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K-푸드 해외 진출 전략] 각국 主流 시장 진입엔 규제 충족하는 현지화 필수

곡산 2024. 11. 4. 19:47
[K-푸드 해외 진출 전략] 각국 主流 시장 진입엔 규제 충족하는 현지화 필수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11.04 07:58

식물성 단백질 부상에 ‘약으로서의 식품’ 역할 주목
미국 주별로 성향 달라…초기 진출 뉴욕 뉴저지·텍사스 적당
한국 식품 시장 10억 불 추정…코스트코·트레이더조 적극 도입
유럽 베이커리·육가공·소스 신제품 많고 지속 가능성 중시
아세안 시장 연간 7.8% 성장…편의식·간식·스낵·펫푸드 유망
(좌장)하상도 중앙대 교수

식품업계가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진출 국가를 타깃으로 한 시장전략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해외 진출의 성공 사례들이 늘면서 자신감을 얻은 국내 식품 기업들은 타국의 주류(Mainstream) 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모두 입모아 진출 국가와 소비(자) 시장의 특징, 그들의 식품 규제에 맞는 ‘현지화’를 주요 키워드로 꼽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달 30일 ‘2025 K-푸드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 국내외 전문가들을 청해 주요 국가 시장의 현황 및 특징과 규제 이슈를 파악하는 한편 현지 유통시장에서 요구하는 품목과 진출 방법, 선결 과제 등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025 K-푸드 해외시장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진출 국가의 주류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식품음료신문)
 

민텔 한국지사 황태영 데이터 연구팀장은 ‘2025 글로벌 식품 트렌드 및 유럽 시장 확대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황태영 민텔 한국지사 데이터 연구팀장

 

황 팀장은 “유럽 식품 시장에선 베이커리, 육가공, 소스, 베이커리 제품 순으로 신제품 출시가 진행되고 있고, 글로벌 전체 시장과 비교했을 때 편의식이나 알코올 음료, 초콜릿 같은 카테고리에서 신제품 출시가 다른 대륙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장기간 글로벌 메가 트렌드인 ‘건강’이 단순한 겅강이 아닌 지속가능성, 환경과 연계된 좀 더 총체적인 콘셉트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신제품 출시에서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의 지속가능성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악화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 또한 덜 수 있는 선택사항으로 유럽 시장에서 ‘식물성 단백질’ 제품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 황 박사의 판단이다.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보다 가성비가 높아 어려운 경제상황에 적합하고 조리 간편성까지 부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

황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유럽의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 윤리, 환경적 이유로 육류 섭취를 줄이고 있으며, 24~30%의 유럽 소비자가 육류 섭취 감소는 체중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럽 소비자가 건강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제조업체들은 포만감을 강조하거나 섬유질과 단백질 함량을 높여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더불어 유럽 소비자들이 건강을 위한 ‘식이 다양성(Biodiversity)’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 요소를 지킬 수 있는 장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황 팀장은 강조했다.

하지만 식물성 대체육 제품의 경우 너무 많은 가공과정과 첨가물이 들어간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라는 우려로 일부 시장에서 소비자 관심이 감소하고 판매가 정체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가공과정과 들어간 재료에 대해 명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황 팀장은 식품기업이 소비자와 식품 정보를 간편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사례로 유럽국가들이 제도화하고 있는 ‘뉴트리 스코어(Nutri-Score)’를 예시로 들었다. 소비자가 확인하기 편리하고 간단한 라벨을 통해 제품의 가치를 심플하고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 황 팀장의 설명. 또 NOVA 및 Siga와 같은 UPF 식품 평가점수 시스템과 라벨링 제도가 도입되면서 이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기회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식품과 건강관리의 교차점으로서 ‘약으로써의 식품(food-as-medicine)’의 역할도 늘어나고 있다. 식이관련 건강 문제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치료 계획의 공식적인 부분으로 식이요법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식품이 개인화가 가능한, 의료의 공식적인 솔루션의 일부분이 될 수 있다고.

