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말차는 ‘흑임자’? 주목받는 K-흑임자 라테 [식탐]
강렬한 블랙+항산화효능+고소함
“K-카페 인기가 메뉴 확산에 영향”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말차의 녹색으로 물들었던 글로벌 카페 시장에 ‘검은’ 물결이 일고 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흑임자(검은깨)가 차세대 말차로 떠오르면서다.
미국의 식품산업 리서치기관 푸드인스티튜트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26년 컬러는 블랙”이라며 “최근 뉴욕과 시애틀 카페를 중심으로 흑임자가 음료, 페이스트리 등에 결합하며 인기”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음식점 리뷰 플랫폼 옐프(Yelp)도 ‘2026 식음료 트렌드 보고서’에서 올해의 주요 트렌드로 ‘아시아 식재료의 부상’과 함께 흑임자를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말차 라테에 흑임자 크림을 얹은 ‘흑임자 말차 라테’ 소비는 작년 9월 기준으로 1년 사이 147% 폭증했다. ‘흑임자 라테’는 23%, ‘흑임자 디저트(흑임자 케이크, 흑임자 크루아상 등)’는 21% 늘었다.
호주 카페에서도 확산하는 중이다. 호주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언은 지난해 12월 “흑임자가 카페·디저트 트렌드 재료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영국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한국식 흑임자 라테’, ‘포스트 말차’ 등의 키워드를 볼 수 있다.


흑임자는 해외 매체에서 ‘제2의 말차’로 불릴 정도로 말차와 유사점이 많다. 우선 항산화 효능이 입증된 말차처럼 흑임자 역시 세사민 등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다. 불포화지방산과 마그네슘도 많다. 뉴트리언츠(Nutrients, 2022)를 비롯한 여러 국제학술지에서 혈관 건강과 항염, 항암 효능을 다룬 논문들이 소개됐다.
‘눈에 띄는’ 색감도 같다. 강렬한 검은색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흑임자의 높은 안토시아닌 함량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안토시아닌은 식물의 검은색·어두운 보랏빛을 나타내는 항산화물질이다.
정화용 큐그레이더(커피감별사)이자 엔터하츠 커피전문점 대표는 “해외 카페에서 흑임자의 인기는 말차 음료 열풍의 연장선으로 보인다”라며 “말차가 진한 녹색의 매력적인 색감과 건강한 이미지로 사랑받은 것처럼, 흑임자 역시 검은색의 고급스러운 색상을 가진 웰빙 식재료”라고 말했다.

‘동양의 식재료’라는 공통점도 있다. 주요 시장조사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식음료 업계는 아시아 식재료에 주목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검은깨는 전통 재료지만, 서구권에서는 새로운 풍미다. 흰깨인 참깨는 활용해도, 흑임자는 대중적이지 않다. 참깨보다 진한 고소함에 감칠맛까지 살짝 난다.
더불어 말차처럼 가루 형태라 카페 재료로 쓰기 좋다. 라테는 물론, 크림과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등에활용된다.
맛은 말차와 다르다. 녹차의 쌉쌀한 맛에 오래 빠졌던 이들은 흑임자의 ‘고소한 맛’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덜 달면서 고소한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웰빙 메뉴다.


반면 동양의 카페에선 흑임자 메뉴에 대한 반응이 서구만큼 뜨겁지 않다. 국내에선 흑임자 라테가 이른바 ‘할매니얼(전통 식문화를 즐기는 젊은 세대 소비)’ 트렌드와 이어졌으나, 대중적인 유행은 아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마포구 망리단길 카페 등의 일부 지역에서만 트렌디한 스타일의 흑임자 라테를 판매한다. 정화용 대표는 “미국 카페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국내에선 흑임자를 시그니처 메뉴로 판매하는 카페들이 꾸준한 정도”라고 했다.
흥미로운 점은 서구권의 인기에 한국 카페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흑임자 음료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오래전부터 마셔왔다. 하지만 에스프레소와 결합한 카페 메뉴를 글로벌 트렌드로 만든 건 한국의 카페였다.
인도의 영문 일간지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지난해 12월 “한국 음식의 영향으로 흑임자 라테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 카페에서는 흑임자 베이스에 우유와 에스프레소를 넣고, 흑임자 휘핑크림이나 흑임자 가루를 뿌린다”고 설명했다.
식음료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아시아 식재료의 부상과 K-카페의 인기는 국내 카페에서 볼 수 있는 흑임자 라테까지 주목하게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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