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기고] 고추장 종주국, 위상을 넘어 최고의 글로벌 소스를 향한 여정

곡산 2026. 6. 13. 17:17

[기고] 고추장 종주국, 위상을 넘어 최고의 글로벌 소스를 향한 여정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6.06.09 07:43

전통 발효 조미료…140여 개국에 매년 4억 불 규모 수출
‘헬시 소스’ 도약 요건 갖춰…기능성 학술적 뒷받침 필요
맞춤형 요리 개발 병행 국제 학술대회 개최 우수성 홍보를
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한국장류기술연구회장)

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한국장류기술연구회장)

이제 고추장은 세계인이 선호하는 소스의 한 종류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한글 발음 그대로 ‘고추장’이라 부르는가 하면 영문 표기인 ‘Gochujang’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메리엄 웹스터와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고추장은 이미 한국의 울타리를 넘어 글로벌 식품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정립해 나가는 중이다.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 발효식품이자 수백 년 동안 한국인의 식탁에서 사랑받아 온 이 조미료가 이제 세계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그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매년 4억 달러 안팎에 이르는 수출 통계가 증명하고 있으며, 실제로 세계 140여 개국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고추장을 즐기고 있다.

우리 전통 발효식품이 이토록 빠르게 세계화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의 상승과 K-컬처 열풍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고추장 자체가 지닌 독특한 특성과 조미료로서의 유연성,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특화 가능성과 건강기능성이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레스토랑협회가 주관하는 NRA 쇼에서도 고추장은 단연 인기 품목으로 꼽히며 그 용도와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이처럼 인기가 치솟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매운맛에 대한 선호도 덕분이기도 하지만, 고추장만이 가진 고유한 제품 특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고추장은 고춧가루와 고추장 메주, 그리고 곡류 당화액이 이상적으로 조합된 후 숙성 발효 과정을 거치며 완전히 새로운 맛과 향을 창조해 낸다. 대부분의 서구식 소스나 조미료가 단일한 맛과 향에 의존하는 것에 비하여, 고추장은 원료에서 나오는 매운맛, 감칠맛, 단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동시에 발효를 통해 오묘하고 깊은 풍미를 새롭게 더하고 있다. 기존 소스류가 갖지 못하는 발효식품 특유의 차별화된 독창성을 지니고 있으며, 한 번 맛보면 그 맛과 향을 잊지 못하고 다시 찾게 만드는 연식성(連食性) 있는 특성까지 갖추고 있다.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듯이, 발효식품으로서 두드러지는 뛰어난 건강 기능성 또한 고추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수한 장점이다. 이렇듯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고추장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세계인의 식탁에서 견고한 위치를 견고히 지켜내기 위해서는 멀리 내다보는 지혜로운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첫째, 발효식품으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여기에는 원·부재료의 배합 비율과 함께 최적의 발효 조건, 그리고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수적인 요건이 된다. 고추장 속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기능성 미생물(Probiotics)은 인체 건강에 지대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은 고추장이 글로벌 프리미엄 헬 시 소스(Healthy sauce)로서 도약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제공한다.

둘째, 세계 시장에 완전히 통하는 상품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현지인의 일상 식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하므로, 상대국의 식문화와 식탁 구성을 면밀히 이해하고 고추장이 그들의 식단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문화적 배경에 대한 조사연구가 지속해서 수행되어야 한다.

셋째, 고추장의 건강 기능성에 대한 학술적인 뒷받침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신뢰도 높은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고, 이러한 연구 결과를 권위 있는 국내외 학술지에 적극적으로 게재하여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객관적인 신뢰를 주어야 한다.

넷째,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스타 셰프들과 연계하여 고추장을 활용한 현지 맞춤형 요리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 모든 음식의 조합은 결국 주방에서 완성되며, 메뉴를 채택하는 주방장의 의지가 시장 확산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고추장을 주제로 한 국제 학술 대회를 국내에서 주기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고추장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고추장의 우수성을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

고추장은 우리의 독창적인 발효식품이지만, 이 훌륭한 자산을 세계적인 상품으로 키우고 국제화하는 데는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산·학·관·연 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공고히 구축하여, 우리 고추장을 세계인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최고의 글로벌 소스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이다.

신동화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