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사

[대한민국 라이벌 大戰]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의 龍虎相搏

곡산 2010. 2. 27. 23:06

[대한민국 라이벌 大戰]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의 龍虎相搏
 
매출은 롯데호텔, 서비스와 고객선호도는 신라호텔이 ‘지존’
 
⊙ “세계 최고의 호텔 만들어보자”던 李秉喆·辛格浩 회장의 의지와 집념이 빚어낸 호텔
⊙ 해외에 로열티 지급 안 하는 ‘한국 호텔의 자존심’
權世珍 月刊朝鮮 기자 (sjkwon@chosun.com
신라호텔(左), 롯데호텔(右)
 여름휴가철, 호텔과 리조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때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최고의 호텔’은 어디일까. 먼저 기업 순위를 매길 때 기본적인 기준이 되는 매출로 보면, 서울 본점만을 기준으로 최근 10년간 부동의 1위는 롯데호텔 서울(소공동 소재)이다.
 
 그렇다면 호텔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시되는 서비스와 고객선호도 등에 대한 평가결과는 어떨까. 전 세계 70여 개국의 호텔·레스토랑을 평가하는 이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저캣 서베이(Zagat Survey)’를 참고했다.
 
 저캣 서베이는 서울에서 신라와 그랜드하얏트, 롯데, 쉐라톤워커힐, 그랜드인터컨티넨탈 등 10여 개의 호텔을 평가하고 있는데, 8년째 신라호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까 매출로는 롯데호텔이, 서비스와 고객선호도는 신라호텔이 ‘국내 최고’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두 호텔은 나란히 30년 역사를 가진 ‘인디펜던트 호텔’(체인에 속하지 않은 독립 호텔을 지칭하는 업계 용어)이다. 서울에는 18개의 특1급(국내 호텔 등급 중 최고 등급: 박스1 참조) 호텔이 있는데, 이 중 해외 유명 호텔 체인이 아닌 인디펜던트 호텔은 신라호텔과 롯데호텔뿐이다.
 
 웨스틴조선, 쉐라톤워커힐, 그랜드인터컨티넨탈은 각각 신세계, SK, GS그룹이 해외호텔의 브랜드를 가져와 운영하는 방식이다. 하얏트나 리츠칼튼 역시 국내업체가 해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체인 호텔은 해외 본사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한다. “국내에서 ‘특급호텔 장사’해서 남는 건 하나도 없다”는 한 해외 체인 특급호텔 前(전) 전문경영인의 말처럼, 수익의 대부분은 해외 본사에 돌아간다. 이 가운데 신라와 롯데의 善戰(선전)은 주목할 만하다.
 
 신라와 롯데는 명실공히 국내에서 매출과 선호도 면에서 톱을 차지하고 있는 호텔로, 아시아에서는 일본 도쿄의 ‘오쿠라호텔’이나 홍콩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등이 비슷한 지위를 갖고 있다.
 
 취재 기간 동안 신라와 롯데를 비롯해 서울 시내의 많은 특1급 호텔을 둘러봤지만 규모와 서비스, 식음료업장의 질과 서비스 등 다양한 면에서 신라와 롯데에 비견할 만한 곳은 그랜드하얏트 등 한두 곳에 불과해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와 신라 두 호텔이 독립 호텔로 30년 동안 국내 호텔의 자존심을 지켜오고 있는 ‘선의의 라이벌’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호텔 관계자들은 “타깃 고객이 각각 다른 호텔業(업) 특성상 각 호텔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우리 호텔이 (분야별로) 상대방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월등하다”고 주장했다.
 
 
 [1라운드] 영빈관과 반도호텔의 변신
 
 신라와 롯데의 ‘라이벌전’은 30년 전 시작됐다. 1979년 3월, 두 호텔은 이틀 간격(신라 3월 8일, 롯데 3월 10일)으로 문을 열었다. 1914년 문을 연 조선호텔과 1950년대 등장한 대원호텔·금수장호텔 등에 비하면 몇십 년의 차이가 난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벌그룹인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의 서비스업 진출이 꽤 늦었던 셈이다.
 