황 팀장은 “건강이라는 식품업계의 오래된 메가 트렌드가 ‘환경’ ‘지속가능성’이라는 총체적인 컨셉트로 확대된 만큼 신체적인 건강만이 아니라 환경과 신체의 영향 관계, 식이와 신진대사, 영양과 밸런스 등을 강조한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 다양한 식사 환경에 대한 소비자 니즈와 열망에 대응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품력에 가격 경쟁력 갖추고 타깃 정해 파트너와 협력을
전통 유통 구조 SNS로 변화…‘불닭’ 3년 만에 점유율 높여
수출 시 체트 리스트 검토를…자율 운영하다 걸리면 된서리

이종찬 J&B 푸드 컨설팅 대표

 

J&B 푸드 컨설팅의 이종찬 대표는 ‘2025 미국 식품 시장 트렌드 및 규제 동향’에 대해 발표하면서 “미국 시장은 각기다른 50개의 주로 구성된 나라이기 때문에 주별로 성향도 다르고, 인구 분포, 소득도 달라 진출할 때 어디를 먼저 진출할 것인가 고려해야 한다. 주로 뉴욕 뉴저지, 텍사스 등이 진출 시작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은 큰 틀에서 봤을 때 트렌드가 한국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국가가 아니다. 최근에는 Z세대의 등장과 온라인 쇼핑의 증가로 그 판도가 변화하고 있고 환경 의식, 신념적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로 이는 국내 비즈니스에도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건강식품 시장과 프랜차이즈·요식업의 진출이 주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강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구분이 규제로 명확하게 분리된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건강기능성을 표방한 식품 전체를 ‘건강식품’으로 부르는데, 이는 536억 달러의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고 한국의 홍삼제품이나 젤리 콜라겐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인해 더욱 관심을 받게 된 한국의 요식업에도 기회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실제로 그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110개점, 파리바게뜨는 160개점,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250개점이 미국에 진출해 있고, 죠스떡볶이, 펠리카나, 조폭떡볶이 등 외식업체들이 진출해 있어 한식에 대한 소비 니즈가 증가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이러한 희망적인 전망에 이 대표는 미국 식품법 규제에 대한 철저한 숙지와 이행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법은 평소엔 큰 테두리 안에서 자율적으로 이행하도록 돼 있지만 적발시 과중 책임으로 무거운 부담을 질 수 있다”면서 “FDA와 USDA의 통관 거부 사례에 따라 검증, 보안 자료 등을 준비하고 처용 안되는 성분들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통관 거부 사례는 △성분 부적합(색소, 육류성분) △라벨링 △저산성 및 산성 SID △리스테리아, 살모넬라 검출 △잔류농약 △FDA Import Alert △Fish & Wild Permit, USDA Permit 등이 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미국 수출 체크리스트를 제시했는데, 그에 따르면 △공장등록(FFR)이 돼 있는지 △제품 성분 검토는 했는지 △영양분석 및 영양정보(Nutrition Facts) 라벨은 작성했는지 △저산성 상온 식품의 경우 SID 또는 FCE 신고를 했는지 △수산물의 경우 HACCP 인증 및 관련 서면이 있는지 △건강식품의 경우 미국 건강식품 Dietary Supplement cGMP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 △일반식품의 경우 제조자는 식품안전화 현대화법(FSMA) 중 인간용식품규정(PDCHF)를 준수하는지 △신선농산물의 경우 농산물 규정(Produce Safety Rule)을 준수하고 있는지 △소량의 육류, 계란, 우유 성분(2% 미만)이 포함될 경우 USDA 관련 허가가 있는지 △미국의 수입자는 DUNS#(기업고유식별번호)를 가지고 있는지, FSVP(해외공급자 검증제도)를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 외에 캘리포니아 주의 Prop 65조항에 따라 암유발 물질에 대한 경고문구 표시제도, USDA의 NOP 유기농 인증, 육류에 대한 허가(소·돼지고기 금지, 가금류는 USDA 허가된 공장만 가능) 등의 내용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식품법은 세세하게 잘 규정돼 있는 반면 미국법은 큰 테두리 안에서 자율적으로 이행하며 매번 등록하는 시스템이 아니다”라며 “FDA가 임의로 뽑아서 점검하는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규정을 모르더라도 운 좋게 통과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미국 진출 몇 년만에 틀렸던 부분이 드러나 문제 상황이 생기면 통관이 거부되고 강한 제재나 처벌이 있어 처음부터 꼼꼼히 살피고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건기식 포함해 ‘건강식품’ 취급…한국산 홍삼·콜라겐 제품 관심
제과·치킨 등 외식 업계에도 기회…한식 소비 니즈 증가 추세

