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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승계율-신세계] 정용진 지분 31.7% 불과…71세 이명희, 꽉 쥔 손 언제 풀까?

곡산 2013. 10. 23. 16:55

[자산승계율-신세계] 정용진 지분 31.7% 불과…71세 이명희, 꽉 쥔 손 언제 풀까?

장지현 기자 2013.09.17 08:29:12

 

신세계그룹 정용진(46) 부회장이 그룹 경영은 확실히 물려받았지만 계열사 지분은 아직 절반도 물려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친인 이명희(71) 회장 부부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자산이 1조5천억 원에 육박해 이를 승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세금부담이 예상된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총수가 있는 43개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세계그룹의 자산승계율은 39.8%로 집계됐다.

 

이 회장을 비롯해 총수 일가가 보유한 2조4천458억 원의 주식자산 가운데 이 회장과 남편 정재은(75) 명예회장의 자산이 1조4천735억 원에 달했고,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42) 신세계 부사장 남매의 주식자산은 9천723억 원이었다.

 

이명희 회장, 정용진 부회장 (출처 연합뉴스)

▲ 이명희 회장, 정용진 부회장 (출처 연합뉴스)

정 부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가치는 7천756억 원으로 평가돼 총수일가 자산의 31.7%를 차지했다. 정유경 부사장은 주식자산 1천966억 원을 보유해 자산승계율이 8%로 나타났다.

 

자산승계율은 경영권이 있는 총수와 부인, 직계 자녀들이 갖고 있는 가족 전체 자산 가운데 자녀들이 갖고 있는 자산의 비율로 상장사의 경우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비상장사는 2012년 회계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공정개래법에 따른 순자산가치에 개인별 보유 주식수를 곱해 자산가치를 산출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정유경 부사장에 비해 훨씬 많은 주식자산을 승계한데다 그룹 경영을 일선에서 지휘하면서 차기 총수 자리를 굳힌 지 오래다.

 

정 부회장에 대한 승계작업이 20년 전부터 차근차근 진행됐고, 이 회장이 70대에 접어든 나이임을 감안하면 자산승계가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신세계그룹의 자산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막대한 증여세 부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 부부 손에 쥐고 있는 계열사 주식의 가치가 시가 기준으로 15천억 원에 육박하는데 이를 전량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납부해야 할 증여세액은 7천억 원이 넘는다.

 

통상 재벌그룹들이 총수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개인 자산을 축적한 뒤 그 자금으로 주력 계열사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도 막대한 세금 부담 때문이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은 이 문제에 대해 지난 2006년 "깜짝 놀랄 만한 수준의 세금을 내고 떳떳하게 승계절차를 밟겠다"며 정면돌파를 선언한 바 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2007년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 84만주에 대한 증여세로 2천억 원에 해당하는 신세계 주식 377천400주를 국세청에 납부한 바 있다.

 

국내 주요 재벌그룹들이 편법 승계로 여론의 지탄을 받거나 검찰 수사를 받은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문제는 남아 있는 주식자산을 승계하기 위해 정상적으로 세금을 납부할 경우 오너 일가의 지분이 거의 반토막 나면서 그룹 지배력이 크게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정 부회장은 보유지분에 대한 현금배당 외에는 눈에 띄는 자산축적 수단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금배당도 연간 수십억 원에 불과하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올해 신세계, 이마트, 광주신세계, 신세계I&C 4개사에서 약 49억 원을 배당 받는 데 그쳤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30억이 넘는 증여재산에 대해서 50%의 증여세율이 적용되는데 이 때문에 증여금액이 천문학적인 재벌가에서 증여세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장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