 그러나 신라와 롯데는 모두 前身(전신)이 있다. 신라호텔은 國賓(국빈) 숙소인 영빈관, 롯데호텔은 국내 최초의 상용호텔인 반도호텔이 그 전신이다. 둘 다 ‘국내 최고, 최초의 숙박시설’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것이다.
 
 1936년 현재 소공동 롯데호텔 자리에 문을 연 반도호텔은 지상 8층으로 당시 호텔 중 최대 규모였다. 반도호텔에는 월남의 고딘 디엠 대통령, 미국의 휴버트 험프리 부통령 등 國賓(국빈)과 미국의 록펠러 등 유명인들이 방한했을 때 묵었다. 또 李起鵬(이기붕)과 張勉(장면) 등 당시 정권의 실세들이 반도호텔에서 업무를 보는 등 반도호텔은 ‘권력의 상징’으로 불렸다.
 
 영빈관은 李承晩(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외국 국빈을 위한 숙박시설을 만들라”는 지시에 따라 1959년부터 현재의 신라호텔 영빈관 자리에서 공사가 시작돼 朴正熙(박정희) 시절인 1967년 현재의 신라호텔 영빈관 자리에 문을 열었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관광업 및 호텔산업 육성의 의지를 보인 것은 1970년대. 당시 반도호텔과 조선호텔, 워커힐호텔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호텔은 지금의 여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여서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힘들었다.
 
 정부는 故(고) 李秉喆(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에게 “한국의 얼굴이라 내세울 만한 호텔이 없으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호텔을 건설해 달라”고 했다. 또 문을 연 지 5년이 지났지만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영빈관을 인수해 줄 것도 제안했다. 이 회장은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고루 갖춘 국제적인 호텔을 세워보자”며 1973년 그룹 내에 호텔사업부를 신설했다. 신라호텔은 5년여의 공사 끝에 1979년 3월 개관했다.
 
 롯데그룹 역시 1973년에 (주)호텔롯데를 신설했다. 이 역시 정부의 요청과 辛格浩(신격호)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 신 회장은 “세계 어느 호텔에도 비견할 만한 최고급 호텔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 호텔롯데는 반도호텔과 반도아케이드를 매입하고, 주변 일대의 부지도 매입했다. 1979년 3월 문을 연 롯데호텔은 지상 38층 규모로 그때까지 국내 최고층 빌딩이었던 삼일빌딩을 누르고 ‘최고층 빌딩’의 자리를 차지했다.
 

 
 오픈 초기에는 롯데가 더 유명
 
 오픈 초기에는 1000여 개의 객실을 보유한 롯데호텔이 ‘국내 최대’ 호텔로 더 눈길을 끌었다. 또 30년 이상 국내 최고의 호텔로 승승장구했던 반도호텔의 명성 덕에 국내외 고객을 쉽게 끌어올 수 있었다. 특히 개관 후 27일밖에 되지 않은 시기에 제28차 PATA(태평양지역 관광협회) 총회에서 본부호텔 역할을 수행하는 등 국제행사를 다수 유치했다. 또 297.7㎡(90평) 이상의 넓은 로열 스위트룸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어 국빈 숙소로도 자주 이용됐다.
 
 반면에 신라호텔은 오픈부터 쉽지 않았다. 1973년 호텔사업부가 신설됐지만 얼마 되지 않아 석유파동이 터졌고, 1975년에는 공사를 중단해야 했다. 공사가 시작된 지 5년이 지난 1979년에야 문을 열었지만, 체인이 아닌 독자 브랜드여서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얏트, 쉐라톤 등 해외 유명 브랜드 호텔들이 전 세계적인 체인망을 강점으로 해외 관광객과 비즈니스 고객들을 끌어들여, 신라호텔은 인지도에서 이에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김정환 신라호텔 서울 총지배인은 “모기업(삼성) 계열사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신라호텔이 최초로 흑자를 낸 것은 오픈 4년이 지난 1983년이었다.
 
