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01.20 07:57
CJ, 헝가리·미국서 아시안 푸드 신공장 착공
롯데웰푸드, 인도 건과·빙과 통합에 생산 증설
농심, 유럽 등 겨냥 녹산에 라면 수출 전용 공장
삼양식품, 불닭 수출 가속화하고 품목 다각화
식품업계가 고환율 여파에도 해외 사업은 당초 계획대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환율 이슈로 식품업계는 올해 추진하려던 사업 계획의 일부 수정이 불가피한 실정이지만 해외 사업만큼은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결국 정답은 ‘해외’인 셈이다.
업계에서 해외에 집중하는 이유는 내수 부진 여파가 크기 때문이다.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는 것에 나아가 지갑을 닫는 소비자까지 늘면서 국내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실제 국내 식품업계 매출 1위의 CJ제일제당은 작년 국내 시장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으나 미국, 유럽, 오세아니아 등 해외에서는 호성적을 거뒀다.
국내 라면 매출 1위 농심도 작년 내수사업은 적자를 기록했으나 해외에서는 미국, 아시아, 유럽 등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식품업계 최초 7억불 수출의 탑을 달성한 삼양식품 역시 국내 사업은 1% 성장에 그쳤으나 해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기도.
작년 농식품 수출액도 최고액을 경신해 99억8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9% 증가한 것이다.
라면, 쌀가공식품, 스낵, 음료, 소스, 커피, 김치 등 가공식품 전 품목에서 수출이 증가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특히 라면은 전년 대비 31.1% 증가한 12억4850만 달러를 기록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에 업계는 내수 시장의 한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해도 해외 사업을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내세우고 더욱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환율 상승 등으로 오히려 외화로 벌어들이는 수익 비중이 커지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작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식품 생산역량을 확대하며 ‘K-푸드 글로벌 영토 확장’을 가속화한다. 유럽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하는 것인데, 신성장 전략 지역인 유럽의 사업을 대형화하고 핵심 국가인 미국에서는 시장 지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약 1000억 원을 투자한 헝가리 신공장은 최첨단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추고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이 공장을 통해 연간 30% 이상 성장 중인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향후 헝가리를 거점으로 인근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동부 유럽 및 발칸반도 지역으로 진출해 유럽 사업 대형화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에서는 슈완스가 사우스다코타 주 ‘수폴스(Sioux Falls)’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 원 규모다. 완공 시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는 자회사인 ‘롯데 인디아(LOTTE India)’와 ‘하브모어(Havmor Ice Cream)’를 합병해 올 초 현지에 통합 법인을 출범한다. 인도 건과·빙과 두 자회사를 통합해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 시장에서 롯데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이번 합병은 경영 효율화를 제고하고, 두 회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단순한 외형적 성장 외에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물류 및 생산 거점 통합 등으로 현지 롯데 브랜드력을 공고히 하는 데 각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는 해외 공장 증설로 생산 역량을 한층 강화하며, 인도 현지에서 롯데 브랜드력 제고와 매출 확대를 목표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시에 약 700억 원을 투자한 하브모어의 새로운 빙과 생산시설이 작년 말부터 가동에 나서 현재 인도 서부로 한정된 지역 커버리지가 중남부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롯데 인디아의 하리아나 공장에 약 330억 원을 투자한 롯데 빼빼로 첫 해외 생산 기지 구축도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농심은 유럽 및 아시아 지역 공급확대를 위한 국내 수출전용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며, 미국엔 작년 말 2공장에 용기면 고속 생산라인을 추가했다.
미국 제2공장은 농심 미주지역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제2공장 가동 첫 해인 2022년 미주지역(미국+캐나다) 매출은 4억9000만 달러로 1년 만에 약 24% 증가했고, 2023년에는 5억3800만 달러로 전년 보다 약 10% 증가했다. 공장 가동 2년 만에 매출이 36% 이상 증가한 것.
신규 용기면 고속라인 가동으로 농심 미국법인의 연간 생산가능량은 8억5000만식에서 10억1000만식으로 약 20% 증가하게 된다. 신규라인은 기존 원형 용기면인 큰사발면, 사발면과 함께 미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형태인 사각용기면도 생산이 가능하다.
또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5억 개의 라면을 만들 수 있는 수출 전용 공장을 짓는다. 기존 부산공장 생산량을 더하면 2026년 하반기부터 연간 10억 개에 달하는 수출용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삼양식품은 품목 다각화와 함께 수출전진기지인 밀양공장과 해외법인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수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네덜란드에 유럽판매법인을 설립해 아시아, 미주, 유럽 등 수출 대륙별 판매 거점을 확보했고, 올 상반기 밀양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어 향후 수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2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국내 연간 면류 생산능력은 기존 18억 개에서 24억 개까지 늘어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출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소비 위축도 심해 내수에서는 앞으로 수익을 기대하기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결국 글로벌시장이 답인데, 단순 수출보다는 현지화 전략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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