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12.19 07:55
서울우유, 몽골 시장 편의점 등 판매 통해 선점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26개국 진출…할랄 인증도
연세유업, 멸균가공유 수출 호주 등 8개국 확대
국내 유업계가 우유 소비 감소와 수입산 우유의 공세라는 이중고를 뚫고 나가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올해 프리미엄 우유와 비(非)우유 제품 출시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며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유업계는 앞으로 다가올 미국과 유럽의 유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가 또 다른 위기가 될 것으로 전망, 글로벌 진출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서울우유는 몽골에 요거트, 듀오안, 짜요짜요 등 유제품을 다수 출시하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신규 수요를 창출, 현지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인근에 자리한 한국 식료품 전문 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전화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몽골 유제품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서울우유의 행보로 풀이된다. 몽골은 향후 유제품 시장 성장 가능성이 커 한국의 주요 유제품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1억6150만달러(약 2280억원) 규모인 몽골 유제품 시장이 오는 2029년까지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 9.1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aT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의 한국의 대(對)몽골 유제품 수출 규모는 62만6000달러(약 8억8500만원)로 최다수출국 순위 5위에 올랐다. K푸드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CU와 GS25 등 국내 편의점이 현지 사업을 확대하면서 국산 유제품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서울우유는 지난 2004년 몽골 한국 상품 수입전문기업 탑버스상사와 체결한 독점 공급 계약을 토대로 흰우유 멸균제품을 론칭하고 현지에 진출한 바 있다. 이후 토핑 요구르트 비요뜨, 서울우유 요구르트, 전지분유, 서울우유 연유 등을 선보이며 유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기도.
해외에서 ‘바나나맛 우유’ ‘메로나’로 인기몰이를 성공한 빙그레는 작년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1년간 수출 실적 1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한국 무역협회로부터 1억불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다. 두 제품의 매출 견인에 힘입어 빙그레는 1967년 창사 이래 최초로 작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실제 빙그레 전체 매출에서 내수보다 수출 부문이 더 큰 폭으로 늘었다.
바나나맛 우유는 2004년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 베트남, 필리핀을 포함한 26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중국 편의점과 코스트코에 입점시켰고, 대만에서도 시장 규모를 확대하면서 주요 수출국인 미국, 중국, 베트남을 중심으로 인근 국가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바나나맛 우유는 딸기맛, 초코맛이 대부분인 해외 가공유 시장에서 메론, 바닐라, 타로, 커피 등은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수출용 테트라팩 우유는 모두 할랄 인증을 받아 수출 시장의 범위를 넓혔다.
빙그레 전창원 대표이사는 "수출 브랜드와 수출 국가 확대 등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빙그레는 향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남미, 오세아니아로 진출지를 넓히고 현지 유통망 확보 및 입점에 주력할 계획이다.
연세유업은 올해 멸균 가공유 수출 국가를 8개국으로 확대했다. 올해 5월 중국으로 가공유 수출을 본격화한 후 8월에는 대만, 11월에는 베트남, 몽골, 카자흐스탄, 싱가폴, 호주, 홍콩으로 수출 지역을 넓혔다. 수입 멸균우유 증가로 내수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원유를 수출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중국에서 판매된 연세유업 멸균 가공유의 누적 판매량은 약 300만팩이다. 중국 시장에서 해외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연세유업은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주요 국가로 수출을 확대했다. 본격적으로 시장 확장에 나선 지난 11월 한 달간 전체 수출 국가에서 판매된 멸균 가공유의 누적 판매량은 약 100만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제품은 세균 수 기준 등 품질면서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국산 원유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면서 “과거에는 물류비와 관세 등의 부담이 높아 유제품 수출을 보수적으로 생각했지만 요즘은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지고 수출량이 절대적으로 늘어나면서 비용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K-푸드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우유의 뛰어난 품질을 경험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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