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고물가 시대 식품소비, 경제적 부담·편의성 중시 트렌드 뚜렷

곡산 2024. 12. 23. 07:29
고물가 시대 식품소비, 경제적 부담·편의성 중시 트렌드 뚜렷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4.12.17 13:58

빵·면 선호 식생활 변화로 쌀·김치 소포장화 가속
샐러드 등 신선편의식품 '주1회 이상' 소비 20% 육박
주요 식품구입 장소로 '온라인쇼핑'과 '동네슈퍼' 부상
농경연 김상효 연구위원 '2024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 발표
김상효 농경연 연구위원

2024년 가구 내 식품소비행태는 경제적 부담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난 한 해였다. 

온라인 쇼핑 확대, 간편식의 경제적 요인, 쌀 및 김치 소비의 소형화, 그리고 고물가 시대의 소비자 대응이 올해 주요 변화로 주목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3일 aT센터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24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발표대회’에서 김상효 농경연 연구위원은 ‘가구내 식품소비행태’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24년 가구 내 식품소비행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식품 구입 장소 밥&쌀&김치 간편식 온라인 쇼핑 고물가 등 5가지 핵심 주제로 분석한 각 부문별 소비행태 변화를 살펴본다.

 

1. 식품 구입 장소: 동네 슈퍼의 약진과 온라인 확대

식품 구입 장소에 대한 조사는 식품 소비 행태 변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대형마트나 SSM(대기업 슈퍼마켓)의 비중 감소와 동네 슈퍼 및 식자재 마트 비중 증가이다.

2024년 조사에서는 동네 슈퍼마켓이 3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대형마트는 이전보다 줄었다. 이는 접근성과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변화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의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온라인을 주요 구입 장소로 꼽는 가구가 10%까지 확대됐으며, 이는 10년 전 0.4%와 비교해 매우 큰 변화이다. 특히 젊은 세대와 맞벌이 가구, 소득 수준이 높은 가구에서 온라인 식품 구입이 두드러지며,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벽배송의 경우 신선도보다 아침 일찍 받는 편의성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며 소비자 선호가 변화했다.

 

2. 밥&쌀&김치: 소형화·간편화의 심화

△밥과 쌀= 밥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아침 식사를 거르는 횟수가 늘었다. 2024년 기준 주 1.8회 아침을 거른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시간이 없거나 선호하지 않는 식생활 변화 때문이다.

밥을 먹지 않는 이유로는 빵과 면을 선호하는 식생활 변화와 더불어 밥 차리기의 번거로움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로인해 즉석밥 소비가 늘고, 평균 쌀 구입량도 14kg로 소형화됐다.

쌀의 평균 구입량은 기존 18kg(2015년)에서 올해 14kg로 줄었고, 현미도 평균 구입량이 2kg 초반으로 적어졌다.

쌀 소비량도 꾸준히 줄고 있으며, 1인당 쌀 소비량은 1970년 136kg에서 2023년 56.4kg까지 급감했다. 쌀 구입 시 가격보다는 맛과 품질, 품종이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소포장화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쌀을 덜 구매하고, 즉석밥과 같은 대체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김치= 김치의 경우 담그는 대신 사 먹거나 얻어먹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41.7%의 가구가 여전히 직접 담그고 있으며, 40%는 가족이나 친척을 통해 얻어먹고, 나머지 20%가 구매하고 있다. 김치를 사 먹는 이유로는 번거로움, 경제성, 맛이 더 좋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김치의 평균 구입 단위도 점차 감소해 3~5kg 수준으로 소형화되고 있다. 특히 김치 수출은 증가세를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요한 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3. 간편식: 경제적 이유가 시장 확대의 주요인

간편식 소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신선편의식품(컵 과일, 샐러드 등)은 주 1회 이상 소비한다는 비중이 20%에 육박하고 있다.

간편식 시장은 약 7조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즉석 조리식품(3조 원)과 즉석 섭취식품(2.6조 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간편식을 선택하는 이유로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조리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응답이 증가한 반면, 맛과 편리성의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간편식을 소비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가장 많이 꼽히고 있어,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4. 온라인 쇼핑: 고도화와 신선식품 확대

온라인 식품 구매는 10년 사이 큰 변화를 맞이했다. 쿠팡 등 종합 쇼핑몰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으며, 온라인 거래액은 34조 원으로 증가하며 가공식품 전체 시장의 20%를 돌파했다.

특히 올해는 과일의 30%가 온라인에서 거래될 정도로 신선식품, 과일, 계란, 육류 등의 온라인 구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신선도와 배송의 정확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편리성, 가격 경쟁력, 배송 속도를 이유로 온라인 쇼핑몰을 선택하며, 쿠팡과 같은 종합몰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의 경우 신선도보다 아침 일찍 받는 것 자체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5. 고물가: 소비 행태의 변화와 대응

2024년은 고물가가 주요 이슈였으며, 농산물과 식품 가격의 상승이 소비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농산물 생산 비용 증가, 유통 비용, 국제 식량 가격 상승 등을 꼽고, 고물가 시대에 맞춰 식품 구입량과 소비 빈도를 줄이거나 대체소비를 택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특히 저소득층의 식비 부담이 커져 취약계층의 식생활이 더 취약해졌다.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농식품 물가는 19.55% 올랐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전체 CPI(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게 느껴졌다.

농산물과 축산물은 특성상 변동성이 크며, 고물가 시대에는 농업 생산자의 어려움도 함께 커진다. 정부와 사회가 안정적인 식량 공급과 식량 안보에 대한 균형 있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