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그룹, 식품 산업 손 뗐다.. KFC도 팔았다(종합)
아시아경제 김승미 입력2014.05.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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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두산그룹이 그룹의 모태인 식품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두산그룹은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KFC를 유럽계 최대 사모펀드인 시티벤처캐피털(CVC)에 매각한다고 8일 밝혔다.
㈜두산 자회사인 DIP홀딩스는 이날 사모펀드인 CVC 캐피털 파트너스와 KFC 사업을 하고 있는 SRS코리아�의 지분 100%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매각가격은 1000억원이다. 양 사는 오는 6월까지 매각작업을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SRS코리아는 2004년 두산의 외식사업부가 물적분할로 설립된 회사다. SRS코리아가 운영하던 버거킹과 KFC브랜드 중 버거킹은 2012년 12월 보고펀드에 매각했다. KFC는 이번에 CVC로 넘어가게 됐다.
이번 KFC의 매각으로 두산그룹은 식품 산업을 완전히 접고 중공업 회사로 탈바꿈하게 됐다.
1952년 고(故)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이 동양맥주를 인수하면서 두산의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는 맥주 사업이었다. 두산은 당시 국내 최대 맥주회사였던 동양맥주를 기반으로 동산토건, 한국맥아공업 등을 차례로 세우며 기업을 확장해 나갔다. 두산은 이어 맥주사업과 연관된 분야에 진출하며 1970년대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두산그룹은 1995년 창업 100주년을 맞으면서 소비재 위주의 사업구조를 중공업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선포했다.
식품 분야의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은 1997년 음료사업부문을 미국 코크사에 매각하면서부터다. 이후 1999년 전분당 사업을 1, 2차에 걸쳐 매각했다. 2001년 6월 그룹의 뿌리격인 오비맥주를 벨기에 맥주회사 인베브에 팔았다.
주류사업, 종가집김치를 줄줄이 매각하면서 확보한 자금으로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인수했다.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2006년 보일러 설계와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한 영국의 두산밥콕, 루마니아의 최대 주단조 업체인 IMGB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원천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2007년 소형 건설 장비 부문 세계 1위인 밥캣을 인수해 두산인프라코어를 세계 7위의 글로벌 건설 장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어 2009년 체코 스코다 파워에 이어 2012년 영국 수처리업체인 엔퓨어 등을 사들였다.
이 같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이끈 것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었다. 박 회장은 주류와 식품사업 중심이었던 두산그룹을 20년이 채 되지 않아 중공업 중심의 인프라 지원 사업(ISBㆍInfrastructure Support Business)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 환경을 볼 때 올해는 세계경제의 회복기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면서 회복기에 대비한 '계획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더 '계획된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과실의 크기가 달라질 것이고, 준비된 자가 훨씬 더 많은 시장기회를 가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번 KFC 매각을 통해 두산그룹은 중공업 회사 재편 작업이 마무리됐다"면서 "두산그룹은 1896년 창업 이후 유통업에서 소비재 산업으로, 또 소비재 산업에서 자본재산업과 중공업으로 변화해왔다"고 강조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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