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2019 결산/2020 전망]음료·주류, ’물 산업’ 호황…탄산음료 1조5000억-생수 1조 원대

곡산 2020. 2. 20. 13:11
[2019 결산/2020 전망]음료·주류, ’물 산업’ 호황…탄산음료 1조5000억-생수 1조 원대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1.07 01:55


RTD 대용량 페트병 커피 인기…판매 비중 10.9%
품질도 친환경…하이트진로 ‘테라’ 소주와 동반 상승
뉴트로 감성 진로이즈백·무학·OB라거 등 신바람

작년 음료·주류업계에는 패키지, 제품 품질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경영 전환과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레트로·뉴트로 열풍이 가장 강력한 소비 트렌드로 전반적인 마케팅 전략과 이를 통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작년 유통업계 전반을 강타한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필(必)환경’이었다. 정부는 지난 2월 일회용 컵 사용을 연간 40억 개로 줄이겠다고 발표하는 한편,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를 위주로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를 시행해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시행했다. 식음료업계에선 기업 차원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행보 중 하나로 친환경 패키지 개발에 집중했다.

주류·음료업계도 유색 페트병을 무색 페트병으로 교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기존 유색 페트병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요 주류업체들은 이미 소주 페트병을 무색 페트병으로 변경했다. 하이트진로 ‘참이슬’은 이미 무색 페트병으로 변경해 유통되고 있고, 롯데주류도 ‘처음처럼’ ‘순하리’ 등 모든 소주 제품의 무색 페트병을 생산하고 있으며 연말 중으로 유통될 예정이다. 다만 맥주 페트병에 대한 대체재는 아직까지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생수·음료업계도 친환경 패키지 교체 작업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사 제품에 분리가 편한 ‘에코탭’ 라벨을 적용했고, 칠성 스트롱 사이다, 밀키스, 트로피카나 스파클링 등 기존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변경했다. ‘칠성사이다’ ‘트레비’ ‘마운틴 듀’ 등도 교체를 위한 안전검사를 진행 중이다. 코카콜라사도 ‘스프라이트’에 투명 페트병을 적용했다.

△작년 음료·주류업계에는 패키지, 제품 품질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경영 전환과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레트로·뉴트로 열풍이 가장 강력한 소비트렌드로 전반적인 마케팅 전략과 이를 통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DB)
△작년 음료·주류업계에는 패키지, 제품 품질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경영 전환과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레트로·뉴트로 열풍이 가장 강력한 소비트렌드로 전반적인 마케팅 전략과 이를 통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DB)

제품 품질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었다. 맥주 점유율 감소로 5년간 해당사업 적자 일로를 걷던 하이트진로가 작년 3월 친환경과 청정 이미지를 강조한 신제품 ‘테라’를 선보였다. 테라는 엄격한 선정 기준을 통과하고 선별된 청정 맥아만을 사용한 점을 강조했다. 이후 테슬라(테라+참이슬)와 테진아(테라+진로이즈백)가 소맥용 신조합으로 입소문이 돌며 하이트진로는 맥주와 소주 점유율 동반상승을 보였다.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1억병을 돌파하고, 12월 24일(출시 279일) 기준 누적판매 약1503만 상자, 약 4억 5600만병(330ml 기준) 판매를 기록했다. 테라는 출시 당시 목표였던 두 자릿수 점유율을 3개월 만에 달성했고, 11월에 이미 연 판매 목표의 약 2.5배 이상을 판매하며 하이트진로 맥주 부분 실적 개선을 이끌어 3년 6개월 만에 시총 2조원을 탈환하며 신제품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또 다른 키워드로는 ‘뉴트로’가 있다. 3040세대에게는 노스탤지어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1020세대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는 새로운 복고 열풍이 분 것. 특히 작년 음료·주류 업계에는 패키지부터 마케팅까지 이 색다른 ‘복고’ 바람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제품이 많았다.

