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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9주년 특집(2)]세계를 내 손안에⑦-팔도‘도시락’ 용기면 해외서 불티…국내 매출의 7배

곡산 2015. 10. 13. 08:11

[창간 19주년 특집(2)]세계를 내 손안에⑦-팔도‘도시락’ 용기면 해외서 불티…국내 매출의 7배

손정호 기자  |  sonjh52@thinkf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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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23  0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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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국야쿠르트에서 분사한 팔도는 용기라면 ‘도시락’과 ‘뽀로로 음료’를 러시아 등에 수출하며 활발하게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국가별 특성에 맞춘 마케팅과 신제품 출시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팔도의 해외 수출 및 진출의 핵심은 ‘도시락’이다. ‘도시락’은 사각용기면으로 독특하고 안정성이 뛰어나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팔도는 러시아와 미국 등 이미 판매기반이 확고한 지역 외에도 아시아, 유럽 등으로 해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팔도는 ‘도시락’과 관련해 1980년대 국민소득이 증대되고 야외활동이 활성화돼 간편식 위주의 취식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고 용기면 시장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전기온수기 보급률 증가는 용기면 시장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언제 어디서나 뜨거운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용기면의 편리성은 사회의 현대화와 함께 각광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라면업체들은 용기면의 편리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용기 다변화를 통해 각축전을 벌였다. 이에 용기면 초기 모양은 좁은 컵이나 사발 형태였으나 도시락과 냄비 모양 등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의 기폭제가 된 제품은 1986년 팔도(당시 한국야쿠르트)가 개발한 ‘도시락’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러시아 ‘도시락’ 누적 판매 현황]   (단위 : 천개, 천$)

구 분

1991

1997

2000

2003

2006

2009

2012

2013

2014

합계(누적)

수 량

1,600

11,000

178,506

300,706

234,300

242,514

281,039

297,786

292,294

3,971,507

매출액

1,000

6,111

26,776

45,106

77,829

108,200

155,018

169,124

177,712

1,435,128

※품목 기준 : 도시락, 도시락멀티팩, 라파스타, 도시락플러스
※매출 기준 : 러시아 판매량 + 한국 해외영업팀 수출량(환율 30루블/$ 기준)

[‘도시락’ 러시아 판매 제품 현황]

구분

제품

용량

판매가 (루블대)

비고 ()

라면

도시락

90g

23.0

7

Beef, Chicken, Pork, Mushroom, Hot Chicken, Tender Beef, Kimch

도시락 프리미엄

140g

40.0

2

Beef, Chicken

도시락 퀴스티(봉지면)

70g

10.0

4

Beef, Chicken, Mushroom, Bacon

런치 도시락

110g

30.0

4

Beef, Chicken, Pork, Mushroom

도시락 라파스타

80g

28.0

2

Cheese, Tomato

도시락 플러스

105g

25.0

2

Beef, Chicken


‘도시락’은 국내 최초 ‘사각용기’로 바닥이 넓적해 안전성이 뛰어난 독특한 용기로 인기를 끌었는데, 기성세대의 도시락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사랑을 받았다. ‘도시락’ 제품 패키지의 최초 발매 당시 광고모델은 심형래 씨였다. 그 후 배우 태현실 씨가 제품의 간판역할을 했고, 전문모델을 거쳐 2007년부터 일반인 주부모델이 패키지모델을 맡았다. 모델 경험이 없는 순수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주부모델 선발대회에는 500여명이 도전하기도 했다. 
 
또한 어린이들이 좋아해 ‘뽀통령’이라 불리는 애니메이션 뽀로로 캐릭터를 활용한 ‘뽀로로 음료’ 역시 팔도의 해외수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앞으로도 해외 각 나라별 현지시장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신제품을 출시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출용 팔도 ‘도시락’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뽀로로 음료’.
 