 신라호텔이 문을 열 당시 근무한 ‘오픈 멤버’ 중 지금까지 현직에서 근무하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 화교 출신의 候德竹(후덕죽) 상무(중식 조리담당)다
 
후 상무는 “신라와 롯데가 문을 열 때는 이...

 전문을 보시려면 프리미엄, 1일권, 캐시로 보기(건별)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백화점은 롯데 , 마트는 신세계

 

중국에서도 大血鬪 진행 중

 
 










우리나라 최고 중심 상권에 위치한 서울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본점.(왼쪽)
지난 3월 부산 해운대구에 문을 연 국내 최대 백화점 신세계 센텀시티.(오른쪽)














국내 유통회사의 兩大(양대) 라이벌인 롯데쇼핑(대표이사 李哲雨·이철우)과 신세계(대표 石康·석강). 라이벌 기업을 취재하는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초반부터 兩社(양사)의 신경전이 만만치 않았다. 홍보실 담당자들은 ‘유통 1위기업’이란 타이틀을 양보하지 않았다. 서로가 1위라는 것이다.
 
  유통업계를 10년 가까이 취재한 한 기자는 “유통분야가 너무 광범위하고 두 회사가 하는 사업분야가 많아서 딱 부러지게 외형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하지만 기자들은 공시된 대표법인들의 영업실적을 비교해서 기사를 쓴다”고 말했다.
 
  필자도 기사를 쓸 때 이 기준을 적용하여 ‘롯데쇼핑’의 이름을 먼저 표기하기로 했다. 작년 롯데쇼핑의 총매출이 신세계를 앞섰기 때문이다.
 
 
  [제1라운드│賣出 혈투]
 
  롯데 “우리가 不動의 1위”
 





신세계백화점의 명품관인 본관 내부.

  작년 롯데쇼핑은 총매출 10조9695억원에 영업이익은 769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총매출 10조8506억원에, 영업이익 8399억원을 달성했다. 양사 홍보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유통 1위 기업이라는 근거로 롯데쇼핑은 매출을, 신세계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어쨌든 롯데쇼핑이 지난해 매출에서 신세계를 제치고 1위에 복귀한 것은 3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롯데쇼핑 측은 “유통회사의 규모를 보려면 유통부문 전체를 보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며 “롯데의 유통부문 전체를 볼 때 우리는 한번도 1위 자리를 내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여러 유통법인 중의 하나인 대표법인끼리의 매출만 비교해 놓고 유통 1위 자리를 내주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롯데의 유통부문 총 매출은 2008년 14조5000여 억원, 신세계의 유통부문 총 매출보다 2조원 가량 앞선다는 것이다.
 
  신세계 측은 “그런 기준이라면 우리는 신세계가 운영하고 있는 스타벅스 매출까지 포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회사의 대표법인끼리 비교하지 않으면 회사의 외형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올해 비록 ‘근소한 차이’로 롯데쇼핑에 뒤졌지만 신세계가 인수한 신세계마트(舊 월마트코리아) 16개 점포가 합병되면서 총 매출이 1조원 이상 증가해 “당분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신세계가 부동의 1위를 지킬 것”이라는 게 신세계 측의 주장이다.
 
  이렇게 매출액을 놓고 논쟁을 벌이는 이유는 뭘까.
 
  먼저 롯데 측이 주장하는 그룹의 유통부문 전체라는 것은 롯데쇼핑을 선두로 롯데미도파, 롯데역사, 코리아세븐, 롯데호텔 면세점 사업부 및 롯데닷컴 같은 온라인 부문까지 다 포함된다.
 
