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4.10.30 07:52
업계 가공밥·김밥·쌀과자·냉동떡·쌀국수 등 개발
쌀가공식품협회 ‘글루텐프리 인증’ 사업 팔 걷어
미국 표준인증원과 제휴 전문성 강화·신속 처리·경비 절감
5년 내 수출 4억 불 겨냥 인증 표준 제정·사무국 신설
인증 지원 사업, 취득 비용 50% 보조에 제품 판로 확대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의 가장 큰 변화는 ‘건강’ 트렌드의 확산이다.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능동적으로 지속 가능한 건강 관리를 추구하는 ‘헬스디깅’ 등의 트렌드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안전한 식품, 건강한 식품을 갈구한다. 저당, 저염 등 첨가물을 빼거나 줄이는 ‘제로’ 열풍이 갈수록 거세게 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최근 주목받는 것은 ‘글루텐프리’다. 글루텐은 음식물 알레르기 카테고리에 포함돼 안전하면서도 건강한 먹을거리 이슈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키워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만성 소화 장애증 등 식습관 관련 질병을 앓는 환자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글루텐프리식품을 찾는 소비 니즈가 확산되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으며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세계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은 2022년 현재 약 78억5890만 달러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7.7%에 달한다. 오는 2026년에는 연평균 8.1% 성장한 116억232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전 세계 식품시장 성장률(4%)보다 2배 이상 높다.
시장 규모 기준으로는 북미와 서유럽이 각각 50.7%, 35.6%로 전 세계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5.4%로 시장이 가장 크며, 이어 영국 9.6%, 이탈리아 5.3%, 캐나다 5.2% 순이다. 품목별로는 빵류가 34.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시리얼류(32.5%)와 과자류(11.3%)가 뒤를 잇고 있다.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의 성장 배경은 ‘건강’이다. 글루텐은 곡물 속 식물성 단백질의 혼합물로, 개인에 따라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민감증, 알레르기 등의 반응을 유발하기도 하며, 소화 질환인 ‘셀리악병’을 앓는 사람은 반드시 피해야 하는 성분으로 인식돼 있다.
글루텐프리에 대한 니즈의 확산은 쌀가공식품으로 향하고 있다. 밀 대신 사용하는 쌀은 글루텐이 없어 미국, 유럽 등에서는 예전부터 밀의 효과적인 대안 식품으로 꼽고 있다.
쌀가공식품 업계의 노력도 한 몫하고 있다. 밀가루로 만드는 쿠키나 소면, 빵의 맛과 식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백질과 글루텐, 식이섬유, 당 함량 등에 신경 써 △간편 가공밥·죽 △도시락·김밥 △냉동떡 △쌀 증류주 △쌀 음료 △쌀국수 △혼합면 △쌀빵 △쌀과자 등 다양한 품목을 개발하며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의 이러한 노력은 쌀가공식품을 세계 글루텐프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가며 K-푸드 수출 효자품목 반열에 올렸다. 작년 쌀가공식품은 냉동김밥, 떡볶이 등이 인기를 끌며 수출액 2억 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기록을 세웠고,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1억3600만 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하며 ‘K-라이스푸드’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8년까지 쌀 가공식품 수출액을 4억 달러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수출 4억 달러 시대의 포문을 열기 위한 마지막 퍼즐은 ‘글루텐프리인증’이다.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은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글루텐프리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쌀가공식품협회(회장 박병찬)에서 개발한 제품인증이다.
협회는 지난 2021년 한국글루텐프리 인증사업단(Korea GlutenFree Organization)을 신설하고, 글루텐프리식품 시험법 및 관리기준에 따라 원료 입고 단계부터 제조공정, 출하까지 전 과정에서 알레르기성 물질인 글루텐 오염 가능성 및 관리상태를 철저하게 심사해 글루텐프리 제품의 신뢰성을 보장하고 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최영민 한국글루텐프리인증사업단장은 “전 세계적으로 글루텐프리 시장은 고속 성장세에 있지만 국내는 글루텐프리 식품에 대한 시험법 등 세부 관리 기준이 미흡해 전세계 글루텐프리 인증시장 대응에 애로를 겪어 왔다”며 “특히 높은 비용과 절차가 복잡한 해외인증을 획득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며 국내에서도 국제 기준에 부합하며 공신력을 갖춘 글루텐프리인증에 대한 니즈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이에 쌀가공식품협회는 쌀가공식품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 기업을 육성하는 ‘글루텐프리 인증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증취득 비용의 50%(업체당 최대 400만 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 : Korea Gluten Free Certification) 로고는 공식적으로 등록이 된 자발적 라벨(Official vouluntary label)로, 글루텐 무함유 또는 글루텐을 분해하거나 제거해 20mg/kg 이하만 함유되게 한 상태의 제품에만 표시 가능하다.
심사 절차는 인증상담 및 신청 접수 → 심사계획 수립 → 서류 검토 → 공장 심사 → 제품시험의뢰 →심사보고서 작성 및 부적합 시정조치 →인증서 발행 등 평균 1~2개월이 소요된다.
단순 심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국내외 전시 참가로 인지도 제고는 물론 인증제품 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있으며, 세미나·설명회 등을 통한 대국민 인식 개선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 인증기관 요구조건 충족 및 KOLAS 등록을 통한 국제표준 규격화 추진은 물론 글루텐프리식품 관련 주요 국제단체와 교류 및 파트너십을 구축, 국제적 브랜드 신뢰도 제고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은 2022년 10월부터 심사업무를 개시해 2024년 10월 23일 기준 11개사 62개 제품 인증을 발급 완료했으며, 올해 중 80개 제품 인증 발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영민 협회 글루텐프리인증사업단장은 “지속적인 국제표준 연구개발 및 국내외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국제적인 인증표준이 되기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 한국글루텐프리인증이 해외 기준과 동등성을 갖춰 수출국 제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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