러시아 ‘국민식품’…CIS 등 30여 개국에 수출
작년 외형 4500억…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성장
   
 
■ 도시락
 
팔도의 ‘도시락’ 수출의 첨병기지는 러시아다. 팔도의 러시아 법인명부터 ‘도시락’인데, 러시아 용기면 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팔도는 해외법인의 라면 매출이 국내 본사의 라면 매출을 이미 앞지른 상태다. 
 
팔도는 작년 국내와 해외를 포함한 라면 판매금액(국내+수출+해외법인)이 총 456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1750억 원, 해외에서 수출 320억 원과 해외법인 2490억 원의 매출을 포함해 총 281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라면회사 중 농심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팔도 측은 강조했다.  
 
‘도시락’은 러시아 외에도 3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 수출하는 ‘도시락’은 미국, 캐나다, 호주, 몽골 등 1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러시아 현지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은 러시아를 비롯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CIS권(Common wealth of Independent States) 국가와 유럽지역 14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올해 4월 ‘도시락’의 해외 판매량은 출시 29년 만에 40억 개를 돌파했다. 이는 국내 ‘도시락’ 누적판매량(5.5억 개)의 7배 이상 되는 양이다. 그동안 해외에서 판매된 ‘도시락’은 금액으로 14억3000만 달러(한화 1조5597억 원)다.
 
해외에서 판매된 ‘도시락‘ 40억 개는 지구촌 전체 인구(72.4억 명)가 1인당 반개씩 먹은 셈으로 일렬(가로 16cm)로 쭉 늘어놓으면 지구(4만120㎞)를 약 16바퀴를 돌 수 있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울릉도(72.56㎢)를 덮고도 남는 양이다.
   
특히 ‘도시락’은 러시아에서 국민식품으로 통한다. 
 
   
 △러시아 마트에서 현지 소비자가 팔도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팔도는 1986년 출시된 ‘도시락’이 1991년 러시아에 처음 수출됐으나 초기 실적은 미비했다며, 1991년 시작된 ‘도시락’ 수출은 부산에 정박해있던 러시아 선원들이 맛을 보게 되면서 우연처럼 시작됐다고 전했다. 당시 부산항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던 선원들과 보따리상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도시락’은 수요가 계속 늘기 시작해 팔도는 1997년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수출을 본격화했다. 
 
‘도시락’은 시베리아 지방의 추위를 달래줄 수 있는 먹을거리로 인식되면서 러시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가 1998년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철수할 때에도 팔도는 잔류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 것이 러시아인들에게 어려울 때 의리를 지킨 기업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1999년 모스크바 사무소를 개설하고 2000년대 들어 ‘도시락’ 판매량이 연간 2억 개에 육박하면서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2005년 모스크바 인근 라멘스코예에 생산시설을 준공했으며 2010년 리잔에 제 2공장을 준공해 총 8개 생산라인을 운영 중이다.  
 
팔도는 ‘도시락’의 러시아 성공 이유로 맛을 현지화해 치킨, 버섯, 새우 등 다양한 맛을 출시했고, 원료를 고급화하고 우수한 가공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을 공급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포크를 사용하는 러시아인들의 특성을 고려해 모든 ‘도시락’ 제품에 포크를 넣어 타사 제품과 차별화했다.
 
