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현재현 동양그룹회장 ‘시련의 계절’ | |||||||||
2008 10/21 위클리경향 796호 | |||||||||
한일합섬 인수합병 배임혐의로 조사 검찰 입장 강경 사법처리 여부 관심
동양그룹이 최근 도덕성 논란에 휩싸여 갈팡질팡하고 있다. 부실 계열사에 대한 부당 지원 및 현재현(59) 회장의 한일합섬 인수합병(M&A)에 대한 배임 혐의에 따른 검찰의 기소 여부 때문이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동양메이저㈜가 지난해 ㈜한일합섬을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과 관련해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을 지난달 3일 소환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동양메이저가 2006년 말 3745억 원대에 한일합섬을 인수·합병한 후, 법적으로 금지된 차입인수(LBO) 방식을 이용해 한일합섬의 주주들에게 1800억 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중재 등)로 지난 7월 구속된 동양메이저 추연수(49) 대표이사를 구속한 바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현 회장의 공모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고 현 회장이 편법으로 한일합섬 인수합병에 개입한 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기소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추씨가 전 한일합섬 부사장 이전철(61·구속기소)씨에게 동양메이저를 인수기업으로 추천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8억9000만 원을 건넨 사실을 현 회장이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동양그룹 측 혐의내용 전면 부정 동양그룹과 현 회장은 물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차입인수(LBO) 방식을 이용한 인수·합병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동양그룹 측의 공식 입장도 한일합섬 인수·합병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한일합섬 인수를 위해 받은 대출금 상환은 동양메이저와 한일합섬 합병 후인 올해 5월 14일에 이뤄져 LBO 방식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경영자문료 19억 원 상식 밖 금액 이에 대해 동양그룹 홍보팀의 관계자는 현 회장에 대한 검찰의 배임중재혐의에 대해 “이전철 전 한일합섬 부사장이 한일합섬 인수를 추천해 동양이 이를 인수하는 계기가 됐고, 인수 후 소액주주 주식 매입, 타사와 마찰을 빚은 시공권 해결 등 이 부사장의 역할이 커 이에 대한 적정한 경영자문료 등을 지급한 것으로 현 회장의 개입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적정한 경영자문료가 19억 원에 달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또 LBO 방식의 인수와 관련해 “검찰 발표와 달리 한일합섬의 인수 주체인 동양메이저산업이 보유 중인 주식을 담보로 한일합섬의 인수자금을 조달했고 차입금 상환은 동양메이저와 합병 후인 2008년 5월 14일에 이루어졌으므로 LBO 방식과는 전혀 무관하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의 입장이 이처럼 강경하자 현 회장의 사법 처리 여부가 재계에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인수자가 자신의 자금을 직접 출자해 SPC(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한 뒤 피인수 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차입금을 마련하는 방식의 LBO가 배임인지 아닌지에 대한 법원 판결이 없기 때문이다. 검찰, ‘공짜 M&A’ 관행 철퇴 계기로 검찰은 이번 기회에 재계 일각에서 인수하지도 않은 기업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사실상 ‘공짜’로 M&A하고 채무상환 부담도 피인수 회사에 떠안겨 해당 기업 주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관행에 철퇴를 가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로 재계에 알려진 현 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도덕성에 흠집이 난 상태다. 취임 후 최대 고비를 맞은 현 회장의 시련이 어떻게 끝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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