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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현’씨 손으로 넘어가나?

곡산 2010. 3. 1. 13:34
현대그룹 ‘현’씨 손으로 넘어가나?

[스포츠서울닷컴|서종열기자]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현대그룹의 경영권 향배가 또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현대택배가 새해 벽두부터 지배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어서다.

재계에서는 “현정은 회장이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현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택배가 그룹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면서 경영권이 크게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여전히 지주회사격인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분쟁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 현대택배 통해 순환출자 구도 완성

현정은 회장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강화했다. 계열회사였던 현대택배가 최근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대거 매입, 그룹의 ‘컨트롤타워’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현대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택배는 지난해 9월 시간외매매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16.41%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상선의 지분 19.13%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의 지배회사다.

재계에서는 이와 관련 “현대그룹이 현대택배를 통해 강력한 지배구조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지분 매입을 통해 '현대택배→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택배’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현 회장의 지배력 역시 공고해졌다. 현 회장이 그룹 핵심지배회사가 된 현대택배의 2대주주이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지난 2006년 10월 현대택배의 유상증자 실권주를 인수해, 현대상선에 이어 2대주주(지분 12.61%)에 올라선 바 있다.

◆ 계열사 주주에 현 회장 친정 인사들 대거 포진

증권가에서는 현대택배 뿐 아니라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전체적으로 강화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대그룹 경영권 막대한 영향을 끼치던 현 회장의 모친 김문희 여사가 지난해 말부터 보유 주식을 현 회장을 비롯한 현씨 일가들에게 증여 및 매도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 회장의 친정 측 인사들이 현대그룹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면서 자연스레 현 회장의 경영권 역시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그룹의 지배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에는 현 회장의 친정어머니인 ▲김문희 여사가 701,097주(9.8%)를 보유해 2대주주에 ▲현정은 회장 279,385주(3.9%) ▲현일선 10,900주(0.2%) ▲현승혜 21,034주(0.3%) ▲현지선 20.730주(0.3%) 등 친정 인물들이 눈에 자주 띈다.

또한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현대택배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된다. 현정은 회장이 현대택배의 지분 1,538,592주(12.61%)를 보유한 가운데 ▲현일선 75,000주(0.61%) ▲현지선 75,000주(0.61%) 등이 특수관계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일선·현승혜·현지선씨 등은 현정은 회장의 친정 형제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룹 지분은 대부분 현영원 전 신한해운 회장(현정은 회장의 친정아버지)의 상속 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 범현대가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여전’

그러나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그룹의 핵심지배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강화했지만, 각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에 대한 지배력은 여전히 불안해 보여서다.

특히 현대상선의 최대주주가 여전히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25.47% 보유)이라는 점에서 ‘제2차 시동생의 난’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고 정몽헌 회장의 2세들이 현대그룹의 지분을 거의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분쟁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과거 범현대가문이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을 당시 내세웠던 명분이 ‘정씨의 현대’였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현 회장의 나이가 아직 한창인만큼 벌써부터 후계구도를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계열사 단 한곳을 제외하고 3세들의 이름이 주주명부에서 모두 빠진 상황이라면 다른 범현대가 식구들의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면서 “현 회장의 경영능력과 범현대가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nikerse@med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