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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크라운 넘보지 마!"

곡산 2008. 12. 14. 14:21

"빙그레, 크라운 넘보지 마!"
해태-크라운 윤영달 회장 '지분 매입' 속사정
 
박종준 기자
요즘 해태-크라운 제과 윤영달 회장에게 무슨 일이? 있다. 그것도 윤 회장의 심기를 적잖이 건드리고 있는 ‘중대 사안’이 있다. 바로 그것은 경영권 방어문제. 지난 10월30일 경쟁사인 빙그레가 해태-크라운 제과의 전환사채(CB) 인수에 대해 공시를 하면서 잔재적 경영권의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윤 회장도 심기는 편치 않을 터. 그래서 였을까. 최근 들어 윤 회장의 ‘대반격’이 시작되는 듯한 모습이다. 빙그레가 자신이 경영을 맏고 있는 해태-크라운 제과의 전환사채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적잖이 신경쓰인 게 아닌 눈치다. 그래서인지 윤 회장은 최근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보이는 지분 매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지난 10월30일 빙그레가 크라운 제과의 전환사채를 인수한다는 공시가 나오자 최근 당사자인 해태-크라운 제과 윤영달 회장이 사자의 지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 경영권 방어 목적이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면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해태-크라운 제과 윤영달 회장, 지분 매집에 공들여 배경 관심집중
11월28일 윤 회장과 윤 회장의 특수관계인 전체 지분 2.11% 장내 매입


앞에서 언급했듯이 최근 다급해진 해태-크라운 제과 윤영달 회장이 ‘대반격’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0월30일 경쟁사인 빙그레가 자사의 전환사채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발단이 된 ‘잠재적 적 모드’는 이미 켜진 듯이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해태-크라운 제과의 ‘수장’인 윤영달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반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0월 크라운 제과의 전환사채 인수를 선언한 빙그레가 해태-크라운 제과의 잠재적인 ‘적’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상 윤 회장도 이번 지분 매입을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막아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는 있는 상황.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윤 회장의 최근 자사 지분 매입이 그것. 지난 11월28일 크라운 제과는 윤 회장과 윤 회장의 특수관계인들이 전체 지분 중 2.11%를 장내에서 사들여 지분율이 45.21%로 올라갔다고 공시한 데 따른 것.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윤 회장이 주식 시장에서 사들인 주식량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매입가가 최저가보다 상당히 높은 평균 8만원대로 높아 이것이 단순한 하락세장에서 도모되는 자사주 방어 측면보다는 경영권 방어에 신경을 쓴 모양새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지난 10월30일 빙그레의 크라운 제과 전환 사채 인수 공시 이후 취해진 조치가 비단 이번 뿐 아니라 지난 11월25일 자사주 7.65%를 우리사주조합에 판 이후 취해진 것이라 이와 비슷한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사주의 경우, 윤 회장이 곧바로 의결권을 갖게 되는 성격의 지분이어서 이는 자연스레 윤 회장의 ‘우군’을 자동적으로 확보하는 셈이어서 경영권 방어 측면이 강하다.

이런 조치와 움직임들은 고스란히 지난 10월 빙그레의 전환사채 인수 발표 이후에 대응차원으로 풀이되는 만큼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이처럼 윤 회장이 분주하게 적극적으로 경영권 방어를 하게 된 발단은 다름 아닌 지난 10월30일 경쟁사인 빙그레의 크라운 제과 전환사채 인수 공시가 단초가 됐다.

당시 국내 식품업계에서 반신반의하며 소문처럼 떠돌던 것이 사실로 입증돼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던 것도 사실. 빙그레가 크라운`해태제과 크라운제과의 전환사채(CB)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빙그레가 금융감독원에 공시`보고한(출처-공시시스템 다트)‘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에서 크라운제과 전환사채권 37만8126주를 보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던 것. 그 내용은 빙그레가 오는 11월26일 전후로 해 자산운용사에 수탁돼 펀드화돼 있는 크라운제과의 전환사채 2004년 12월 만기 5년에 250억원 정도로 인수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기서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번에 빙그레가 크라운 제과의 전환사체를 인수하는 금액도 상당한데다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지분율에 있어서도 2대주주에 해당하는 무시못할 양이다. 이번에 빙그레가 인수하게 될 전화사체는 시가 200억원 대로 알려졌다. 이는 크라운 제과의 전체 지분 중에서 21% 정도에 해당하는 상당한 지분이다.

