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러시아] 러시아 소주 시장 동향

곡산 2025. 2. 17. 19:24

[러시아] 러시아 소주 시장 동향

[지구촌 리포트]

○ 러시아 이국적(Exotic) 주류 시장 현황

 현지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NielsenIQ)는 지난해 러시아 ‘이국적(Exotic) 주류’ 시장이 매출액 기준 53.8%, 판매량 기준 93.1%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동 사는 러시아 소비자들이 일명 외국 주류로 여기는 소주, 칼바도스(Calvados), 그라파(Grappa) 등을 ‘이국적(Exotic) 주류’라는 상위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해당 카테고리에 ‘1) 외국에서 수입된 주류’ 뿐만 아니라 ‘2) 현지 기업들이 러시아 영토 내에서 자체로 생산한 주류’까지 포함시켜 관련 수치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닐슨아이큐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국적(Exotic) 주류’ 카테고리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한 주종은 우리나라의 소주로 나타났다. 지난해 소주는 매출액 기준 184.1%, 판매량 기준 348.1%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현지 전문가들은 ‘1) 가계의 전반적인 구매력 수준이 높아’졌고, ‘2) 아시아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소주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으며,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3) 현지 제조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소주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 소주 판매량 급등 이유: 전반적인 구매력 확대

 바딤 드로비즈(Vadim Drobiz) 연방주류시장연구센터(CIFRA) 소장은 지난해 ‘이국적(Exotic)  주류’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전체적인 구매력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 당국은 월별 전체 평균임금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러시아 경제가 탄탄한 기초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같은 맥락에서 현지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가계의 구매력 수준이 높아진 덕분에 ‘이국적(Exotic) 주류’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 소주 판매량 급등 이유: 아시아 식품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증가

 현지 와인 유통업체 심플그룹(Simple Group)은 러시아 코메르산트(Kommersant)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소주 매출액이 지난해 전년 대비 15%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심플그룹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자사가 수입한 소주 물량이 총 76.8% 증가했다고 전하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아시아 식품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소주 수요 또한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소주 판매량 급등 이유: 현지 제조업체들의 소주 생산 확대

 안드레이 모스코프스키(Andrey Moskovsky) 알코프로(ALKOPRO) 대표는 최근 2년 동안 일부 현지 제조업체들이 성공적으로 소주 생산을 국산화했으며, 한국산 수입 소주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출시한 덕분에 지난해 소주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KLVZ 소유 주류 제조업체 크리스탈(Kristall)은 2023년 가을 러시아 최초로 자체 소주 브랜드 ‘스턴(Stun)’을 출시했으며, 알코올시베리안그룹(Alcohol Siberian Group)은 지난해 과일향 소주 브랜드 ‘십사(Sibsa)’와 ‘소주(Soju)’를 각각 선보였다. 같은해 펜자(Penza) 소재 주류 제조업체 OPVZ 또한 ‘잔투간(Jantugan)’ 브랜드를 출시하며 현지 소주 제조업체 대열에 합류했다. 


‘스턴(Stun)’, ‘십사(Sibsa)’, ‘소주(Soju)’, ‘잔투간(Jantugan)’의 경우 올해 2월 초 기준 주류 전문점이나 일반 소매업체에서 약 178~219루블로 판매되고 있는데 반해 한국산 수입 소주의 판매가는 이를 크게 상회하는 약 680~1,000루블로 책정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지 전문가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져가는 상황에서 국내 제조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소주를 다량 출시한 것이 지난해 러시아 소주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끈 결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 한국산 수입 소주에 대한 특별 관세
 한국산 수입 소주의 가격이 현지 소주 가격보다 특히 높은 이유 중 하나는 현재 러시아 당국이 비우호국 수입품에 부과하는 특별 관세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러시아 당국은 러-우 사태 이후 ‘러시아 연방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조치(대러시아 제재)를 취한 국가(비우호국)’로부터의 수입품에 일시적으로 인상된 관세율을 적용하는 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동 정책에 따라 소주는 현재 특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어 20%의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조치는 비우호국과 러시아 사이의 정치적 부침이 계속되는한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현지 소주 제조업체들의 마케팅 전략: 맥주 활용
  현지 주류 전문매체 와인존(WineZone)은 유명 한국 여성 연예인들이 소주 광고의 메인 모델로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로 인해 러시아에서 소주는 ‘깨끗하고 상큼하고 달콤한’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동 매체는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 소주에 맥주를 섞어 마시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는 만큼 많은 러시아인들이 소주를 맥주 등의 다른 주종과 함께 마시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지 소주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이와 같은 관심에 소구하기 위해 맥주를 활용한 마케팅을 이어오고 있다. 
 알코올시베리안그룹(Alcohol Siberian Group)은 맥주를 활용한 ‘십사(Sibsa)’ 소주 시음회를 종종 진행하고 있으며, 또 다른 현지 주류 제조업체 OPVZ는 ‘잔투간(Jantugan)’ 소주 공식 홈페이지를 별도로 개설해 맥주와 함께 자사 제품을 소비하도록 하는 광고를 게시했다.


○시사점
 지난해 러시아 소주 시장은 매출액과 판매량 측면 모두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1) 가계의 전반적인 구매력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과 ‘2) 아시아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이 그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관련 전문가들은 ‘3) 현지 제조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소주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결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앞선 두 배경으로 인해 소주 전반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점은 우리 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크나, 현지 제조업체들의 소주 생산 확대와 현재 한국산 수입 소주에 부과되는 특별 관세로 인해 소주 수출에 다소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문의 : 모스크바지사 이목원(309872@a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