  이 가운데 롯데의 대표 유통기업인 롯데쇼핑의 사업영역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시네마, KKD(크리스피 크림 도넛), 롯데식품 등 6개 사업본부로 구성된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국내 25개 점포를 가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 서울의 영등포점과 대구역점은 ‘롯데역사’라는 별도의 법인 속에 들어가 있고, 노원점은 롯데미도파 소속이다.
 
  롯데쇼핑 홍보실 담당자는 “같은 롯데백화점이지만 영등포점과 대구역점, 노원점 3개는 법인이 달라서 롯데쇼핑의 매출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유통 본연을 비교해야”
 





롯데백화점 본점의 명품관인 에비뉴엘 내부.

  신세계의 유통부문은 대표법인인 신세계를 비롯해서 광주신세계, 신세계마트, 신세계첼시, 신세계 인터내셔널, 신세계몰 등이 포함된다. 신세계는 작년말 별도 법인이던 신세계마트를 합병해서 몸집을 불렸다.
 
  대표법인인 신세계의 사업영역은 백화점, 이마트, 온라인(신세계몰, 이마트몰) 사업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신세계 역시 같은 신세계백화점이지만 광주신세계가 별도 법인이어서 신세계 매출에 집계되지 않는다.
 
  결국 두 회사는 유통의 본업인 백화점이나 할인점 중 일부가 별도 법인으로 나뉘어 있고, 같은 업종의 매출액이 상대편에는 집계가 되는데 自社(자사)에는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총매출액 규모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백화점이, 신세계는 할인점이 각각 회사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통업계 자료에 의하면 매출액 기준으로 현재 국내 백화점은 롯데(42%), 현대(20%), 신세계(15%), 기타 백화점(23)% 순으로 시장을 나눠 가지고 있다. 이런 백화점 3强(강) 체제는 1990년대 들어 구축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는 대형마트, 편의점,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 새로운 유통망이 등장하던 시기다. 이들 새로운 유통망의 등장으로 군소 규모 백화점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백화점 3강 체제가 형성된 것이다. 이들 3강 중 선두인 롯데백화점의 2008년 매출은 8조4000억원(타법인인 영등포점과 대구역점, 노원점 포함)으로 전년 대비 7.5% 가량 증가한 수치다.
 
  롯데쇼핑의 2007년 매출은 10조851억원. 이는 한국과 일본에 있는 모든 백화점업계 매출 순위 중 2위에 해당하는 대단한 규모다. 내실 면에서도 롯데쇼핑의 영업이익률은 7~8%대로 평균 3~4%대인 일본 백화점을 능가한다.
 
  신세계백화점의 2008년 매출은 전년 대비 13%가 신장한 2조9000억원(타법인인 광주신세계 포함)을 기록, 역대 최고 경영실적을 거뒀다.
 
  국내 할인점의 시장점유율은 이마트(34%), 홈플러스(28%), 롯데마트(15%), 기타(23%)로 나뉜다. 이 가운데 이마트는 작년 총매출 8조6238억원, 영업이익 6897억원가량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대비 6.3%, 5.3% 증가한 수치다. 올해부터는 舊(구) 신세계마트가 이마트로 통합됐기 때문에 구 신세계마트의 2008년 매출을 포함하면 이마트의 총매출은 10조5892억원에 이른다. 할인점 한 부문만으로도 롯데쇼핑 매출과 거의 맞먹는 규모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는 백화점, 신세계는 할인점 평정
 





롯데백화점 이철우 사장.

  그동안 국내 ‘유통 宗家(종가)’의 명성은 롯데쇼핑이 지켜 오고 있었다. 1970년대 말 국내에는 신세계, 미도파, 새로나, 코스모스, 화신, 신신, 시대백화점 등이 영업 중이었는데, 규모나 시설, 매출액이 보잘것없는 수준이었다. 이 와중에 1979년 12월 서울 명동에 초대형, 최첨단 시설을 갖춘 롯데백화점(당시 명칭은 롯데쇼핑센터)이 개점하면서 국내 백화점 업계에 혁명을 몰고 왔다.
 