이러자 빙그레의 인수 금액은 그렇다 쳐도 전체 지분에서 빙그레가 차질할 지분이 막대해 현재 이런 빙그레의 움직임에 따라 향후 경영권과도 연결될 수 있지 않겠나하는 관측이 솔솔 흘러나왔다.

이런 결과로 단일주주로는 최대 지분을 확보한 빙그레가 현재 크라운-해태제과의 오너인 윤영달 회장이 가진 순수 지분 20%와 특수관계인 포함 38% 정도는 단순히 퍼센트만 놓고 본다면 경영권도 노려볼 수 있는 지분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빙그레의 이번 전환사체 인수에 대해 빙그레가 향후 크라운 제과의 제과 부문을 인수하기 위한 기반 마련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빙그레는 국내 대표적인 빙과류 생산 식품기업 중 한 곳.

이와 관련해 양 당사자인 빙그레나 크라운 제과는 극도로 말을 아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빙그레 측은 애써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지난 10월31일 빙그레 관계자는 “알려진 그대로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특별할 게 없다”고 밝혔다.

빙그레 측은 이번 크라운 제과 전환사채 인수 건은 그동안 자산운용사에 돈을 맡겨 놓은 상황에서 우연한 기회에 투자를 하게 됐다는 것.

빙그레 관계자는 “크라운 제과의 전환사체를 인수하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투자를 목적으로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가 이번 크라운 제과 지분 인수와 관련한 빙과류 부문 인수설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 관계자는 “앞에서 말했듯이 전혀 그런 목적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빙그레가 인수하게 될 21%의 지분율의 성격에 대해서 흘러나온 ‘경영권 인수설’에 대해서는 “윤영달 회장의 지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을뿐더러 그렇다고 해도 그것이 경영권과는 그리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결론적으로 현재 빙그레의 크라운 제과 전환사채 인수에 대한 당사자 크라운 제과의 입장은 일목요연하다. 단순투자 목적이라는 것.

지난 10월31일 빙그레 관계자는 “단순한 투자 목적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입을 뗐다.

이 관계자는 “지난번에 자산운용사에 펀드를 가입했었는데 최근 좋은 투자 매물이 나왔다고 했는데 이는 다름 아닌 크라운 제과 전환사채였고 그 목적에 따라 인수하게 된 것뿐이다”고 밝혔다.

또한 ‘경영권 인수설’이나 ‘빙과류 부문 인수설’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전혀 그런 목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이어 오는 21일 전후 인수대금납입기일이니 양수받는 날까지 좀 더 지켜봐 달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이렇듯 그 이유야 어찌됐던 간에 빙그레의 크라운 제과 전환사채 이후 해태-크라운 제과측도 이를 예의 주시하는 한편 본격적인 ‘반격모드’로 돌입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윤 회장의 자사 지분 매입이 그것이다.

추후 빙그레, 해태-크라운 양사 모두가 지분 매입에 총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경영권 다툼도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 대목에 대한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빙그레가 인수한 지분이 21% 규모로 2대주주라고는 하나 윤 회장과 특수관계인 포함한 지분이 최대 45%와는 다소 격차가 있기 때문에 빙그레의 갑작스런 적대적 기업인수는 불가능할 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윤 회장이 지분 매입 방법 등을 통해 적극적인 경영권 방어에 들어간 만큼 빙그레가 경영권 인수에 쉽사리 뛰어들 수 없는 바리케이트를 마련한 셈이다.

이에 대해 지난 12월2일 해태-크라운 IR 담당자는 “지분 매입 사실은 맞다”면서도 “이번 일은 회장님 개인적인 의한 지분 매입이라서 그 의도를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부에서 관측하고 있는 경영권 방어 측면도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전부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는 윤 회장이 회사의 오너로서 행한 일종의 ‘경영활동’의 일환인 것이지 이것이 오로지 ‘경영권 방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이번에 지분을 매입한 회사가 윤 회장 개인 100% 지분이라고는 하나 해태-크라운 제과와 지분 거래나 지배구조를 갖는 회사가 아닌 순수 단독 법인이라고도 덧붙였다. 빙그레의 크라운 제과 전환사채 인수에 따른 경영권 방어 목적이 아니라는 것.

이어 차후 ‘추가 지분 매입’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이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취재 / 박종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