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3.24 07:57
롯데칠성 ‘핫식스 더킹’ 다양한 맛…스포츠 수요 흡수
코카콜라 ‘몬스터 에너지’ 효자 품목…1030 팬덤
마케팅 1위 ‘레드불’ 프리미엄 전략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 유지
‘고칼로리 카페인 폭탄’으로 불리던 에너지음료가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를 입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려는 MZ세대의 니즈에 맞춰 설탕을 빼고 과일 향과 기능성 성분을 더하면서, 에너지음료는 피로 해소용을 넘어 일상적인 데일리 음료로 진화했다. 국내 시장을 주도하는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 코카콜라음료의 ‘몬스터 에너지’ 동서음료의 ‘레드불’은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의 주도권 쟁탈전에 나섰다.

시장조사기관 자료 및 업계 추산 등에 따르면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은 꾸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1조 원 안팎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몸집을 불렸다. 매년 4~8% 수준의 중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생각보다 큰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피로감 해소 목적으로 수요가 급증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이후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발맞춰 칼로리를 대폭 낮춘 제품들이 쏟아지며 2030 여성층까지 핵심 소비자로 유입됐다. 글로벌 시장 규모 역시 2025년 약 869억 달러에서 2034년 1557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는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프리미엄화한 ‘핫식스 더킹’ 리뉴얼이 폭발적인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과거 250㎖ 소용량 캔 중심에서 355㎖ 및 500㎖ 대용량 라인업 ‘더킹’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그 결과 2024년 핫식스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072억 원을 기록해 단일 브랜드로서 1000억 원 고지를 넘었다. 이 같은 호실적은 2025년에도 이어져 3분기 누적 매출 840억 원(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을 달성했고, 2025년 3분기 단일 매출만 살펴봐도 306억 원으로 23% 급증해 롯데칠성음료 전 카테고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누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재 핫식스는 제로, 저칼로리, 대용량, 과즙 첨가, 단백질 강화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과거 특유의 기능성 음료 맛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맛과 추가 기능을 더하는 것이 핵심 트렌드다. 사과 과즙을 더한 ‘애플홀릭’ 복숭아 농축액과 홍차 분말을 배합한 ‘핫식스 더킹 아이스피치 제로’를 선봬 큰 호응을 얻었으며, 500㎖ 대용량에 단백질 보충 기능을 융합한 ‘핫식스 더 프로’ 2종을 출시해 스포츠 수요를 흡수한 데 이어, 18일에는 신제품 ‘핫식스 더킹 파인버스트’를 새롭게 출시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핫식스 더킹’ 라인업은 본연의 맛을 살린 ‘더킹 파워’ 저칼로리 제품 ‘더킹 포스’ ‘더킹 러쉬’ 제로 칼로리 라인인 ‘더킹 제로’ ‘더킹 아이스피치 제로’ 과즙을 첨가한 ‘크러쉬피치’ ‘퍼플그레이프’ ‘애플홀릭’ ‘파인버스트’ 등 총 9종으로 세분화돼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촘촘하게 공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캠퍼스 프로모션 등 일상 밀착형 마케팅을 전개해 국민 데일리 에너지음료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코카콜라음료가 유통하는 몬스터 에너지는 2015년 유통을 맡으면서 매년 꾸준한 매출 신장률을 기록해 코카콜라음료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견고한 성장 배경에는 세분화된 라인업 확장이 있다. 오리지널의 강렬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맛의 다양화’ ‘저칼로리’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주도했다. 다채로운 플레이버(맛)와 강력한 팬덤 마케팅으로 1030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특히 설탕을 뺀 저칼로리 라인인 ‘울트라’ 시리즈가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파이프라인 펀치’ ‘망고 로코’ 등 차별화된 플레이버 라인업도 중추적인 기여를 했다. 최근 신제품 출시는 철저히 ‘제로 슈거’ ‘이색 과일 맛’에 집중돼 있다. 2024년 복숭아 맛의 ‘몬스터 에너지 울트라 피치 킨’을 출시한 데 이어, 2025년 상반기에는 무설탕·저칼로리 라인업을 한층 강화해 강렬한 탄산 대신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강조한 ‘몬스터 에너지 울트라 스트로베리 드림즈’를 새롭게 선봬 여성 소비자층까지 포섭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젠지 등 e스포츠 구단 스폰서십을 적극적으로 맺고, 한정판 굿즈 및 대학 축제 샘플링을 통해 1030 세대와의 접점을 강력하게 넓히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음료 시장 1위 ‘레드불’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한다. 전체 판매 물량 기준으로는 다소 밀리지만, 확고한 포지셔닝과 고가 정책을 고수해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오리지널리티를 중시하는 트렌드세터와 마니아층을 록인(Lock-in)했다.