팔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이용자들이 ‘도시락’을 많이 즐기고 있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열차 안에서도 구입이 가능하고 역으로 몰려드는 상인들의 바구니에 반드시 들어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열차 여행객들이 먹을거리를 준비할 때 ‘도시락’은 필수 준비품목이며, 우리나라의 가락우동처럼 ‘도시락’을 먹는 것이 철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도시락’은 주말 별장 다차로 향하는 러시아인들이 여행 가방에 담는 필수품이 됐으며, 러시아 극동에 위치해 세상에서 가장 추운 도시로 알려져 있는 야쿠추크에서도 ‘도시락’을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국내 라면시장의 이슈가 모디슈머(Modify+Consumer)인 것처럼 이미 러시아에서는 ‘도시락’에 햄, 마요네즈, 빵을 넣어 함께 먹는 조리법도 인기다. 이러한 러시아 소비자들의 식습관을 반영해 팔도는 마요네즈 소스가 함께 들어있는 ‘도시락 플러스’란 제품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모스크바 식품전시회의 팔도 러시아법인 부스
팔도는 1997년 600% 신장세를 보인 ‘도시락’은 2010년 이후 매년 10% 이상 성장하며, 판매가 증가해 현재 러시아에서 19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도시락’은 우리나라에서는 단일 라면 브랜드이지만 러시아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막강해 종합식품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도시락’은 러시아 국가 상업협회가 주관하는 제16회 올해의 제품상에 라면업계 최초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의 제품상은 러시아 전역 60개 도시에서 3만4000여명의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되며 가장 인기 있는 제품에 주어지는 상이다. 
 
이와 더불어 ‘도시락’은 작년 제3회 한러비즈니스어워드에서 올해 최고의 브랜드상을 수상하며 민간외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러비즈니스어워드는 한·러간 교역량 200억 달러 돌파를 기념해 만들어졌으며, 지난 2012년 주한 러시아 무역대표부와 한러비즈니스협의회(KRBC)의 발의로 한국 산업통산자원부의 후원 하에 설립됐다. 시상식 조직위원회는 양국의 정재계 인사들로 구성됐다.   
 
팔도 관계자는 “‘도시락’이 한국 컵라면 중에서 해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은 현지화를 통해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공급한 것이 이유”라며 “‘도시락’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뽀로로 음료’도 한몫…캐릭터·맛으로 인기
상반기 80억 달성 작년 한해 실적 훌쩍 넘어서  
 
■ 뽀로로 음료
 
팔도가 어린이 소비자를 타깃으로 출시한 ‘뽀로로 음료’도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팔도는 올해 상반기 ‘뽀로로 음료’의 해외 판매량이 이미 작년 1년치 수출 실적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1~6월) 팔도 ‘뽀로로 음료’의 해외 판매금액은 8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0.1% 신장했다. 특히 작년 1년 동안의 해외 판매금액인 74억 원을 6개월 만에 넘어서서 올해 최고 수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팔도는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한 대형마트에서 팔도 뽀로로 마스코트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어린아이에게 뽀로로  음료를 권하는 할아버지.
 
지난 2007년 중국을 시작으로 처음 해외로 수출된 ‘뽀로로 음료’는 현재, 인도네시아, 몽골, 미국, 러시아 등 총 35개국으로 수출지역을 확대했다. 지금까지 ‘뽀로로 음료’는 총 5800만개 수출됐으며, 금액으로 220억 원에 달한다.
 
상반기 ‘뽀로로 음료’는 중국 53억 원, 인도네시아 10억 원 등 매출 대부분이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미국 TV광고, 러시아 초도 수출을 통해 판매지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팔도는 하반기에 제품 다양화, TV광고, 매장 판촉 강화를 통해 판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팔도는 해외에서 ‘뽀로로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로 캐릭터, 제품 우수성, 한국 제품의 신뢰성을 꼽았다. 뽀로로 캐릭터의 세계적인 인기와 맛, 용기의 편리성, 안정성과 영양을 두루 갖춘 우수한 품질, 한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인해 지속적으로 판매가 신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해외 현지의 유통력 강화,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뽀로로 음료’의 수출 호조에 팔도는 얼려먹으면 더욱 좋은 ‘뽀로로 망고’와 ‘뽀로로 멜론’ 2종을 출시하며 어린이음료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한국야쿠르트에서 개발한 유산균이 들어있는 제품으로, 뽀로로 캐릭터를 활용했으며 망고와 멜론 같은 부드러우면서 달콤한 열대과일 맛을 적용했다.
 
팔도 관계자는 “2010년 3억 원에 불과하던 ‘뽀로로 음료’ 수출액이 올해 5년 만에 5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뽀로로 음료’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팔도가 5000만 달러 수출탑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