  롯데쇼핑센터는 개장 첫날 30만 인파가 몰리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영업 첫해 454억원의 매출을 올려 당시 1위 백화점이던 신세계를 단숨에 따돌렸다.
 
  롯데쇼핑은 현재 국내 25개, 해외 2개의 백화점(젊은이들을 상대로 한 영플라자 3개점, 상설할인점인 아울렛 2개점, 명품관인 에비뉴엘 1개점도 포함)을 설치하는 등 백화점 위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신세계백화점은 1930년 일본 미쓰코시백화점의 경성(서울)지점으로 출발했다. 현재 서울 충무로 1가에 있는 신세계 본점의 옛날식 본관 건물은 이때 지어진 것이다. 1963년 삼성그룹이 신세계백화점을 인수했다.
 
  그러나 백화점으로 출발한 신세계는 롯데와는 다르게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백화점 대신 적은 투자비와 자금 회수율이 빠른 할인점에 집중하는 경영방식을 취했다.
 





신세계백화점 석강 대표.

  이처럼 신세계가 할인점 위주의 사업방식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신세계 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당시 신세계백화점은 삼성그룹 계열사였는데, 삼성이 반도체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느라 유통에 대한 투자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와중에 1993년 신세계 경영진은 “최근 미국에서 대형 할인점(월마트, 프라이스클럽 등)이 주목을 받고 있으니 우리도 국내에서 할인점 사업을 시도해 보자”면서 서울 도봉구 창동의 삼성아파트 부지 옆에 있던 자투리 땅에 할인점(대형 마트)을 열었다. 이것이 이마트의 시작이다.
 
  신세계는 할인점 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어 창고형 매장을 운영하는 미국의 프라이스클럽과 업무제휴를 하고 노하우를 배웠다. 투자여력이 부족해 시작한 이마트 1호점(서울 창동점)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백화점 중심의 국내 유통 흐름이 격변하기 시작했다. 신세계는 백화점 부지로 이미 확보해 놓았던 땅도 할인점으로 전환했다.
 
  이마트 출발 10년 만에 할인점은 전체 백화점 시장의 매출을 넘어섰다. 백화점 사업에 주력하던 롯데쇼핑은 이마트의 대약진에 충격을 받고 1998년 할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반면에 할인점 사업으로 큰 재미를 본 신세계는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백화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0년 개장 당시 국내 최대 크기인 강남점(서울 반포동 고속터미널 옆)을 연 것을 시작으로 2005년에는 본점을 리뉴얼하고 신관을 지었다. 올해는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초대형 백화점(센텀시티점)을 개점하는 등 전국 8개의 점포를 개설했다.
 
  2000년 중반 이후 롯데와 신세계는 매년 1조원 이상의 투자를 하고 있다. 대부분이 신규점포 확보를 위한 투자였다.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이제는 무대를 해외로 옮겨 社運(사운)을 걸고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제2라운드│백화점 혈투]
 
  유행 1번지 對 고품격 전략
 
  롯데백화점 본점은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있다. 이곳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본관과 명품관인 에비뉴얼, 젊은 여성층의 패션을 취급하는 영플라자 3개 동으로 구성된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1조3600억원의 매출로 전국 최대를 기록, 신세계백화점 중 매출 1위(8500억원)인 강남점을 따돌렸다. 매장 면적도 부산의 신세계 센텀시티가 들어서기 전까지 국내 최대 규모였다. 근처의 신세계 본점과 비교하면 매장면적이 5000평 이상 넓다.
 





롯데백화점 강희태 본점장.

  롯데백화점 본점의 姜熙泰(강희태·50) 점장(상무)은 “신세계가 2005년에 우리 본점을 타깃으로 건물을 신축했지만, 아직까지 우리 매출의 45% 수준”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늘 앞선 패션을 창조합니다. 새로운 외국 브랜드 도입이나, 아이디어는 본점에서 시도된 후 전국에 퍼져 나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국내에 소개된 영캐주얼, 남성 기성복, 수입화장품 등도 우리가 최초로 시도해서 전국의 백화점으로 번진 것들입니다.”
 