최근 제품 전략은 단연 맛의 다변화와 제로 칼로리다. 시즌별로 과일 맛을 달리하는 ‘에디션 시리즈’와 ‘레드불 슈가프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수박 맛 ‘레드 에디션’ 복숭아 향 ‘화이트 에디션’ 적포도 풍미 ‘퍼플 에디션’에 이어 열대과일 맛의 ‘그린 에디션’ 복숭아와 플로럴 향을 조합한 ‘핑크 에디션’을 연이어 선봬 계절감에 맞춘 마케팅을 전개했다. 무가당 제품인 ‘레드불 슈가프리’의 마케팅 비중도 크게 늘렸으며, 프랜차이즈 카페 등 B2B 채널 메뉴 협업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다각화했다.
레드불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압도적인 스포츠 스폰서십이다. T1 등 e스포츠 최정상 구단 및 익스트림 스포츠 전폭 후원을 통해 팬덤을 결집시키고 있다. 또한 신제품 에디션 론칭 기념 오프라인 파티를 성대하게 개최해 젊은 세대와 직접 소통하며 역동적인 에너지를 체험하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주도하는 3사는 모두 ‘제로 슈거’와 ‘맛의 다변화’를 공통적인 생존 전략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각 브랜드의 핵심 타깃과 지향점은 명확히 갈린다. 핫식스는 ‘대용량·가성비·일상화’에 초점을 맞춰 캠퍼스 프로모션 등 일상 밀착형 마케팅을 전개하며 국민 데일리 에너지음료로 안착했다. 반면 몬스터 에너지는 ‘다채로운 맛과 1030 밀착’에 집중해 독특한 플레이버 중심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봬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레드불은 ‘프리미엄과 막강한 스폰서십 경험’에 초점을 맞춰 확고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e스포츠 후원과 오프라인 파티 등을 통해 소비자가 하이엔드 프리미엄 음료로서의 가치를 소비하도록 유도한다.
한편 ‘클린 라벨(Clean Label)’ 트렌드가 번지며 시장의 무게 중심이 ‘천연 카페인’으로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인공 합성 물질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며 과라나, 마테, 녹차 등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카페인을 활용한 에너지음료가 새롭게 주목받는다. 소비자들은 각성 효과를 원하면서도 급격한 피로감이 몰려오는 카페인 크래시 현상이나 심장 두근거림 등 인공 카페인의 부작용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이에 체내 흡수 속도가 완만해 몸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은 천연 카페인 신제품을 업계가 잇따라 선봬 다가오는 봄철 춘곤증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대약품 ‘에너린’ 등은 아마존 열대 식물인 과라나 추출물로 천연 카페인을 채우고 천연당을 사용해 건강한 에너지 공급을 내세웠다. 나른한 봄철을 맞아 각성 효과는 유지하면서 몸에 가해지는 부담은 대폭 줄인 클린 에너지음료들의 매출 상승 곡선은 한층 가팔라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지속되는 한 에너지음료 시장의 세대교체는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단순한 피로 해소를 넘어 수면 질 개선, 멘탈 케어 등 기능을 더욱 세분화한 차세대 기능성 음료들이 속속 개발돼 새로운 격전지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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