 6. 19:49
‘3D 식품 프린팅’ 시장, 맞춤형·지속 가능성 확산에 빠른 성장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5.03 12:55

미국 시장 연간 7.2% 성장…2032년 3억 불 예상
대체식품 대량 생산 장점에 식량안보 이슈도 대응 가능
압출 적층·레이저 소결 등 다양한 분사 방식 연구 활발
기업 등 투자 집중 가까운 미래에 수익모델 창출·상용화
한국 프린터 부품, 대미 수출 급증…안전 규정 대비해야
 

푸드테크 핵심 기술 분야 중 하나인 3D 식품 프린팅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맞춤형 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산 방법에 대한 요구, 참신하고 혁신적인 식품 경험에 대한 관심 증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글로벌 프린팅 시장의 41%를 차지하는 북미의 중심인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코트라 시카고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3D 식품 프린팅 시장 규모는 2022년 1억5천만 달러 규모를 기록한 이후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7.2%씩 성장해 2032년에는 규모가 3억4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향후 약 10년 이상 꾸준한 성장할 전망이다.

 

3D 프린팅 산업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는 개인 맞춤형 식단이 손꼽힌다.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 속에서 전통적인 식품 제조 및 저장 방식은 소비자의 증가하는 맞춤형 식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비대면 주문 등 푸드테크의 초창기 형태였다.

 

이후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식품 생산 방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수요를 뒷받침할 기술 개발로 인해 3D 프린팅 산업의 성장이 촉진되게 됐다. 특히 코로나와 친환경 식품, 인구 구조 변화는 3D 프린팅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컨설팅사 PwC는 진단하고 있다.

 

자료: Precedence Research
 

▨ 3D 식품 프린팅 시장 성장 요인은?

◇코로나가 불러온 푸드테크 활성화

팬데믹은 전염 예방을 위한 비대면 서비스 수요를 증가시켰고, 물류난을 통해 식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게 해 식량난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증대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3D 식품 프린팅은 요리사와 접촉 없이 제작되기에 위생과 맞춤형 식품 제공의 측면에서 소비자 요구를 충족했다. 또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식량안보 이슈 대응도 가능케 했다.

 

◇친환경과의 결합

미국은 1인당 연간 약 90㎏의 육류를 소비하는 최대 육류 소비 국가이다. 그러나 동물 사육 과정에서 배출되는 대량의 온실가스에 대한 우려로 대체육, 식물성 유제품 등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3D 프린팅은 식감과 영양성분을 재현한 소고기와 생선을 생산해 이와 같은 채식주의 식습관에 대한 관심과 ‘비거니즘 트렌드’를 충족시켰다.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해결책

전 세계적인 인구 증가와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도 하나의 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난 우려의 해결책으로 3D 프린팅과 AI 기술을 접목해 제조된 대체 단백질 식품이 제시됐다.

 

또한 고령화로 인한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령층의 영양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3D 프린팅을 활용하면 식품 성분까지 맞춤 제작할 수 있고, 개인 식단도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3D 식품 프린팅 시장은 3D 시스템즈 등 일부 주요 기업이 선도하고 있다. 특히 시장 특성상 업체 단독으로 제품을 개발하지 않고 NASA 등 현지 기관이나 타 식품 분야의 기업들과 협업하며 제품을 개발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핵심 기술인 노즐 분산 방식 연구 지속

3D 식품 프린팅은 분말이나 액체 형태의 식재료를 층층이 쌓아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제작자가 디지털화된 3D 디자인을 계획하고, 이를 토대로 식품 구성 비율과 영양학적 데이터에 맞는 식재료를 구성한다. 기존의 조리 방식인 가열의 형태가 아닌 프린터 출력을 통해 음식이 제조되기에 새로운 질감과 형태를 경험할 수 있다.

 

현재는 식재료를 노즐에서 뿜어내는 기술이 상업화될 정도로 충분히 고도화되지 않아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 기업, 연구기관 등의 투자가 집중되는 분야인 만큼 가까운 미래에 구체적인 수익모델 창출 및 상용화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3D 식품 프린팅 기술은 원재료를 추출해 노즐에서 분산하는 방식에 따라 4가지로 구분한다.

먼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압출적층조형(FDM)은 식재료를 녹여 한 층씩 쌓아가는 방식으로, 기계에서 프린팅 즉시 0.5초 내로 굳어버려 형상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염료분사인쇄(CJP)는 프린트 헤드에서 단일분사 방식으로 식재료를 배열하는 데 쿠키나 케이크 등을 만드는데 유용하다. 선택적 레이저 소결(SLS)은 분말 형태의 원료를 얇게 적층하고 그 위에 레이저를 분사해 굳혀가는 방식으로 녹는 점이 낮은 재료에만 활용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파우더 베드 바인더 분사 방식도 사용하는데, 가루 또는 고체 상태의 식재료를 활용해 고체 상태인 얇은 층에 분말을 뿌려 층끼리 접착시키는 방식이다.

