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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음식, 세계인 입맛 잡을 ‘차세대 K-푸드’

곡산 2024. 3. 21. 07:23
길거리 음식, 세계인 입맛 잡을 ‘차세대 K-푸드’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4.03.20 07:53

외국인엔 별미…만두·핫도그 등 수출액 5000만 불로 몇 년 새 껑충
CJ 김밥 등 6개 전략 품목 선정…세계화에 앞장
대상 ‘오푸드’ 식사·디저트 선봬…떡볶이 매출 급증
풀무원 호떡·꽈배기 수출 날개…‘K-간식’ 라인업 확장
아워홈, 로제 등 컵 떡볶이 제품 국내외 동시 공략
 

식품업계가 떡볶이, 김밥, 핫도그 등 ‘길거리음식’에 주목하고 있다. ‘K-스트리트 푸드(K-Street Food)’ 카테고리를 신규 창출해 세계 속 각광을 받는 K-푸드의 차세대 주자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만두, 핫도그 등 냉동식품의 수출 규모는 2022년 4883만 달러로 집계됐다. 2017년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상승한 것. 특히 핫도그는 2022년 1270만 달러를 수출하며 전년 대비 162.7%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떡볶이·핫도그·김밥·김말이·붕어빵·호떡 6개 제품을 K-스트리트푸드의 전략 품목으로 선정하고 ‘비비고(bibigo)’ 브랜드로 차세대 K-푸드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8월 국내 첫선을 보인 ‘비비고 붕어빵’ 3종(단팥·슈크림·초당옥수수)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 3개월간 평균 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뒤이어 출시한 비비고 쌀떡볶이와 튀김 2종(김말이·오징어튀김)도 출시 3개월만에 매출 10억 원을 돌파했다.

 

해외에서도 성과를 높이고 있다. 첫 주자로 내세운 상온떡볶이는 현재 미국, 호주, 베트남, 싱가포르 등 총 27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현지 에스닉 마켓(Ethnic market)과 온라인몰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일본에 선보인 비비고 냉동김밥 3종(햄야채·불고기·김치치즈)은 일본 대형마트 1위 업체 ‘이온(AEON)’ 등 현지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 약 2000개 점포에 입점했으며, 현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K-스트리트푸드 육성을 더욱 가속화한다. 국내에서만 연 매출 약 350억 원을 올리고,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떡볶이, 붕어빵, 냉동김밥을 중심으로 K-스트리트푸드의 세계화를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김숙진 CJ제일제당 비비고 브랜드 그룹장은 “글로벌 MZ세대를 중심으로 K-스트리트푸드가 큰 호응을 얻으며 매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차별화된 맛 품질의 제품들로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 한국 식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식품 업계가 떡볶이, 김밥, 핫도그 등 ‘길거리음식’ 들을 K-푸드의 차세대 주자로 육성한다. (사진=각 사)
 

풀무원 역시 작년부터 K-스트리트푸드 사업을 원년으로 삼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업 볼륨을 키워가고 있다. 우선 냉동 디저트·베이커리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호떡과 꽈배기를 출시했다. 호떡은 국내보다 미국과 일본에 먼저 선보였으며, 꽈배기도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온 보관으로 편의성을 높인 떡볶이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작년 5월 기준 미국, 일본, 베트남 3개 국가에서 풀무원의 냉동 스낵류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풀무원식품 냉동간식 담당자는 “인기 제품인 핫도그, 치즈볼과 함께 새로운 프리미엄 냉동 간식으로 ‘K-간식’ 제품 라인업을 국내외로 다양하게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도 글로벌 식품 브랜드 오푸드(O’food)를 통해 ‘코리안 스트리트푸드(Korean Street Food)’ 라인을 론칭하고, K-푸드 외연 확장에 나섰다.

 

대상 오푸드 떡볶이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4.7배 증가하며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Kroger)와 아마존에 입점하는 등 판로 또한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특히 아마존에서는 오푸드 HMR 떡볶이 제품이 떡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베스트 초이스’에 선정되면서 높은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떡볶이를 통해 글로벌시장에서의 K-분식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대상은 ‘코리안 스트리트 푸드’ 라인을 통해 K-푸드 영토 확장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코리안 스트리트 푸드’는 간편 식사류와 디저트류의 두 가지 카테고리로 선보인다. 식사류는 기존에 판매 중인 만두, 떡볶이, 김말이, 어묵바에 더해 김밥, 핫도그, 전 등 신규 3개 품목을 늘린 7개 품목(총 20종)으로, 디저트류는 기존 판매되는 호떡, 붕어빵, 호두과자에 이어 신제품 곡물스낵까지 4개 품목(총 8종)으로 운영된다.

 

대상㈜은 ‘코리안 스트리트 푸드’ 라인 11개 품목을 앞세워 북미, 유럽 등 주요 서구권 시장을 중심으로 K-푸드의 외연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현지 에스닉 마켓과 온라인 채널 입점을 시작으로 향후 메인스트림 채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가장 힘을 쏟고 있는 품목은 미국에 ‘K-김밥 대란’을 몰고 왔던 김밥이다. 현지 소비자의 선호도를 고려해 야채, 매콤어묵, 잡채 등 3종으로 출시하며, 밥 양은 줄이고 속재료를 든든히 넣어 아삭한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떡볶이 또한 기존에 판매 중인 뇨끼 떡볶이 외에 현지 입맛을 고려해 다양한 맛과 형태로 선보인다. 가운데가 비어 소스가 잘 배어드는 팬네(Penne) 파스타에서 착안한 ‘국물 구멍 떡볶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광장시장의 두꺼운 스타일의 ‘왕가래떡 국물 떡볶이’ 2종이다.

 

이경애 대상 식품글로벌BU장은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분식의 인기와 글로벌 고객 수요를 적극 반영해 ‘코리안 스트리트 푸드’ 라인 론칭과 함께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인들의 입맛과 니즈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해 글로벌 K-푸드 시장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워홈은 컵 떡볶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MZ세대와 글로벌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컵 떡볶이 제품(오리지널, 로제)을 앞세워 국내외를 동시 공략한다는 것.

 

이재화 아워홈 HMR사업부장은 “K-떡볶이가 전 세계 대표 간편식 메뉴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이번 신제품은 옛 추억의 맛과 비주얼은 살리면서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구성한 만큼 남녀노소 즐기기 좋은 대표 K간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옛추억이 묻어있는 떡볶이, 핫도그 등 길거리음식이 K-스트리트푸드로 재탄생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 MZ세대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며 “특히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가 확산됨에 따라 화면 속 즐기는 K-스트리트푸드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품목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식품업계의 K-스트리트푸드 육성은 올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