이어 왕글로벌넷의 김상훈 이사는 ‘2025 미국 식품유통 시장 진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상훈 왕글로벌넷 이사

김 이사는 “사실 한국 식품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이 언급되지만 미국 일반대중들까지 닿기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리며 더 많은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과 비교했을 때 미국 시장은 굉장히 세분화돼 있고 굉장히 다양하며 굉장히 다르다. 패스트푸드부터 유기농, 건강식까지 폭넓은 식품 트렌드가 공존하며 최근에는 지속가능성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식물성 대체 식품과 유기농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세분화된 시장, 다양화된 시장을 반드시 마음에 새겨두고 미국 시장에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B2C 식품시장은 작년 기준 약 9960억 달러 규모로 이중 한식이 포함된 에스닉 푸드는 685억 달러 규모로 7.2%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식품 시장 규모는 약 10억 달러(1조4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국 식품 유통 시장은 대형할인점, 클럽 창고형 매장, 슈퍼마켓 체인, 편의점 등 여러 형태의 채널이 공존하고 있다.

한국 식품의 인기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류의 영향과 더불어 독특한 맛, 건강한 재료,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요리들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김 이사는 말했다. 특히 한인 커뮤니티, 아시아계 미국인 등 한식의 맛을 그리워하는 한국 국적자 뿐만 아니라 이들을 가교로 해 최근 한류팬,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자 등으로 비(非)한국인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다고.

김 이사는 한국 식품을 미국 시장에 수출하거나 마케팅을 전개하고자 할 때 명확하게 가장 수용도가 좋을 타깃 소비자에 대한 가설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미국 주류 식품시장에 없던 식품이기에 바이어들에게 제품의 속성이나 콘셉트를 이해시키기 좋기 때문.

그는 타깃 소비층을 중심으로 한국 식품을 3가지로 구분했다. △한국의 전통적인 조리법과 맛을 유지해 한인을 대상으로 한 ‘헤리티지(Heritage) K-푸드’(김치, 된장, 고추장 등) △한국 전통의 맛과 조리법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인 뿐만 아니라 아시아계나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접근성이 있는 ‘진정한(Authentic) K-푸드’(김치, 두부, 냉동만두, 라면, 한식소스 등) △한국 전통음식을 미국 주류 시장에 맞게 변형하거나 영감을 받아 개발한 제품인 ‘메인스트림(Mainstream) K-푸드’(한국식 핫도그, 떡볶이, 냉동비빔밥, 한국식 스낵 등)다.

김 이사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가장 큰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조는 미국 시장에서 잘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에스닉 푸드 신제품 도입에 적극적이라는 점에 공통점을 지닌다. 고객층에 아시안 비중이 전체의 17%로 꽤 높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공급자→디스트리뷰터·홀세일러(브로커)→소매업체의 미국 전통의 식품 유통구조가 소셜미디어에서의 성공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례로 농심이 미국 시장에서 30년간 천천히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과 반대로 삼양식품은 이를 불닭볶음면에 대한 SNS트렌드로 3년만에 이뤄낼 수 있었다고 김 이사는 언급했다. 이에 대해 그는 좋은 제품을 디자인해 타깃 소비자를 명확하게 세분화한 것도 성공요인 중 하나겠지만, 그보다도 소셜미디어에서 소비자가 직접 당겨서(Pull) 시장 성공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식품시장에서도 소비자 측면에서 풀링(Pulling)된 제품들이 점점 많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채널별로 어디에 먼저 입점하고 어떻게 확산할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김 이사는 제언했다.