  강 점장은 “본점은 상권이 서울 전역인 만큼 다양한 계층이 폭넓게 오고 있다”며 “누구나 이용하는 부담없는 백화점이면서 항상 트렌드를 앞서가는 백화점이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은 지 오래된 건물이라 주차장이나 편의시설이 신세계백화점에 뒤지는 것이 약점이다. 매출 신장폭도 더딘 편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1조원 매출을 달성한 것은 1999년이다. 최고 중심 상권에서 에비뉴엘, 영플라자, 본관 3개동을 합친 매출이 아직도 1조원 대에 머물고 있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의 매출 신장세가 정체 상태인 이유는 신세계가 강남점을 통해 강남권의 고급 손님을 묶어 두고, 본점을 확장해 롯데 본점의 매출을 빼앗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맞은편에 위치한 신세계 충무로 본점은 2005년 신관을 지어 오픈했지만 옛날 건물도 그대로 보존했다. 현재 옛 건물은 2007년 리뉴얼해서 명품관으로 사용한다. 옛 건물인 본관 내부는 아주 고급스럽게 꾸며 미술관 같은 느낌을 준다.
 
  신세계 본점의 작년 매출은 6000억원 정도로 백화점 점포별로 보면 7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5년 오픈 이래 매년 2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박주형 본점장.

  신세계는 현재 리뉴얼 공사중인 영등포점을 비롯해 8개의 백화점 점포를 가지고 있는데, 이 중 4개가 해당 지역의 상권을 장악하는 1번점으로 자리잡았다. 백화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전국 9개 주요 상권 중 롯데백화점이 3군데서 1번점 위치를 차지한 것과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신세계 본점의 朴柱炯(박주형·50) 점장(부사장)은 “외형으로 보면 롯데가 앞서지만, 문화나 품격, 가치 전달 측면에서는 우리가 앞선다”면서 “단순한 쇼핑공간만 있는 백화점은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점장이 문화와 품격을 강조한 것은 신세계 본점이 문화홀과 고급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있기 때문이다. 옥상에는 조각작품이 전시된 공원이 있다.
 
  그러나 신세계 본점의 결정적인 취약점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 필자가 신세계 본점을 가 보았는데, 명동 쪽에서 접근하려면 신호등을 몇 차례 건너야 했고, 소공동길을 따라 가자니 복잡한 지하도를 이용해야 한다. 또 백화점 한쪽 면과 남대문시장 골목이 붙어 있어 고급백화점 이미지와는 미묘한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었다.
 
 
  차별화 포인트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張仲鎬(장중호·42) 소장은 신세계의 백화점 전략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수십 년간 1등을 따라 하는 사업을 해보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롯데가 대중백화점을 지향한다면 우리는 4~5년 전부터 삶의 가치와 문화적 품격을 추구하는 고객을 主(주)타깃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장 소장은 “다양하고 품격 높은 문화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구매력 높은 사람들을 마니아층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의 문화서비스 중 차별화 포인트는 자체 문화홀과 갤러리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문화홀은 신세계 본점과 용인 죽전점, 부산 센텀점에 있는데, 이곳에선 오페라, 연극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갤러리는 전국 4개 점에서 운영된다. 신세계 본점의 옥상 야외공원과 명품관인 본관 등에 전시된 미술작품은 55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신세계의 특수층 타깃 전략에 대해 롯데유통산업연구소 白寅秀(백인수·45) 소장은 다음과 같은 반론을 펼쳤다.
 
  “지난해 우리 백화점은 20대 이하 고객이 27%로 젊은층이 차지하는 매출 비율이 국내에서 가장 높습니다. 패션에 민감한 이들에게 적절한 패션상품을 제공한다는 것은 시대 흐름에 맞게 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나이 든 사람을 주타깃으로 하면 결국 백화점은 도태됩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유통업체가 우리의 기본 목표죠.”
 
