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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R 성장률, 맛집 레시피로 HMR 추월

곡산 2024. 3. 21. 07:21
RMR 성장률, 맛집 레시피로 HMR 추월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3.19 07:58

‘외식의 내식화’ 트렌드서 3년간 3배 신장…내년엔 5260억 예상
홈플러스, 120여 종 판매…‘채선당 샤브샤브’ 380% 증가
이마트, 피코크 PB로 시장 개척…맛집 협업 선구자
편의점도 가세…2030 소비자 구매 비율 15%p 높아
 

편의점, 마트, 온라인몰 등 유통업체들이 올해 유명 외식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RMR이 포함된 각종 밀키트, 디저트 등을 내놓으며 내식족 입맛 잡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불황과 물가상승의 영향으로 '외식의 내식화'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RMR(레스토랑 간편식, Restaurant Meal Replacement) 제품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것.

편의점, 마트, 온라인몰 등 유통업체들이 올해 유명 외식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RMR이 포함된 각종 밀키트, 디저트 등을 내놓으며 내식족 입맛 잡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각 사)
 

밀키트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유명 식당의 간편식을 집에서 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이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RMR 시장은 지난 2019년에는 1017억, 2022년 3766억 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고, 2025년 예상 시장 규모는 526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홈플러스는 1000여 종의 밀키트와 냉장·냉동 간편식을 총망라한 특화매장 ‘다이닝 스트리트’를 통해 유명 맛집과 협업한 120여 개의 RMR 상품을 판매 중이다. 특히 올해 지난달 기준 ‘냉동·냉장 RMR’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176% 신장하며 RMR의 인기를 입증했다.

 

대표적인 인기 제품으로 작년 2월 출시한 ‘채선당 샤브샤브(845g)’는 지난달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80% 신장하며 홈플러스 대표 RMR로 등극했다. 또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내 중식 레스토랑인 ‘남풍’의 요리를 재현한 ‘파라다이스 호텔 남풍 칠리새우(350g)’와 투다리의 두 가지 대표 메뉴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투다리 김치오뎅전골(653g)’도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홈플러스는 올해도 놀부 부대찌개 등 유명 외식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RMR이 포함된 각종 밀키트들과 함께 성수동 아이스크림 맛집 뵈르뵈르 등 유명 디저트 카페들의 메뉴 등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일찌감치 RMR 시장을 개척했다. 이마트 자체브랜드(PB) ‘피코크’는 2013년 업계 최초로 맛집과 협업하며 간편식 시장을 넓혔다. 순희네빈대떡, 초마, 진진 등 노포부터 미슐랭 레스토랑까지 아우르며 레스토랑 간편식의 광폭 행보를 펼쳤다. 피코크가 PB RMR의 평균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마트 관계자는 “RMR 상품은 현재 10여 종의 브랜드가 있는데 작년 약 7%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편의점들도 RMR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편의점의 RMR 제품들은 직접 조리 과정이 필요한 밀키트보다 도시락 등 더 섭취하기 용이한 간편식으로 선보여 2030세대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에 타깃을 맞추고 있다. 실제 한 편의점 업체의 RMR 제품 매출의 연령별 구성비를 보면 일반 간편식 상품에 비해 RMR은 20~30대 매출 비중이 약 15%p 이상 높다.

 

세븐일레븐은 작년부터 제주 맛집 ‘숙성도’, 을지로 맛집 ‘촙촙’과 ‘화육계’, 63빌딩 고급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 ‘백리향’ 등 전국의 다양한 맛집들과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왕성하게 선보인 바 있다. 지난 1년간 출시한 RMR 상품만 30여종에 이르고, 각 식품군 카테고리내 RMR 상품의 매출 구성비는 냉장밥의 50%, 육가공 안주와 냉동면 매출은 각각 40%를 RMR 제품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스타셰프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RMR 제품 강화에 나섰다. 최근에는 일식 분야의 스타셰프 정호영과 함께 레스토랑 ‘카덴’의 우동과 초밥 RMR 제품을 선보였다. 또 RMR을 디저트 카테고리까지 확대해 국내에서 ‘크림의 달인’으로 잘 알려진 임훈 셰프의 크림빵 브랜드 ‘푸하하 크림빵’ 제품을 전국 점포에 도입한 바 있다.

 

이외에도 편의점 CU는 유명 냉동삼겹살 맛집 ‘후추네’, 원조 부대찌개 맛집 ‘오뎅식당’과 협업한 RMR 상품을 선보였고, GS25에서는 용산구 유명 베트남 음식점 효뜨의 ‘효뜨소고기쌀국수’와 신사동 유명 이자카와와 협업한 ‘이치에멘치카츠버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RMR 제품은 유명 맛집 레시피가 반영된 시그니처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장점에 일반 HMR다 더 높은 매출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기존 HMR 상품은 편리함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RMR은 편리함을 넘어 맛집 레시피가 더해지면서 더 높은 수준의 품질을 기대하는 고객층이 늘고 있다. 향후 RMR 시장은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품질을 구현해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