김 이사는 “한국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방법은 4개의 Right로 정리할 수 있다. 제품력(Right Product)이 가장 중요하고 적절한 가격(Right Price)과 타깃 소비자 결정(Right Customer), 마지막으로 미국 유통 환경을 잘 이해하고 경험이 풍부한 현지 파트너(Right Partner)와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 건강 인식…체중 관리 돕게 단백질 등 늘리고 포만감을
인니 소스 등 K-푸드 관심 높아…베트남 유제품–말련은 과자류

안지정 트레이드파트너스 대표

 

마지막으로 트레이드파트너스의 안지정 대표는 ‘2025 아세안 식품유통 시장 진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안 대표는 “아세안 식품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7.8%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요와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다”라며 “아세안 시장에서 고성장 품목은 펫푸드, 육류, 간식과 스낵 등이다. 안정적으로는 유제품, 과일 및 견과류, 편의식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건강과 웰빙 트렌드에 맞춰 신선 편의식품도 인기가 있는 편이며 프리미엄 제품과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제품이 급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아세안 지역은 6억6000만명의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중산층 확대와 더불어 고급 소비재와 웰빙 식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연 평균 6~7%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도시화와 소득 증가가 맞물려 고성장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은 한국 식품의 주요 수출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라면, 김, 스낵류 등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식품은 아세안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하며 품질과 안전성에 대해 높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안 대표의 평가. 게다가 한류의 확산으로 관련 마케팅이 특히 젊은 소비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한국 식품은 아세안 시장 내에서 연평균 8%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 식품의 주요 수출 시장이지만 성장세 둔화가 관찰되면서 태국, 필리핀 등이 주요 수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간편식 및 음료와 같은 현지 수요에 맞춘 제품들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안 대표는 언급했다. 또 캄보디아, 라오스는 타 아세안 국가에 비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장이지만 신흥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인도네시아’다. 내수소비가 경제 성장의 핵심동력으로 작용하며 아세안의 약 53%의 GDP를 차지하는 국가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향후 10년간 세계 경제에서 가장 주목할 시장으로 전망하기도.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은 국내 내수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둔화된 영유아 식품에 대한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 또 이 지역은 K-소스에 대한 관심이 특징적이라고 안 대표는 평가했다. 현지 기업에서 한국의 맛을 내는 소스를 출시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던 사례가 있었고, SNS를 통해 치킨, 불고기 등의 레시피도 인기를 끌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의 6번째 스낵 주요 수입국으로 스낵제품 카테고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안 대표는 말했다.

베트남 시장도 신생아 출생률이 높은 국가로 영유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이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소매점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한국 유제품 기업들에게 기회요인이 있다고 그는 봤다. 또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유통매장이 늘어나면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 냉동 간편식품, 식재료, 간식 제품 등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태국 시장에서는 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노인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건강식품과 음료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젊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하는 체중 조절, 영양 관리 등을 목적으로 하는 건강 간식의 출시도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간편하게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식품 자판기 ‘미니 마트(Mini mart)’의 인기에 따라 과일, 샐러드, 건강식 등 다양한 구성을 만들 수 있어 이 또한 K-푸드 진출의 기회요인으로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선 과자류와 스낵제품의 높은 성장을 전망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당뇨병 환자가 늘자 설탕 함유량에 따른 식품 등급제 라벨링 제도 시행을 예고한 바 있는데 이에 따라 지방, 소금, 설탕을 낮추고 섬유질, 비타민을 늘린 스낵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안 대표는 봤다. 또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전자상거래로 다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인 만큼 이들의 명절, 홀리데이 관련 온라인 프로모션의 기회가 많으며, 식물성 대체 식품과 식품 생산 자동화, 최적화 등 푸드테크에도 관심이 높은 국가다.

싱가포르도 대체 식품을 비롯한 푸드테크에 관심이 높은 국가다. 식량자급률이 10%에 불과한 만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인 싱가포르는 올해 식용곤충의 수입, 판매, 소비가 허용됐고, 지난 2020년엔 세계 최초 배양육 생산과 판매승인이 이뤄지기도 했다. 또 온라인 비즈니스 업체들의 주요 허브로 꼽히는 국가인 만큼 온라인 쇼핑을 통한 식품 구매가 일상화돼 있고, 한국 시장과 마찬가지로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제로(Zero) 제품에 대한 트렌드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안 대표는 아세안 국가에 많은 진출과 성장의 기회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규제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들은 식품 안전과 품질 관리를 위한 신규 규제 도입과 인증 절차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이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아세안 시장은 국가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각국의 특성에 맞는 전략적 접근이 중요하다”며 “성장하는 시장에 따라 변화하는 규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한 기업은 시장 신뢰를 얻고 진입장벽을 극복함으로써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