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승계 확정 신춘호 농심 회장, 주식 40% 꽉 쥐고 있는 이유는?
이경주 기자 (ceoscore@ceoscoredaily.com) 2014.02.20 08:54:19
신춘호(82) 농심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18명이 보유한 3개 상장계열사 주식의 가치가 4천8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신 회장이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으며 장남인 신동원(56) 부회장도 30%가 넘는 비중을 기록했다.
신동원 부회장이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최대주주로 후계자 자리를 굳혔지만, 신춘호 회장이 더 많은 주식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후계구도에 여전히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다.
2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농심 오너일가 18명이 보유한 계열사 3곳의 주식가치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 4천8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총 1천769개 회사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5% 이상 주식을 소유한 주요 주주 1만3천863명을 전수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신 회장은 2개 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해 그 가치가 1천753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너 일가 전체의 보유 주식 가치 가운데 36.3%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
다만 신 회장은 지주회사 주식은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고 있다. 농심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에게 지주회사 주식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후계구도를 정리했기 때문이다.
신동원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주식은 1천546억 원으로 평가돼 주식 자산의 규모면에서는 신춘호 회장과 200억 원 가량의 격차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이는 전체 오너 일가 보유 주식 가치의 3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농심은 농심홀딩스를 제외하고 지분율이 5%가 넘는 주주가 신춘호 회장(7.4%)과 국민연금(8.33%) 밖에 없어 신 부회장이 지주사를 통해 충분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윤(56) 율촌화학 부회장은 보유 주식 가치가 1천19억 원으로 조사됐다. 농심홀딩스가 825억 원, 율촌화학이 194억 원이다. 신동윤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2대주주로 지분 19.69% 보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신동원 부회장이 지주사 최대주주로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춘호 회장이 농심 주식을 지렛대 삼아 충분히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이 쥐고 있는 주식자산이 두 형제 가운데 누구에게 승계되느냐에 따라 저울추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춘호 회장은 80대의 고령임에도 회사의 핵심안건을 꼼꼼히 보고 받고 최종결정에 관여하는 등 여전히 회사 경영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심의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농심은 지주회사 출범 당시부터 신동원 부회장을 후계자로 확정해 승계를 진행했기 때문에 신 회장이 후계구도를 뒤바꿀 의도로 농심 주식을 들고 있는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신 회장이 매일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는 사실에 비춰 볼 때 경영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주식을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 회장의 부인인 김낙약(82) 여사의 주식 보유 가치는 253억 원이었고 차녀인 신윤경(46) 씨가 90억 원, 신 회장의 장손 상렬(21)씨가 34억 원, 신동윤 부회장의 부인 김희선(54) 씨가 13억 원을 기록했다.
또 손주 10명이 각각 11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동원 부회장의 처인 민선영(53)씨가 9억 원이다.
특히 창업 3세의 보유 주식 가치 현황에서도 장자승계 구도가 드러나고 있다.
손주 10명이 나란히 11억 원 상당의 주식자산을 물려받은 가운데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상렬 씨만 이들에 비해 3배가 넘는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이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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