  백 소장은 “젊은층을 목표로 한 백화점을 ‘통과형’, 중장년층을 목표로 한 백화점을 목표로 하는 것을 ‘동승형’ 백화점이라고 한다”며 “통과형은 항상 새로운 피가 수혈되는 반면 동승형은 고객과 같이 나이 들어 간다”고 말했다. 일본의 미쓰코시 백화점이 중장년층 일부를 타깃으로 했다가 쇠퇴한 반면, 젊은층을 목표로 이세탄 백화점은 지금 가장 잘나가는 백화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VIP를 더 고급스럽게 모셔라
 





최고 VIP들의 쇼핑공간인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라운지(멤버스클럽) 내부 모습.

  백화점과 할인점 경쟁은 결국 손님을 어떻게 끌어모으느냐의 싸움이다. 고객 서비스는 백화점 영업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차별화하는 만큼 차이가 없는 이상한 분야가 바로 백화점 서비스다.
 
  필자는 양 백화점 서비스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주차장 도우미, 본사의 서비스가 전국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도록 관리하는 서비스 매니저, 사내 직원들의 서비스 교육을 담당하는 서비스 전문강사, 백화점의 외관이나 실내를 꾸미는 디자인 담당자, 식품 안전을 책임지는 식품과학연구소를 비롯해, 심지어 방송실 아나운서까지 취재했다. 독자들은 좀 허탈할지 모르나 결론은 ‘무승부’다.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수십 년의 서비스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나름대로 최상의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데다가 상대편이 도입한 어떤 제도가 우수하면 곧바로 벤치마킹을 하여 따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두 회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우수고객(VIP) 서비스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그 차이를 느껴 보기로 했다.
 
  백화점 업계는 ‘상류 1%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20%를 창출하고, 20%의 단골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창출한다’는 파레토법칙이 대체로 잘 적용되는 업종이다. 한 유통전문 기자는 “VIP 한 명은 일반 손님 100명과 맞먹을 정도로 구매력이 높기 때문에 이들은 백화점의 가장 주요한 마케팅 대상”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마다 다르지만 대개 연간 3000만원 이상을 구매하면 ‘VIP’, 5000만원은 ‘VVIP’ 자격이 부여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본관을 이용하는 VIP와 명품관인 에비뉴엘을 이용하는 VIP를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명품관인 에비뉴얼은 연간 평균 1억원 이상의 고액 구매자는 LVVIP 등급으로 분류한다.
 
  에비뉴엘에는 VIP들의 쇼핑을 도와주는 퍼스널쇼퍼(쇼핑상담원) 두 명과 VIP들이 개인적으로 쇼핑을 할 수 있는 전용라운지 시설을 갖추고 있다. 퍼스널쇼퍼인 梁有鎭(양유진·47) 실장은 “현재 에비뉴얼 VIP는 모두 600명 정도인데, 이 중 1~60등까지가 최고 등급인 LVVIP, 61등부터 250등까지가 VVIP”라고 밝혔다.
 
  VVIP가 이용하는 원룸식의 전용라운지(멤버스클럽)에 들어가자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이 차를 서비스했다. 이들은 퍼스널쇼퍼를 도와주는 스태프인데, 한 명의 퍼스널쇼퍼에는 두 명의 스태프가 따른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상위 5% 고객에게 VIP 자격이 주어지며, 1위에서 999등까지를 최상급 VIP로 관리한다. 신세계 VIP는 상위부터 트리니티, 퍼스트, 아너스, 로열 등급으로 나뉜다. 퍼스트 등급 고객은 연간 3500만원 정도의 구매고객에 해당한다고 한다. 신세계는 올해 VIP 자격 조건을 상향 조정했다. 그만큼 고급손님이 늘었다는 뜻이다.
 
