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3.06.07 07:51
글로벌 트렌드&테크 컨퍼런스 조인앤조인 진해수 대표 주장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성 식품을 대체하는 대체식품은 소비자들에게 곧잘 ‘건강함’으로 소구된다.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동물성 원료보다 건강하다고 무조건 생각할 수 있을까. 만약 건강하지 않다면, 기존 식품보다 비싸고 맛도 떨어지는 대체식품을 소비할 이유가 있을까?
대체식품도 환경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목적에 더해 식품시장에서 소비자가 구매 동기를 가질만한 맛과 품질을 지녀야 하며, 이를 통해 얻은 지속가능성 성과는 명확한 수치로 평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의 글로벌 푸드 트렌드&테크 컨퍼런스에서 조인앤조인 진해수 대표는 ‘대체식품의 한국 소비 트렌드와 아시아 마켓 현황’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대체식품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성의 방식’으로 생산하는 식품을 대체해 생산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재의 대체식품 시장에선 소비자는 ‘패션’처럼 여기고, 업계는 ‘기술의 함정’에 빠져 대체의 본질인 ‘환경’도, 식품의 본질인 ‘맛’도 모두 잃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 대표는 오늘날의 대체식품이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것임은 자명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소비하고 구매해야 하는 명분과 필요성을 ‘건강함’에서 억지로 찾아 채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결국 시장은 구매자(고객)의 입장에서 판단되는 것으로 대체식품이 건강하지도, 맛있지도 않다면 이를 구매할 명분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대체식품 또한 ‘맛있어야 한다’는 식품업계의 시장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진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대체식품을 마치 ‘패션’처럼 입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업계는 신기술, 하이테크의 개발에만 몰두해 ‘기술(푸드테크)의 함정’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체식품이 현재 국내 시장에서 표방하는 가장 큰 가치는 ‘환경’인데, 이는 현재의 대체식품에 대한 구매욕구를 소구하기 어렵다. 맛도 없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MZ세대 10명 중 7명은 ‘환경을 생각해 대체육으로 식탁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들 중 4명만이 대체육의 소비 경험이 있었다. 이처럼 환경에 대한 신념이 실제 구매 경험으로 이어지려면 대체식품은 결국 시장의 가장 큰 구매요인인 ’맛 품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해외 시장 또한 마찬가지다. 대체식품 기술의 시작점이자 가장 큰 투자를 진행 중인 미국에선 대체식품 기업들의 투자 규모나 기업의 잠재성장력은 매우 크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실제 매출은 눈부신 전망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기농(Organic) 시장의 비건 식품들이 이미 대체식품을 소비할 시장파이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것이 진 대표의 설명. 실제로 작년 대체육 햄버거 패티로 유명한 ’비욘드미트‘는 1억47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대체 계란을 생산하는 ’저스트에그‘는 불과 6750만달러 매출에 그쳤다.
아울러 진 대표는 대체식품 등 기업의 활동이 지속가능성과 환경에 도움을 준다면 이 활동들을 철저히 수치화해 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확하게 수치화된 평가들이 제시돼야만 기업 활동에 대한 진정한 신뢰도와 제품의 구매동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진 대표는 대체식품 분야에 도전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에 “국내 대체식품 시장의 소프트 랜딩(soft-landing)을 위해선 ’한국적인 맛‘이 답이 될 수 있다. 세계 음식 중 한국 식품이 가장 ’비건‘적인 것이 많고, 이것들은 건강에 좋은 식품들로 알려져 있다. 대체식품에 도전할 국내 기업들은 K-푸드를 중심으로 맛과 품질을 잡아내고 R&D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하며 “기술로써 대체식품을 사업화한다면 절대적으로 당장 값싼 식품이며, 맛이 월등해야 한다. 또 확실한 지속가능성 지표로 소비자에게 구체적인 구매 요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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