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요 식음료업체 경영성적 'WORST 10'은 어디?
장지현 기자 2013.09.12 08:24:53
국내 주요 식품업체 중 사조해표와 동아원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또 '욕설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남양유업은 영업이익이 80% 이상 쪼그라들어 흑자를 낸 업체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1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매출기준 상위 28개 식음료업체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곳은 2곳으로 조사됐다.
사조해표(대표 이인우)은 지난해 상반기 17억 원의 영업흑자를 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86억 원의 손실을 내며 1년만에 영업수지가 100억 원 이상 악화됐다.
동아원(대표 이창식)도 같은 기간 55억 흑자에서 11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전두환 대통령의 사돈 이희상 회장이 운영하는 동아원은 정부의 물가관리 정책으로 인해 밀가루 가격을 제 때 인상하지 못한 것이 영업손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박기흥 연구원은 “2008년 이후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등으로 국내 제분업은 밀가루 가격을 적시에 필요한 만큼 올리지 못했고 이에 따라 동아원은 그 동안 영업손실을 냈다"며 "작년 12월에 밀가루 가격을 인상해 향후 수익 구조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원가구조 개선의 수혜가 가격 인상 이후 4개월이 지난 뒤인 지난 2분기부터 발휘됐을 것으로 예상하며 앞으로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사원의 욕설파문으로 '갑의 횡포' 논란에 휘말리며 불매운동까지 겪었던 남양유업(대표 김웅)은 지난해 상반기 342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올 상반기에는 무려 290억 원이나 줄어 52억 원에 그쳤다. 비율로는 85%가 날아간 셈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올 상반기 과징금 123억 원을 냈고, 대리점 생계자금 긴급 지원금 120억 원을 출연해 영업이익이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사조그룹의 사조씨푸드(대표 최창욱)와 사조산업(대표 김정수)은 영업이익이 각각 69%와 68% 감소했다.
뒤를 이어 대한제분(대표 송영석)은 영업이익이 159억 원에서 88억 원으로 44% 줄어들었다.
제과업체인 롯데제과(대표 김용수)와 빙그레(대표 이건영)는 영업이익이 나란히 37%와 35%씩 감소했다.
두 회사의 부진은 올 여름 장마가 유난히 길었던데다 원가상승과 경기침체의 영향이 있었던 탓으로 분석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외국 제과업체들이 들어오면서 경쟁적으로 광고와 판촉도 해야 하는데, 문제는 제품해 가격인상을 못하니 이익이 안 남는다”며 “게다가 유가,카카오, 인건비, 밀가루 등의 원재료비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제품별로는 다르지만 2~3년 정도 가격인상을 해야 하는데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간접적으로는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고 경기침체가 지속돼 과자가 매출이 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빙그레 역시 올해 40여일의 장마와 긴 폭염으로 인해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안 하며 제품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예상 실적에 대해 “아무래도 가을은 산행이나 야외활동이 많아 과자성수기인데 이때 좀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기영향을 워낙 많이 받는다”며 “2015년까지는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3천15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2천50억 원으로 35%가량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 감소는 라이신 판매가격 급락에 따른 바이오 부문 실적 악화가 영업이익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증권 양일우 연구원은 “중국 라이신사업이 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이 40%가 넘는데 경쟁사인 GBT가 생산능력을 늘려 공급 과잉 현상이 벌어졌고 이 때문에 가격경쟁이 발생해 영업이익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가격이 빠져있다고 보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돼지고기 수요가 늘고 있어 하반기에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제당(대표 설윤호)은 영업이익이 248억 원으로 지난해 보다 26%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하락한 곳은 사조씨푸드로 지난해 9.2%에서 올 상반기 3.3%로 5.9%포인트나 떨어졌다.
이어 오리온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11.5%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4.3%포인트 낮아졌다. 또 남양유업은 이익률이 4.1%포인트 하락해 0.9%에 그쳤다.
빙그레는 3.5%포인트, 사조해표와 사조산업이 각각 3.4%포인트, 롯데제과는 2.7%포인트, CJ제일제당은 2.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사조해표로 602%나 줄어들었으며, 뒤를 이어 동아원이 121%, 남양유업이 84%, 사조씨푸드 69%, 사조산업이 68%씩 외형이 쪼그라들었다.
또 대한제분은 44%, 롯데제과는 37%, 빙그레와 CJ제일제당은 35%, 대한제당은 25% 매출이 줄었다.
[CEO스코어데일리/장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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