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차렸더니 여자친구 집에서 헤어지라네요"
김영주 입력 2019.01.18 00:03 수정 2019.01.18 06:36
20대 알바로 시작, 점장 거쳐 창업
하루 매출 100만~120만원 공통점
지난해 10월 뛰어든 28세 점주
"가장 잘하는 일 .. 굶을 정도 아니다"
밑천 8000만원 들인 35세 점주
"사정 뻔히 아니까 안 하려 했지만 .."
"주변 점포 한두 곳은 닫아야 생존
혹시 내가 포기하게 될까 두려워"
2019년 편의점은 뜨겁다. 경기 침체와 인건비 상승으로 기존 점주가 ‘곡 소리’를 내는 와중에도 골목마다 새 편의점이 들어선다. 스무살 시절 알바로 시작해 점주가 된 20·30대 사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편의점 4만개 시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각사(CU·GS25·미니스톱·씨스페이스·이마트24)]](https://t1.daumcdn.net/news/201901/18/joongang/20190118000343866pjto.jpg)
익명을 요구한 GS25 점주(28)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아버지와 둘이 12시간씩 맞교대하고 있다. 인건비를 최대한 줄여 주말 이틀만 알바를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https://t1.daumcdn.net/news/201901/18/joongang/20190118000344022zezz.jpg)
GS25 점주의 창업 이유는 조금 다르다. “알바 시절부터 편의점 사장을 할 생각이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편의점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굶어 죽을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시급 오르는 게 맞다 … 단, 차등 둬야”
고교 시절 ‘전교 10등’ 안에 들었던 김 씨는 경찰대에 연이어 낙방한 후 생계를 위해 편의점 알바가 됐다. 2005년 시급은 3000원 안팎으로 하루 10시간씩 주 5일을 일해도 50~60만원이었다. 또 주휴수당은 있는지도 몰랐다. 반면 당시 편의점은 “하루 매출 200만원은 우습게 알던 시절”이었다. 또 “편의점 사장이라고 하면 사회적으로 괜찮은 직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편의점 사장이라는 것에 자괴감이 들 정도다. 김 씨는 “편의점을 차리고 나니 여자친구가 ‘집에서 헤어지라’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GS25 점주도 마찬가지다. 지난 7년 동안 편의점 알바를 해서 가장 많이 받은 월급은 200만원가량이다. GS25 점주는 “시급 6000~7000원이었을 때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명절에 얼마를 더 받았을 때”라고 말했다.
입장이 바뀌어 고용주가 됐지만, 최저시급은 “오르는 게 맞다. 단 예외조항을 뒀으면 좋겠다”며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은 많이 받을 것이고, 일이 쉬워 알바하겠다는 사람이 많으면 당연히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 최저시급을 놓고 사장과 알바 간에 감정의 골이 있는 건 그간 알바를 하면서 제대로 못 받은 경험이 한 번씩은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시급 결정은 시장에 맡겨두고 대신 노동법이 현장에서 잘 지켜지는지 감독하는 일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마트24는 오전 시간에 적자를 보면서도 문을 열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하고, 오전 7~10시와 오후 11시~오전 1시까지는 알바를 고용한다. 하지만 아침 3시간 매출은 3~4만원에 불과하다. 매출이익이 7200원~9600원(매출X마진 24%)인데, 3시간 시급으로 나가는 돈은 2만5050원(8350원X3시간)이다. “오전에 문을 닫을 수 없어 밑져가면서 알바를 쓰는” 셈이다.
20대 고용률 낮아지자 소자본 창업 늘어
20대의 편의점 창업 비중은 증가 추세다. 중앙일보가 지난해 편의점 3사의 창업자 연령대를 조사한 결과 20대는 11.2%로 2015년(8.6%)보다 2.6%포인트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60대 이상은 8%에서 7.5%로 줄었다.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편의점 수익이 줄어들자 상대적으로 자본력을 갖춘 50대 이상 은퇴자 유입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또 노동강도가 세지면서 젊은 층의 유입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30대의 1억 미만 소자본 창업은 이들의 고용률이 낮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1~10월) 20대 청년층의 고용률은 57.8%로, 2009년보다 0.6%포인트 낮았다.
인수봉로 이마트24를 기준으로 반경 250m 내엔 편의점 4개와 동네 마트 두 곳이 경쟁 중이다. 김 씨는 “하루 매출 170만~180만원이 목표”라고 했지만 쉽지 않다. “그 정도 뛰려면 주변 한두 군데가 문을 닫아야 가능하다. 혹시나 내가 되지 않을까 두렵다”고 했다.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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