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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호면당(전인장 회장) 믿기지 않는 원조 라면명가 ‘삼양식품’ 눈물 추락

곡산 2016. 12. 4. 23:26

믿기지 않는 원조 라면명가 ‘삼양식품’ 눈물 추락

2세 친정후 외도 기웃기웃 외식업 흔들…라면3사 꼴찌 ‘본업까지 기우뚱’

변효선기자(gytjs4787@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0-28 00:07:53

삼양식품은 지난 1961년 전중윤 명예회장이 설립한 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라면과 우유다. 특히 라면은 대한민국 원조로 평가될 정도로 깊은 역사를 갖고 있다. 1963년 국내 최초로 지금과 같은 인스턴트 라면 제품을 출시한 기업이 바로 삼양식품이기 때문이다. 제품명은 지금도 익히 유명한 삼양라면이다. 1970년대 초 까지만 해도 삼양라면의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거의 90%에 육박하는 등 사실상 독주체제나 다름없었다. 1980년대 들어 후발주자인 농심의 추격이 시작됐지만 ‘원조’의 입지만큼 탄탄했다. 적어도 1989년 그 사건이 있기 까지는 그랬다. 1989년 삼양을 나락으로 빠뜨린 일대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우지파동’이다. 삼양라면에 공업용 우지(소기름)가 사용된다는 익명의 투서가 검찰에 날아들면서 삼양식품 전체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은 것이다. 사건 이후 삼양라면의 인지도는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기업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 약 8년여 간의 소송 끝에 결국 무죄를 입증하긴 했지만 한번 잃은 신뢰는 회복하기 힘들었다. 과거의 영광을 잃은 채 명맥만 유지하던 삼양식품은 2010년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아들인 전인장 회장 체제로 바뀌었다. 2세 경영인인 전 회장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특히 신사업 진출에 남다른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전 회장이 주도한 신사업 부문의 성과가 신통치 않아 삼양식품 소액주주 및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삼양식품 신사업 부문의 현 상황과 이에 대한 관련업계 및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과거 라면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다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삼양식품의 위기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위기 극복을 위해 진출한 신사업과 관련해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2세 경영인 전인장 회장의 경영능력이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진은 삼양식품 본사 ⓒ스카이데일리
 
삼양라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이 야심차게 진출한 신사업 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을 주도한 삼양식품의 오너 전인장 회장의 경영 능력은 연일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2010년 8월 10일 리앤코시스템으로부터 연 매출(2009년) 40억원 규모의 면요리 전문 외식 레스토랑 브랜드 ‘호면당’을 인수했다. 삼양식품은 당시 50여년간 쌓아온 식품제조 노하우를 외식업에 접목해 호면당을 한국의 외식산업을 이끄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때 라면의 명가로 불렸던 삼양식품의 면요리 전문점 진출은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았다. 삼양식품은 호면당 인수 4년 뒤인 2014년 10월 라면 전문 외식 브랜드 ‘LAMEN;S(라멘;에스)’를 추가로 론칭하며 외식 사업 확대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지난해 10월에는 ‘라멘;에스’를 가맹사업자로 등록했다. 제2롯데월드에 직영 1호점을 낸지 정확히 1년 만의 일이었다.
 
라멘에스 출범 당시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은 “삼양식품의 라면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완성도 높은 메뉴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 잡겠다”며 “직영 1호점에 이어 본격적으로 가맹점을 모집해 글로벌 매장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관련업계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직까지 삼양식품의 외식 브랜드 자리매김은 요원해 보인다”는 시각이 무성히 나왔다. 실제로 삼양식품의 라면 전문점 사업은 연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추세다.
 
삼양식품 등에 따르면 외식 사업에 진출한 지 6년여가 흘렀지만 아직까지 관련 매장은 5개에 불과하다. 세부적으로는 △호면당 2개 지점 △고메호면당(호면당 파생브랜드) 1개 지점 △호면&반(호면당 파생브랜드) 1개 지점 △라멘;에스 1개 지점 등이다. 얼마 전까지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운영되던 라멘;에스는 25일 현장을 찾아간 결과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 자료: 금융감독원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삼양식품의 외식사업은 실적 측면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호면당 실적은 △2013년 매출액 87억, 당기순손실 13억원 △2014년 매출액 77억원, 당기순손실 15억원 △2015년 매출액 58억원, 당기순손실 21억원 등 매년 적자 규모가 불어났다.
 
“호면당은 처음 듣는 브랜드”…미비한 브랜드 인지도에 비싼 가격도 0부담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서울 곳곳에 위치한 삼양식품 외식 브랜드 매장을 찾아 소비자들의 반응을 직접 들어 봤다. 찾아간 곳은 △고메호면당 압구정 현대백화점 지점 △호면당 청담 본점 △라멘;에스 롯데월드몰점 등이다. 취재 결과 해당 매장들 혹은 주변 식당을 찾은 고객들의 반응은 대부분 냉담했다. 심지어 브랜드 자체를 모른다는 소비자들도 상당했다.
 
