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DNA 후계 신동빈 야심작 허덕허덕 ‘계륵’
30년 로얄티 408억 선지급 승부수 총수결단…증자로 계열사 품었지만 ‘적자지속’
손현지기자(starhyunji93@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2-01 00:25:02
▲ 최근 롯데네슬레코리아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신동빈 회장의 경영판단을 아쉬워 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롯데네슬레는 신 회장이 직접 인수를 주도한데다 인수 후에도 상당한 애정을 쏟아부은 계열사로 시선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사진은 롯데네슬레의 최대주주인 롯데푸드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롯데그룹 식품계열사인 롯데네슬레코리아(이하·롯데네슬레)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분분해 여론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의 대규모 유통망을 등에 업고 있는데다 그룹 총수의 남다른 관심까지 받고 있지만 수년 째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롯데네슬레 인수를 직접 주도한 그룹 총수 신동빈 회장의 ‘경영적 판단 착오’가 아쉽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식품업계 및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롯데네슬레(구·한국네슬레)는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코코아 등의 제조·판매를 목적으로 지난 1987년 설립된 기업이다.
처음에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의 한국법인 형태로 출범했지만 지난 2014년 롯데그룹의 식품계열사인 롯데푸드가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지분의 50%를 획득하면서 합작사 형태로 바뀌었다. 이어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부터 지금의 사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롯데네슬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인수를 추진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롯데네슬레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012년 직접 스위스 본사를 방문해 네슬레 최고 경영진을 만나 먼저 사업 제휴를 제안했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국내 최고의 유통기업이고 펩시코·델몬트·길리안 등 앞서 글로벌 식품기업들과 합작한 사례까지 언급하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네슬레 인수 후에도 신 회장의 관심은 변함이 없었다. 특히 인수와 동시에 네슬레 스위스 본사에 408억원이나 되는 30년치 로열티를 한꺼번에 선지급 해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당시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어떻게든 롯데네슬레를 성공시키겠다는 신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당시 롯데네슬레 대주주인 롯데푸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우려 섞인 견해들이 새어 나왔다. 한 소액주주는 “30년치 로열티를 선 지급했다는 의미는 사실상 성패와 상관없이 30년 간 롯데네슬레를 안고 가겠다는 의미인데, 소비자 기호 변화 등 불확실성 요소가 많은 식품업계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며 “롯데푸드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롯데네슬레의 실적 부진은 결국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게다가 앞서 롯데그룹에 인수되기 전부터 롯데네슬레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던 점은 롯데푸드 소액주주들의 우려감을 더욱 높였다. 실제로 롯데그룹 인수되기 직전 3년 동안의 롯데네슬레 실적은 △2011년 매출액 3937억원, 영업손실 265억원, 당기순손실 246억원 △2012년 매출액 3717억원, 영업손실 259억원, 당기순손실 91억원 △2013년 매출액 2958억원, 영업손실 193억원, 당기순손실 108억원 등이었다.
30년치 로열티 선지급 신동빈 통 큰 결정…만성적자에 ‘총수 오판 아니냐’ 비등
최근 롯데네슬레가 롯데그룹 품에 안긴 후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행보를 보여 이런저런 잡음이 일고 있다.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데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및 롯데네슬레 등에 따르면 앞서 적자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던 롯데네슬레의 상황은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최근 2년간 실적만 보더라도 △2014년 매출액 2844억원, 영업손실 229억원, 당기순손실 30억원 △2015년 매출액 2737억원, 영업손실 113억원, 당기순손실 97억원 등이었다.
롯데네슬레는 주력인 커피믹스 사업과 관련,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AC닐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네슬레의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은 5.9%에 그쳤다.
1위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인 동서식품(86%)이 차지했으며, 남양유업(7.4%)이 그 뒤를 이었다. 롯데그룹 안팎에서 당초 분말음료 사업 강화를 위해 롯데네슬레 인수를 결정했다는 신 회장의 목적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 롯데네슬레는 롯데그룹의 막강한 유통망을 등에 업고도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 이에 롯데네슬레 대주주인 롯데푸드 소액주주들과 업계에서는 “롯데네슬레 인수를 주도한 신동빈 회장(사진)의 경영적 판단이 오판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롯데네슬레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인수 초기부터 적지 않은 우려감을 나타냈던 롯데푸드 소액주주들의 원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의 막강한 유통망을 등에 업고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직접 인수를 주도한 신 회장의 경영적 판단과 운영 능력을 아쉬워하거나 경영적 오판을 제기하는 견해가 많다.
익명을 요구한 롯데푸드 한 소액주주는 “롯데마트나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등 막강한 유통망을 확보하고도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며 “결국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인데, 이 때문에 거금을 들여 인수해 놓고 그대로 방치 중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롯데네슬레 인수를 주도한 신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도유망 ‘알짜사업부’ 내줘 선택과 집중 경영판단 상당히 아쉽다” 분분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최초 인수 당시 커피머신 사업부 중 일부인 네스프레소(브랜드) 영업부문을 내준 경영적 판단도 상당히 아쉽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루음료 사업에 집중한다는 한 가지 목적에만 치중한 나머지 알짜 사업 부분을 넘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네슬레는 2014년 기존 진행하던 캡슐커피머신(한 잔 분량씩 밀봉·포장된 캡슐커피를 사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기계) 및 관련제품 사업부 중 일부인 네스프레소 영업부문을 스위스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네슬레코리아에 넘겼다. 롯데네슬레코리아의 설립목적 자체가 커피믹스 등 분말음료 사업 강화인데다 캡슐커피의 경우 롯데그룹이 가진 거대유통망의 도움 없이도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게 매각의 이유였다.
그러나 최근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향후 성장가능성이 큰 알짜 사업을 내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내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롯데네슬레 네스프레소 사업 부분은 매각하기 직전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2013년 네스프레소 사업 부분은 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네스프레소 사업 부분의 주력 분야인 캡슐커피 관련 사업이 전도유망한 사업 분야로도 각광받고 있다는 점은 경영적 판단 착오라는 주장에 무게감을 더했다. 실제로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캡슐커피시장 규모는 머신과 캡슐을 합쳤을 때 2015년 기준 2조5000억원 수준인데 연 평균 약 20%씩 성장하고 있다. 이정도 추세면 2020년에는 전체 시장규모가 약 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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