하이트진로가 뉴트로 감성으로 지난해 4월 선보인 진로이즈백은 출시 7개월만인 지난달 26일 기준 누적판매 335만 상자, 1억53만병(360ml 병 기준)을 기록했다. 진로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은 2030 젊은 세대를 공략한 다양한 브랜드 활동이 주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뉴트로 콘셉트를 반영한 제품 디자인,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통합적인 광고캠페인, 다양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등 빠른 시간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0월 생산라인을 확대해 공급을 안정화한 만큼 소비자 접점에서의 브랜드 활동을 지속하며 연말연시 시즌을 공략하고 참이슬과 함께 소주 시장 리딩 브랜드로 입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가 인기를 끌면서 경쟁업체들도 ‘뉴트로’ 대열에 합류했다. 무학이 레트로 타입 소주 ‘무학’을 선보였고 오비맥주는 레트로 맥주 ‘OB라거’를 재출시했다. 1952년 탄생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 맥주 브랜드 ‘OB’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OB라거’ 뉴트로 제품을 출시한 것. OB브랜드의 정통성을 부각하기 위해 친숙한 곰 캐릭터와 복고풍 글씨체 등 옛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그러나 소비트렌드 변화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과 함께 악재도 있었다. 일본 경제 보복으로 6월말부터 시작된 일본불매운동은 5달째 지속되며 주류 업계도 흔들어놓았다.

특히 수입 맥주 1위였던 아사히 맥주는 7월부터 수요가 급감하면서 순위가 추락했다. 일본불매운동이 확산되며 부담을 느낀 편의점에서는 만원의 행복 코너에 일본산 맥주를 제외하면서 편의점 업계의 일본 맥주 발주량과 매출이 약 90% 이상 떨어졌다. 실제로 GS25의 지난 10월 맥주 판매순위 집계 결과 아사히 맥주는 41위를 기록했다. 지속된 판매 저조에 롯데아사히주류는 3일 작년 계약 기간 만료 계약직 영업직원 연장 불가를 통보하기도 했다.

일본 불매운동 이슈에 휘말린 롯데주류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한 1637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소주 부문에서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소주 부문 매출은 6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가 쪼그라들었다. 롯데주류는 처음처럼의 일본 관련 허위사실에 대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탄산음료와 생수는 배달앱, 정기배송 등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호실적을 보였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탄산음료 판매액 추이가 △2015년 9611억 원 △2016년 1조237억 원 △2017년 10597억 원 △2018년 1조1137억 원으로 작년은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생수 판매액도 △2015년 6432억 원 △2016년 7364억 원 △2017년 7821억 원 △2018년 8317억 원으로 작년은 1조원 대 시장으로 성장한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국내 음료 1위 기업인 롯데칠성음료는 스테디셀러인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등 탄산음료 빅브랜드를 중심으로 작년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세자리 수 증가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작년 상반기 음료사업부는 국내 사업의 탄산, 커피, 생수 카테고리 성장과 파키스탄 합작법인 ‘롯데 악타르 베버리지(Lotte Akhtar Beverage)’ 의 해외사업이 가시화되며 전년대비 12.5% 성장한 8534억 원 매출을 달성했다. 지속적인 국내 사업의 수익성 개선 활동(ZBB 프로젝트 내재화, Zero-Based Budgeting) 등으로 영업이익은 783억 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향후에도 기존 제품의 확대 운영과 더불어 차별화된 콘셉트의 신제품 발매를 통해 새로운 카테고리 창출 및 선점, 마케팅 활동 강화 등을 통해 시장 내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생수 시장은 제주개발공사 삼다수, 롯데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는 물론 대형마트·편의점 자체브랜드(PB) 등에 식품 제조사인 오리온도 ‘제주용암수’를 선보이며 출사표를 내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더 다양해졌다.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200mL, 300mL, 1L 등 다양한 용량의 제품이 출시, 온라인 홈페이지나 앱을 통한 정기배송, 정기구독 서비스도 제공해 소비자 편의성도 높아지고 있다.

작년 RTD커피는 페트병 제품의 인기가 남달랐다. 페트병 커피는 그 동안 휴대가 간편하고 여러 번 나눠 마실 수 있는 장점을 앞세워 꾸준한 인기를 끌다가, 최근 1인당 커피 소비량 증가에 맞춰 대용량 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캔, 컵, 파우치, 병 커피의 성장세를 크게 웃돌며 RTD 커피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페트병 커피는 작년 상반기에도 성장세가 지속되며 전년 동기대비 61% 증가한 678억원 규모로 커졌고, 판매 비중 역시 지난 2016년 4.3%에서 10.9%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음료·주류 업계에는 레트로, 뉴트로의 기조를 잇는 이색 패키지와 콘셉트 제품 출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소비 트렌드로 보이는 ‘친환경’ 키워드에 이어 동물 복지, 지속 가능성 등 글로벌 트렌드의 영향이 기능성, 친환경 음료 시장 성장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저성장 기조에 비용 대비 효과를 보장하는 기존 장수, 빅브랜드 중심 소비 증가와 가성비, 가용비, 대용량을 강점으로 앞세운 음료 소비 트렌드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