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명희 회장 주식가치 50%↑…증여세가 '고민'
장지현 기자 (ceoscore@ceoscoredaily.com) 2014.02.12 08:48:09
이명희(71) 신세계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4명이 보유한 상장 계열사 주식 가치가 3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경영은 정용진(46)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보유주식 가치는 이명희 회장이 오너 일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건재를 과시했다.
1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상장사 1천76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세계 오너 일가 4명이 보유한 상장 계열사 주식의 가치는 10일 종가기준 총2조9천3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총1천769개 회사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5% 이상 주식을 소유한 주요주주 1만3천863명을 전수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오너 일가로는 이명희 회장과 남편 정재은(75) 명예회장, 장남 정용진 부회장, 장녀 정유경(42) 부사장만 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명희 회장의 보유 주식가치가 1조6천587억 원으로 5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일 종가 기준 1조1천75억 원에 비해 49%나 증가한 금액이다. 주요 계열사의 주가 상승으로 인해 주식가치도 함께 늘었다.
후계자인 정용진 부회장 9천80억 원, 정유경 부사장이 2천430억 원, 정재은 명예회장 1천216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명희 회장은 이마트 주식 1조2천801억 원(37만9천478주) 어치, 신세계 주식 3천746억 원(482만1천595주), 신세계건설 주식 39억 원(170만2천890주)을 보유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광주신세계, 신세계 신세계I&C,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건설 등 다양한 계열사의 주식을 갖고 있었으며, 정유경 부사장은 이마트, 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날 3개사, 정재은 명예회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I&C 2개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오너일가 네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을 합산하면, 주요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는 각각 27.13%로 집계됐으며, 광주신세계는 52.08%, 신세계인터내셔날 22.22%, 신세계건설 10.28%, 신세계I&C 6.64%였다.
정용진 부회장은 정유경 부사장에 비해 훨씬 많은 주식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그룹 경영을 일선에서 지휘하면서 차기 총수 자리를 굳힌 지 오래다.
하지만 정 부회장에 대한 승계작업이 20년 전부터 차근차근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70대에 접어든 이 회장 부부가 손에 쥐고 있는 상장 계열사 주식 가치만 시가 기준으로 1조6천억 원 이상이다.
신세계그룹의 자산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막대한 증여세 부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 부부가 1조6천억 원 상당의 주식을 전량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납부해야 할 증여세액은 7천억 원이 넘는다.
현재 오너일가가 주식을 갖고 있는 상장 계열사는 6곳으로 이중 신세계건설과 신세계인터내셔널을 제외한 4곳은 전년도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모두 주가가 올랐다.
신세계I&C는 주가가 5만7천800원에서 8만200원으로 38.8% 올랐고, 뒤이어 이마트가 19.3%, 신세계가 5.5%, 광주신세계가 1.5%씩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3.3%, 신세계건설은 1.9%씩 주가가 하락했다.
한편, 총수 일가 외 공정거래법상 신세계그룹 내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자로 신세계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총 19명이었다.
이 중 구학서(68) 회장은 신세계 주식 2만4천376주, 이마트 주식 6만9천19주를 보유해 주식가치가 228억 원에 달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장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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