  트리니티 VIP들에게는 전용라운지 이용, 주차대행 서비스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각종 공연 및 영화초대권이 제공된다. 그밖에 골프대회, 요트파티, 와인클래스 강좌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신세계의 경우 상위 1~3%의 고객이 전체 24%의 매출을 올린다고 한다.
 
  신세계에는 퍼스널쇼퍼 외에도 ‘컨시어즈’라는 직책을 맡은 직원 2명이 있다. VIP를 집중 관리하고, 상대로 마케팅을 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컨시어즈는 각 점에 한두 명씩 배치되어 있다.
 
 
  상품을 통한 차별화 전략
 





신세계백화점 명품관인 본관에 진열된 상품들.


  백화점 조직이나 사람 중에 ‘MD’라는 용어가 들어간 것이 많은데 주로 핵심 상품구성 활동(머천다이즈: Merchandise)이나, 상품을 기획하는 사람(머천다이저: Merchandiser)을 가리킨다. 롯데백화점은 상품구매 담당 전문가를 ‘MD’라고 표현하고, 신세계는 종전대로 ‘바이어’라고 부른다.
 
  백화점은 입점된 상품이 비슷하기 때문에 상품에서 차별성을 드러내기 어렵다. 그래서 도입한 게 PB(自社 브랜드) 개발과 편집매장 운영이다. 편집매장은 하나의 브랜드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상표의 옷, 청바지, 구두, 여성의류, 시계, 와인 등을 모아 매장을 구성, 묶어서 판매하는 매장을 말한다.
 
  손님들의 기호가 다양해지고 패션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백화점들은 이런 PB개발과 편집매장 차별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8개의 PB와 어떤 브랜드와 단독입점 계약을 맺어 물건을 판매하는 NPB 브랜드도 32개, 편집매장 36개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는 편집매장을 ‘자주편집숍’이라고 부른다. 신세계 선진 MD팀장 朴炳俊(박병준·41) 부장은 “3월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스포츠, 아웃도어 용품, 신발, 넥타이, 핸드백 등 의류와 잡화를 망라한 20개 자주편집숍을 운영 중이며, 편집숍마다 평균 30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장은 “편집숍은 일반 임대 매장보다 10% 정도 높은 이익률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편집매장에 채울 해외 브랜드를 바이어가 직접 나가서 구매해 오는 방식을 취한다.
 
 
  戰線은 전국으로 확대중
 
  그동안 지방 백화점 대결에서 신세계는 롯데의 경쟁이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신세계가 약진하고 있다. ‘진출하는 모든 지역에서 1등 점포가 된다’는 신세계의 ‘지역 1번점’ 전략의 상징이 지난 3월 초 부산 해운대 센텀지구에 문을 연 신세계 센텀시티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국내 최대의 복합 쇼핑몰이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주요 시설만 돌아보는 데도 1시간30분이 금세 흘러갔다.
 
  부산은 원래 롯데의 牙城(아성)이었다. 롯데쇼핑은 부산 상권의 요충지인 부산진구, 동래구와 센텀시티 내에 3개의 백화점이 영업을 해 왔고, 올 연말 광복점 개장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 朴建鉉(박건현·53) 점장(부사장)은 “우리가 지역에서 경쟁하기 위해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지은 것이 아니라 국내는 물론 일본과 동남아의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상권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세계는 진출한 지역 모두 1번점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롯데가 비록 점포 수는 많다고 하지만, 우리의 각 점포가 모두 1번점이 되면 경쟁사 백화점이 10개가 있어도 우리는 하나를 가지고 이길 수 있어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신세계 센텀시티가 오픈하는 날 축하 현수막을 거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薛豊震(설풍진·48) 점장(이사)은 “언론이 롯데와 신세계의 대결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우리는 신세계 센텀시티가 먼 길을 가는 동반자이고, 이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월간조선 http://monthly.chosun.com/ 5월호 기사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