 

한편, 식품을 포함한 미국의 전체 산업용 3D 프린터 제조업은 2019년부터 지난 5년간 연평균 14.6% 성장하는 등 산업의 첨단화로 인해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성장 속에 한국의 대미 3D 프린터 부품 수출액은 2022년 8만 달러에서 2023년 하반기에는 8631% 증가한 55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무역관은 국내 기업이 미국 3D 식품 프린팅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완제품 납품보다는 프린터에 들어가는 부품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내 3D 식품 프린팅 관련 재료 및 제품의 품질에 대한 안전 규정이 엄격하기에 이에 대한 사전 대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경우 FDA 규정 CFR 21, FDA 식품 법규에 따라 프린팅된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프린터 내 유해물질의 이동이 금지돼야 하고 △안전하고 내구성이 있으며 반복적인 세척을 견딜 수 있어야 하며 △파쇄, 긁힘, 분해에 대한 저항성 검사 통과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3D 식품 프린팅 발전을 위한 향후 연구 분야] 

영양 등 고려한 소재 발굴에 가공 적성 최적화 
신체 상태에 맞는 맞춤형 식품 디자인 역량 필요 
풍미 살린 배양육·전투식량·우주식품에도 활용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BT 분야 동향을 소개하기 위해 발간하는 BioINpro 최근호에 ‘3D 식품 프린팅 기술’에 관한 한국식품연구원 김범근 책임연구원의 글이 실렸다. 여기에서 김 연구원은 앞으로 ‘3D 식품 프린팅’ 분야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3D 프린팅용 소재 발굴과 함께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식품을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투식량과 우주식품, 대체식품 분야에도 3D 식품 프린팅 기술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3D 프린팅용 소재 발굴

3D 프린팅이 가능한 식품원료의 선정 및 원료특성 정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소재가 한정적일 경우 그 활용 범위에도 제한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소재 발굴은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3D 식품 프린팅의 토출·적층 안정성 극대화를 위해 검류 등의 고분자들이 많이 활용되나 영양을 고려한 대체 원료 발굴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곤충의 경우 미네랄, 단백질 함량이 식육이나 식물에 비해 높으며, 특히 소화능도 식육 단백질에 비해 우수하기 때문에 동물 단백질을 곤충 단백질로 대체하는 연구와 함께 이를 3D 식품 프린팅 분야로 접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곤충과 함께 3D 식품 프린팅 원료로 활용될 수 있는 광범위한 원료 발굴 및 가공적성 최적화 연구가 필요하다.

 

◇수요자 중심의 개인맞춤형 식품 설계

3D 식품 프린팅 기술은 식품 산업에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요즘과 같이 대량생산으로 똑같은 식품을 쏟아내는 시대에서 해당 기술은 개인맞춤형 식품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식품의 맛과 외형뿐만 아니라 물성, 영양학적 요구와 신체 능력에 부흥하는 궁극적인 의미의 맞춤형 식품을 디자인할 수 있는 연구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양산되고 있는 보충제나 기능성 식품들이 가지고 있는 제한적인 요소들을 개선함으로써 수요자 개개인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음식을 씹거나 삼키기 어려운 섭식장애 환자나 영유아 및 고령층을 위한 영양식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전투식량

군인들의 전투식량 보급에도 3D 프린팅 기술이 활용할 수 있다. 단순 3D 식품 프린팅 기술뿐 아니라 병사들의 전투복에 생리학적 또는 영양적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부착한 후 데이터를 베이스캠프로 전송하여 이를 기반으로 식품을 출력하는 등 일련의 공정 개선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

 

보급로 차단 시의 원활한 대응과 식량 운송비 절감, 각 병사의 취향별 식품 선택권 부여, 음식쓰레기 발생량 저하, 전투식량의 유통기한 연장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주식품

현재까지 우주에서 3D 프린팅 기술이라고 하면 발사체, 현지 부품 등을 연상케 하였으나, 우주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것을 고려하면 식량 생산에 대한 필요성도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미국 시스템즈 앤 매테리얼 리서치 코퍼레이션(SMRC)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지원을 받아 우주식품용 3D 프린터를 개발한 바 있다.

 

가까운 시기에 상용화가 쉽지 않을 수 있으나 오랜 기간 저장성 향상을 위한 분말 소재 개발 및 하드웨어 구축 등은 장기간 운행되는 우주선 내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3D 프린팅의 장점은 음식물 찌꺼기가 남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는 정밀한 장비로 가득한 우주선 내에 필수적 요소가 될 수 있다.

 

◇대체식품(배양육)

대체식품은 기존 육류 생산에 비해 지속가능하고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적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되어 왔다. 그 결과 국내에서도 신규단백질 원료 발굴 및 다양한 가공 기술을 이용하여 상당한 품질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실제 식육과의 식감‧풍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 고기와 유사한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인공 지방‧혈액‧단백질의 3가지 성분을 3D 프린팅에 활용한 배양육 생산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