호면당 본점이 위치한 청담동 인근에 거주하는 서보광(24)씨는 “호면당이란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청담본점 인근에 회사에 다니는 김해성(35·가명) 씨는 “오다 가다 (해당 음식점을) 보긴 했으나 무슨 브랜드인지는 몰랐다”며 “회사 사람들도 잘 안 가는 것 같다. 브랜드 인지도를 위해 홍보가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고객들은 특색 없는 평범한 컨셉과 높은 가격을 지적하기도 했다. 호면당 청담본점 인근에서 만난 심현섭(34)씨는 호면당에 대해 묻자 “전에 한 번 호면당을 이용해본 적이 있으나 기억에 남는 음식점은 아니었다”며 “일부러 다시 찾을 정도는 아닌 듯하다”고 귀띔했다.
 
압구정 현대백화점에 위치한 고메호면당에서 만난 김희경(가명·65·여)씨는 “(고메호면당을) 이용해본 적 있다”며 “생각보다 맛은 괜찮았으나 다른 라면 프렌차이즈점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은 못 느꼈다”고 설명했다.
 
 ▲ 서울시내 곳곳에 위치한 호면당을 찾아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해 본 결과 호면당의 브랜드 인지도는 낮았다. 심지어 매장이 위치한 곳의 인근 주민들도 호면당 브랜드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고 대답할 정도였다. 사진은 호면당 청담본점(위쪽)과 고메호면당 압구정현대벽화점 지점(가운데), 라멘;에스 잠실롯데월드몰점 ⓒ스카이데일리
 
호면당 청담 본점 바로 옆 건물에서 근무하는 박상영(33)씨는 “나나 우리 회사 직원들이나 가격이 비싸서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직원도 “우리 같은 일반 회사원이 가기엔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맞장구를 쳤다.
 
라멘;에스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일주일에 한번 꼴로 라멘;에스가 입점한 잠실 롯데월드몰을 찾는다는 이윤민(24·여)씨는 “처음 들어보는 음식점이다”며 “주변 친구들이 거의 대부분 롯데월드몰 근처에 사는데 (해당 브랜드를) 아는 사람을 못봤다”고 언급했다.
 
라멘;에스를 이용한 고객들 조차도 브랜드를 알고 찾아온 게 아니라 우연히 들어온 경우가 다반사였다. 아직까지 브랜드 인지도 자체가 미비한 것으로 파악되는 대목이다. 친구와 함께 라멘;에스 롯데월드몰 지점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나온 김주은(26·여)씨는 “(라멘;에스를) 원래 알고 있지는 않았다”며 “지나가다가 간단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우연히 들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라멘;에스 역시 비교적 높은 가격대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라멘;에스 롯데월드몰점 이용객 김주은(26·여)씨와 김혜진(28·여·가명)씨 등은 “가격이 비싼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혜진 씨는 “분식 느낌이 강한데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된 것 같다”며 “이 가격이라면 다시 이용하진 않을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삼양식품 투자자들 “외식사업 실패는 ‘마이너스의 손’ 전인장 회장 책임”
 
 ▲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사진=삼양식품]
야심차게 뛰어든 외식 사업 부문에서 수년 째 고전을 면치 못하자 삼양그룹 안팎에서는 오너인 전인장 회장의 경영 능력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사업철수와 경영퇴진까지 요구하는 여론까지 불거져 나와 특히 주목된다.
 
삼양식품 한 소액주주는 “면요리 전문점 이외에도 전 회장이 추진한 신사업 제주우유, 크라제버거 등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며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전 회장을 두고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호칭이 이미 오래전부터 쓰여 왔다”고 전했다.
 
외식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삼양식품 외식 사업의 부진에 대해 ‘최종 결정권자의 패착에 따른 결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제조업과 외식업이 엄연히 다른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은 채 무작정 뛰어든 것이 결정적인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외식업계는 이미 포화 상태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 없이는 장기간 버티기 힘든 상태이고, 관련된 노하우가 부족한 기업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며 “앞으로도 삼양식품의 외식 사업이 크게 성장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전반적 분위기다”고 덧붙였다.
 
삼양식품은 이에 대해 “최근 삼양식품이 라면보다 외식업 등 다른 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지적이 있으나 그건 사실과 무관하다”며 “라면을 생산하는 입장에서 호면당은 제품의 연구개발 및 실제 소비자 반응을 파악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Ted Bed,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 혹은 시스템, 설비 등을 일컫는 말) 사업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비록 호면당이 지금 적자를 보고 있으나 삼양식품의 제품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